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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이민기부터 이솜까지, 이런 캐릭터는 처음이라
기사입력 :[ 2017-11-01 15:24 ]


‘이번 생은 처음이라’, 현실 담은 코믹 캐릭터 열전

[엔터미디어=정덕현] 좋은 작품과 ‘좋은 캐릭터’는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하던가. 좋은 작품에는 눈에 띠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고, 좋은 캐릭터가 있어야 좋은 작품이 된다는 뜻일 게다. 그런 점에서 보면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저마다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주인공인 남세희(이민기)와 윤지호(정소민)는 물론이고 주변인물들인 우수지(이솜), 마상구(박병은), 양호랑(김가은), 심원석(김민석) 하다못해 분량이 많지 않은 윤보미(윤보미) 같은 캐릭터까지 시선을 집중시킨다. 이들 캐릭터들이 이렇게 돋보이는 건 무엇 때문일까.

남세희는 마치 ‘시리야-“하고 부르면 나올 법한 고저강약 없는 목소리로 무표정을 일관하는 캐릭터다. IT업계에서 잘 나가는 브레인인 그는 모든 걸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판단을 근거로 결정하고 선택하려 한다. 심지어 결혼을 ‘선택’하는 일도 사랑 같은 감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과 함께 살만큼 생활습관이 맞는 대상이고 또 월세를 꼬박꼬박 받아 평생을 갚아나가야 하는 집 대출금을 내는데 도움이 되는 대상이라는 ‘필요’에 의해서다.



그런데 이 무표정하고 무감정해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감정이 조금이라도 나오는 순간 전해지는 매력은 더 커진다. 다른 사람들은 결혼을 한 부부라 부르지만, 당사자들은 집주인과 세입자인 관계로 그는 윤지호가 자신의 사적 영역 속으로 들어오는 걸 불편하다고 말하지만, 그러면서도 윤지호가 스토커로 추정되는 남자와 다니는 게 영 눈에 밟힌다.

백미러 하나 수리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드는 오토바이와 부딪치지 않기 위해 초절정의 순발력을 발휘하며 몸을 날리는 짠돌이지만, 윤지호를 궁지로 몰아가는 그 스토커의 오토바이를 발로 밀어버리는 장면은 그의 숨겨진 마음을 드러낸다. 그가 윤지호에게 말하는 “우리집으로 가자”는 말 한 마디가 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건 그가 평소 아무런 감정을 보이지 않던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남세희의 친구이자 그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인 마상구는 보면 볼수록 마음이 가는 인물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을 빗대 표현하자면, “이런 사장은 처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물. CEO로서 어떤 권위는 분명히 있지만 권위주의라는 건 전혀 보이지 않고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리더십을 보이는 인물이다.

어찌 보면 철없어 보이는 인물이지만 그런 인물이 자신이 좋아하는 우수지가 술자리에서 성희롱에 성추행을 일상적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지 못하고 상대남자를 들이받는 장면은 이 캐릭터의 매력을 드러낸다. 투자 건이 무산되는 것을 감당하면서까지 우수지를 지켜내려 하는 모습에서 그가 철없는 인물이 아니라 순수한 인물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다.



남세희나 마상구가 겉보기와 다른 반전 매력을 통해 그 캐릭터가 돋보이는 것처럼, 우수지라는 캐릭터도 그 반전 모습을 통해 어떤 현실적인 공감대를 주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남세희와 마상구는 그 현실과 부딪치며 어떤 판타지를 주는 인물인 반면, 거꾸로 우수지는 평소 자유분방한 모습과는 달리 회사생활에서는 지극히 감정을 누그러뜨리며 버텨내려는 모습으로 현실의 무거움을 보여주는 인물인 셈이다.

이처럼 자유분방한 인물이 회사 생활에서 일상으로 겪는 성추행이나 성희롱과 맞서지 않는다는 그 설정은 우리네 현실이 얼마나 여성 직장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가를 드러내준다. 맞서는 순간 결국 여성인 자신만 다칠 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맞서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는 남세희와 윤지호의 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만큼, 우수지와 그를 좋아하는 마상구가 이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보다 보면 ‘이런 캐릭터들은 처음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건 저마다 코믹하고 반전을 가진 캐릭터들이지만 그 밑바탕에 드리워져 있는 현실이 이들 캐릭터에 어떤 페이소스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그래서 이런 좋은 캐릭터들을 연기한 좋은 배우들을 발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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