‘동상이몽2’ 우효광, 기부도 사랑도 남다르네요

[엔터미디어=정덕현] 왜 그를 우블리라 부르는지 알겠다. 그저 아내인 추자현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여서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남다른 정이 주는 따뜻함과 책임감 같은 것이 그 우스꽝스럽고 귀여운 애정의 밑바탕에 깔려 있어서다. SBS <동상이몽2>이 보여준 사천성에서의 마지막 촬영의 이야기는 우효광이 왜 우블리라 불리는가 하는 진짜 이유를 확인시켜줬다.

80여 일 간 촬영 동안 함께 지내며 그가 이족 사람들과 나눈 우정은 특별한 것이었다. 드라마 내용 자체가 이족 청년의 이야기지만, 그는 그 곳에서 지내며 어느새 이방인이 아닌 그들과 가족 같은 관계가 되어 있었다. 매일 같이 촬영장을 찾아와 자신을 훔쳐보곤 했던 아이들 그리고 주민들. 그 초롱초롱한 눈들과 교감하며 그는 깊이 감동했다.

낡은 책상과 의자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새 걸로 바꿔주었고 책이 부족한 그 곳에 작은 도서관을 꾸며주었다. 아이들에게 책을 나눠주는 마지막 이별의 자리에서는 모두가 눈물을 흘렸다.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이와 함께 운 우효광에게서는 그들에 대한 진짜 애정이 느껴졌다. 그는 우는 아이들에게 1년 후에 꼭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차가 멀리 사라져갈 때까지 마을 어귀에 서서 배웅하는 이족 마을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건 아무런 꾸밈이 없는 순수함 같은 것이었다. 도시 생활에서는 좀체 마주하기 힘든 그 순수한 눈빛들. 가난해도 진심이 묻어난 환대는 우효광은 물론이고 그걸 보는 시청자들 또한 뭉클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추자현이 사천까지 와서 우효광을 챙겨줬을 때, 그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아내를 보채며 용돈 올려달라고 했고, 냉장고를 사고 자전거를 사서 아내에게 한 소리를 들은 바 있다. 하지만 사천을 떠나며 그는 그 냉장고를 이족 학교에 기증했고, 자전거는 레이서가 꿈인 소년에게 주었다. 철없어 보였던 우효광이 새삼 달리 보인 이유다. 대놓고 기부한다고 뭔가를 산다는 것이 조금은 겸연쩍었을 지도.



그런데 우효광의 이런 남다른 정과 책임감이 어디서 왔는가 했더니 바로 그의 아버지에게서 영향 받은 것이었다. 그런 면들은 추자현이 돌아오는 우효광을 마중 나가는 길에 함께 한 시부모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졌다. 차라리 친부모가 딸을 대하듯 스스럼이 없는 시부모들의 모습도 그랬지만, 바이러스성 뇌염으로 가까운 기억을 잃어가는 시어머니는 “아버지 없었으면 자신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시아버지는 단호하게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 한 마디에서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한없이 며느리에게는 친근한 시아버지지만 아내에게는 사랑을 다하는 남편의 모습. 그가 ‘늙은 우블리’라고 불리는 이유였다. 그리고 그것은 또한 우효광이 어째서 그런 따뜻한 사람으로 우블리라 불리는가의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게 사랑은 받은 만큼 이어지고 있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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