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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부터 한동철 PD까지, ‘믹스나인’이 잃은 것들
기사입력 :[ 2017-11-13 17:50 ]


대놓고 노이즈? ‘믹스나인’ 득보다 실이 더 많다

[엔터미디어=정덕현] “아이돌 하기엔 나이가 은퇴할 나이인 것 같은데? 그럼 이 나이동안 뭐한 거예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믹스나인>에서 양현석이 김소리에게 한 이 독설은 즉각적인 시청자들의 공분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심사도 아니고 거의 막말에 가까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노래나 춤에 대한 평가야 그렇다고 치지만 나이를 갖고 ‘은퇴 운운’하는 건 심사가 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이 장면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한 건 이 프로그램이 가진 구도가 주는 불편함이 먼저 있어서다. 아예 대놓고 YG가 심사한다는 걸 전면에 내세운 이 프로그램은 손수 양현석이 기획사를 찾아다니며 인재를 발굴한다는 식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실상은 영세한 기획사들을 찾아가 “감 놔라 배 놔라”하는 식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런 구도가, 마치 잘 산다는 이유로 옆집을 찾아가 부모가 보는 앞에서 아이들을 꾸짖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은 YG가 아니 양현석이 선택하면 사는 것이고 선택하지 않으면 죽는 것이라는 구도를 만든다. 그래서 양현석은 신적인 존재가 된다. 적어도 이 치열한 기획사들의 경쟁 속에서는 말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시청자들은 고개가 갸웃해진다. 과연 양현석은 누군가의 생사여탈권을 가질 만큼 권위가 있는가. 그의 선택에 의해 누구는 살고 누구는 죽는 일이 과연 정당하게 납득될 수 있는 일인가.

그래서 당연히 논란이 터져 나온다. 흥미로운 건 이 프로그램 연출자가 한동철 PD이고 그가 Mnet에서 <프로듀스101>을 만들었으며 그 후 회사를 나와 YG로 이적했다는 사실이다. 즉 YG소속 PD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YG와 양현석 모두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이른바 ‘악마의 편집’을 피할 수도 있었겠지만, 어찌된 일인지 한동철 PD는 대놓고 이런 구도들과 장면들을 편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건 혹시 노이즈를 아예 안고 가겠다는 뜻일까.



이런 노골적인 의도가 엿보이는 건 승리가 홀로 나와 한혜리를 심사하는 장면이다. <프로듀스101>에서 12위를 했던 한혜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기획사 없이 개인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노래를 다 듣고 난 승리는 대놓고 혹평을 했다. 실제로 너무 귀여움만을 내세우는 모습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귀여운 목소리와 외모로 짹짹이라는 별명이 있다는데 노래할 때 짹짹거리면 안되지 않나. 참새가 아니지 않냐”는 표현은 지나친 인신공격성 평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한혜리는 인터뷰에서 펑펑 울며 “엄마한테 이를 거야”라고 말하는데 이 장면도 여과 없이 하나의 재밋거리처럼 프로그램은 그대로 이어 붙여 넣는다.

물론 너무 많은 아이돌과 연습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그래서 경쟁도 치열한 건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현실을 밑거름 삼아 자본과 방송이라는 힘을 가진 이들이 그들에게는 엄청난 저주일 수 있는 독설을 넘은 막말을 쏟아내고 그걸 연출자가 아예 재밋거리처럼 만들어 고스란히 방송의 상차림으로 내놓는다는 건 지나치다고 느껴진다.



양현석, YG, 승리, 한동철 PD 모두 한 배를 탔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모든 장면들은 실수가 아니고 의도된 것들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그 목적은 무엇일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이 정도로 혹독하게 해야 지금의 아이돌들의 현실에서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데서 나온 의도다. 그건 일정부분 납득되는 면이 없잖아 있다. 너도 나도 아이돌이 되겠다고 나오지만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이돌이 이 어린 친구들의 삶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렇게 가혹한 말들이 만들어낼 상처는 이들의 앞으로의 삶에서 영영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의도는 역시 방송이기 때문에 시청률이든 화제성이든 쥐고 가야한다는 데서 나오는 자극적인 연출에 대한 의도다. 이런 연출에 있어서는 귀재라고 할 수 있는 한동철 PD로서는 어떻게든 프로그램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만한 장면들조차 오히려 재미로 포장하는 선택들을 했을 수 있다. 물론 그래서 <믹스나인>은 자극적인 재미가 있지만, 그런 재미를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믹스나인>의 이런 일련의 선택들은 그만한 성과를 가져온 것일까. 먼저 시청률면에서는 그만한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기 어렵다. 양현석이 직접 출연하고 무수한 기획사들이 아이돌 연습생들은 물론이고 사장까지 나오며, YG 소속 가수들이 출연한다. 또 한동철 PD라는 스타 PD가 연출하고 있는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보면 3회 방송에 2% 시청률을 못 넘겼다는 건 성공이라 말하기 어렵다.

물론 화제성은 넘쳐난다. 하지만 그 화제성도 긍정적인 부분, 즉 어떤 새로운 아이돌의 탄생을 예감케 하는 그런 인물들의 출연에 의한 화제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YG나 양현석에 대한 노이즈 같은 부정적인 부분이 만들어낸다는 점에서는 역시 성과라 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이 YG의 이미지마저 부정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두고 보면 <믹스나인>을 하면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아 보인다. 어째서 <믹스나인>은 득은 없고 실은 많은 이런 선택들을 대놓고 한 것일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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