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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정려원·윤현민 캐릭터 한 번 더 뭉칠 순 없을까
기사입력 :[ 2017-12-01 16:33 ]


‘마녀의 법정’, 이제 시즌2를 기다려 봅시다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마지막 2회 차에 너무 빨리 사건을 마무리하느라 스텝이 꼬인 감이 있긴 했다. 교도소 식당 바닥에서 쏟아진 밥을 주워 먹는 조갑수(전광렬)의 먹방은 인상적이기보다 코믹했다. 마이듬(정려원)이 잃어버린 엄마 곽영실(이일화)를 찾은 이후의 사건 진행도 너무 빨랐다. 특히 조갑수에 의해 곽영실이 납치당하는 클리셰까지 꼭 동원해야 했나 싶기도 했다. 그 사건의 무게감에 비해 진행이 어설픈 것도 아쉬웠고.

이런 단점들이 마지막에 우르르 쏟아졌지만 KBS 월화드라마 <마녀의 법정>은 시즌2를 기대해볼 만한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 주인공들의 캐릭터, 작품의 주제의식, 이야기의 진행방법 등이 모두 합격점을 받을 만큼 빼어났다. 더군다나 이 드라마가 사전 제작이 아니라 생방으로 빨리빨리 진행됐던 작품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 드라마인데 어찌 새로운 악역과 새로운 사건들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마녀의 법정>의 성공은 사실 드라마 제목에 등장하는 마검 마이듬과 여검 여진욱(윤현민)의 캐릭터만으로 예상이 가기는 했다. 첫 회부터 <마녀의 법정>은 기존의 수사물이나 법정물에서 보기 힘들었던 두 주인공을 등장시킨다.



요약해서 말하면 마이듬 검사는 직선이고, 여진욱 검사는 곡선이다. 마이듬은 단서를 잡기 위해 직진으로 달려들고, 옳은 방법이 없으면 재빠르게 잔꾀까지 동원한다. 반면 여진욱은 곡선으로 섬세하게 조심스럽게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다. 피해자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혹시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가 없는지 돌본다. 그런 까닭에 시청자는 마이듬 태도나 반전 있는 한방에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낀다. 반대로 여진욱이 보여주는 섬세하고 인간적인 감성에 따뜻한 우유 한 잔 같은 인간미의 포근함을 체험한다.

더구나 기존의 비슷한 작품들에 등장하는 직진의 남자주인공, 곡선의 여자주인공의 전형적인 구도를 탈피한 신선한 시도였다. 이 시도가 성공한 데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보여주는 배우들의 호연 덕도 있다.

마이듬을 연기한 정려원은 언제나 그렇듯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다. 걸그룹 샤크라로 데뷔해 배우와 셀럽 사이에 존재하는 듯한 이 배우는 자신만의 연기톤이 존재한다. 그녀의 연기는 정답은 아니지만 언제나 정답보다 더 재미있는 오답 같은 느낌을 준다. 그렇기에 감성적인 로맨스물에서건 코믹한 드라마에서건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자유로움이 있다.



당연히 정려원보다 검사를 더 그럴 듯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많다. 하지만 마이듬은 정형화된 검사가 아니다. 그는 불량하고, 뺀질하지만, 내면은 아직 덜 자란 어린아이와도 같다. 이 모든 울퉁불퉁한 면들을 정려원은 훌륭하게 소화한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발음이 좀 뭉개지면 어때. 깐족대는 것도, 엄마 생각에 어린아이처럼 우는 것도 정려원의 마이듬이 아니면 상상이 가지 않는다.

윤현민 역시 여진욱 검사를 통해 주말극의 전형적인 얄미운 왕자님 캐릭터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마녀의 법정>의 윤현민은 섬세하면서도 안정적인 감수성을 지닌 좋은 남자를 그려낸다. 그가 과거의 드라마에서 보여준 연기 감각보다 한 단계 더 올라선 듯하다.

<마녀의 법정>은 주연들만이 아니라 법조계의 조역들 또한 정감 가는 인물들로 그려냈다. 여성 아동범죄 전담부 검사에서 변호사가 된 민지숙(김여진) 부장을 비롯한 법정 식구들 또한 그 캐릭터와 배우와의 조화가 모두 어우러졌다. 우병우를 은근 코믹하게 패러디한 듯한 조갑수(전광렬)와 그 주변의 악역 군단 역시 이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처럼 좋은 캐릭터가 넘쳐나니 드라마가 재미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마녀의 법정>은 여성 대상 범죄의 현실을 파고들겠다는 작품의 메시지 역시 끝까지 놓치지 않고 끌고 갔다. 재미와 메시지 면에서 이만큼의 조화를 이룬 작품을 찾기가 쉬운 건 아니다.

비록 <마녀의 법정>은 끝났어도 이 좋은 캐릭터와 좋은 이야기를 한 번 보고 끝내기는 아쉽다. 세상에는 여전히 나쁜 놈들이 많고 마이듬과 여진욱의 속 시원한 사건 해결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데. 법에는 해박해도 연애에는 젬병인 마이듬과 여진욱의 로맨스도 겨우 싹틀락 말락인데.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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