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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청춘’ 위너, 아이돌 투정 들어줄 한가한 시청자는 없다
기사입력 :[ 2017-11-22 15:35 ]


‘꽃청춘’ 위너, 계단식 시청률 하락 공포의 전조인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기대치는 워낙 높은데, 기존 시리즈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힘이 붙고, 애정이 불어나면서 지난 몇 년간 동방불패급의 신화를 이룩한 나영석 사단은 분명 지금 고전을 겪고 있다. 수치상의 성적은 딱히 나쁘진 않다. 허나 <알쓸신잡2>, <삼시세끼 바다목장편>, <꽃보다 청춘 위너편>, <신혼일기> 시리즈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시청률이 하락했고 화제성은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반감기를 겪은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꺼내놓으며 적잖은 부담을 느꼈던 듯하다. 그래서 회차도 절반으로 과감하게 축소했고, <꽃보다 청춘>이라 하지 않고, ‘신서유기 외전-꽃보다 청춘’이라고 굳이 변명의 단서를 붙였다. 시리즈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공항 납치 몰카를 위해 실제 톱 레벨의 CF 촬영 회사를 섭외하고 콘티까지 제대로 발주해 제작하는 등 예능 제작의 범위를 벗어난 큰 그림을 그렸다. 나영석 사단의 일원인 송민호까지 제대로 속이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스케일의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화제를 모으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렇게 떠난 서호주 여행을 즐겁게 봤다. 가을까지 여행 예능이 봇물을 이룬 터라 시기적으로 늦은 감은 있었지만 같은 시각 진이 빠진 연예인 아저씨들의 단체여행 대신 청춘의 유쾌한 에너지를 엿보는 일은 즐거운 일이었다. 위너는 대중적으로 크게 유명하지 않은 아이돌 그룹이지만 YG출신답게 멤버 각자의 개성이 두드러지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매력이 나영석 사단의 스토리텔링과 만나 4명 모두 호감형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기존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보면서 느꼈던 재미나 새로움을 찾진 못했다.

주식이든 시청률이든 계단식 하락은 공포의 전조다. <꽃보다 청춘 위너편>은 TNMS 기준으로 1회차 4.9%, 2회차 3.6% 지난 21일 방송된 3회차는 2.6%를 기록했다. 닐슨을 기준으로 해도 계단의 높이가 다를 뿐 하락 형상은 똑같다. 회차를 절반 이하로 줄인 만큼 기존 시리즈가 갖고 있던 장점을 압축해서 담았는데, 문제는 그 그림들이 지난 시리즈는 물론 여타 여행 예능과 너무나 유사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워낙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이들의 여정에 시청자들이 제대로 된 호흡으로 따라갈 틈이 없었다.



1회는 몰래카메라, 2회는 여행지에 놀러온 청춘들의 들뜸이 포인트였고, 3회는 갈등과 화해, 그리고 일상성 혹은 인간미를 드러냈다. 그런데 3회의 메인 볼거리였던 서핑은 올 여름 수많은 예능에서 정말 수도 없이 등장한 식상한 소재였다. 2회의 주요 소재이자 이번 여행의 메인 볼거리였던 스카이다이빙도 KBS2 <베틀트립>과 같은 기존 여행 예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과 환호였다.

또한 3회에서는 사소한 오해로 멤버 간에 의가 상하는 갈등 장면에 집중했다. 이런 갈등 상황에서 긴장감을 마련하고, 멤버들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게 하는 것이 나영석 사단의 전매특허 스토리텔링 방식이다. 사건의 발단은 승윤이 다른 멤버보다 몇 불 비싼 청바지를 샀는데, 이 사실을 늦게 안 진우가 불만을 갖게 되면서 감정의 골이 생기고 오해가 피어난 것이다. 멤버들이 모여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장면을 꽤 긴 시간을 할애해 보여주면서 이런 식의 갈등이 있을 때마다 다른 멤버가 중재자로 나서서 화해를 돕는 위너만의 팀워크를 이야기하고, 우정이 깃든 든든한 공동체임을 보여주는 소재로 활용했다. 허나 10대 후반 이상 시청자들에겐 훈훈함을 불어넣기 힘든 이야기다. 마음을 녹여주기엔 턱없이 작은 사건이고 갈등이라 부르기조차 민망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위너 멤버들에게 운전이 왜 남다른 의미를 갖는지 조명했다. 회사의 방침으로 운전과 차 소유가 금지되어 있던 아쉬움을 여행지에서 해소한 일종의 일탈이었고, 또래와 다른 방식의 삶을 살아가는 아이돌 스타에 대한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장치로 보여줬다. 허나 지금 토일 밤마다 TV에서는 그들이 서 있는 곳에 한 번 서보고자 수백, 수십의 아이들이 살 떨리는 서바이벌 경연을 펼치고 있다. 또래의 일반적인 사회적 경험이나 일상을 누리지 못하는 삶을 기회비용이라고 말하며 아쉬워하는 아이돌 스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교감해줄 시청자도 많지 않을 것이다.

연민보단 부러움의 정서가 더 크다. 많은 경우 누군가가 금지해서 운전을 못하고 차가 없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 차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생각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투정으로밖에 들리지 않는 수 있는 이야기를 <꽃보다 청춘>은 정서적으로 다가가는 이야깃거리로 내놓았다.

<꽃보다 청춘> 시리즈가 처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급작스런 여행을 통해 연예인의 틀을 벗기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셋의 흥미였다. 그러나 위너편에서 이 리셋 버튼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다는 것이 속속 증명되고 있다. 이 시리즈가 갖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일상 관찰형 예능과 여행 예능에 어느덧 익숙해진 시청자들 입장에서 <꽃보다 청춘>만의 재미요소와 가치는 이제 너무 익숙해진 뻔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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