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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의 진화는 ‘아형’과 ‘한끼’에서 완성된 줄 알았더니
기사입력 :[ 2017-12-22 12:08 ]


평화를 사랑하는 주방장이라니, 강호동 변화의 끝은 어디인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강식당>은 신서유기 외전이자 <윤식당>의 패러디이며 <백종원의 푸드트럭>의 모티브를 차용했다. 나영석 월드의 유기적 결합물이며 자주 그래왔듯 장난스럽지만 치밀한 확장판이다. 그래서 어떠냐면 재밌다. <신서유기> 특유의 매니악한 정서는 보다 대중적인 볼거리로 넓어졌고, 낄낄 거리는 장난은 <윤식당>에서 봤던 긴장감과 궁금증,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에너지로 변신했다.

<윤식당>이나 <강식당>을 이루는 재미의 한 축은 수많은 청춘물이나 스포츠만화 등에서 느꼈던 것이다. 여러 인물들이 하나의 목표로 힘을 합쳐서 진심을 다해 전력을 다하는 상황과 모습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적절한 긴장감 속에 응원을 하면서 보게 만든다. 그 준비 과정에서 드러나는 열정과 자부심과 보람들은 쿡방과 <윤식당>에서 느꼈던 것들로 굉장히 일상적인 직업이던 요식업을 매력적인 직업의 세계로 탈바꿈시켰다.



천하의 은지원이 싹싹한 홀 매니저가 되어 손님의 안위를 살피고, 안재현은 실제 주방식구처럼 식사 주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개그부터 삶의 기술까지 만능 소방수 역할을 하는 이수근은 강식당에서 주방 막내 역할부터 사입, 홀 매니저까지 요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을 관장한다. 오디션 무대에 수 없이 섰던 송민호는 이게 뭐라고 잔뜩 긴장한 채 묵묵히 음료와 홀을 담당한다. 책을 내도 될 만한 그림 솜씨를 발휘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시종일관 낄낄거리며 장난과 게임 ‘질’에만 몰두하던 남자들이 일동 진지해지고 예민해지자 새로운 볼거리가 생겨난다.

그러나 <강식당>의 재미는 제목 그대로 강호동에서부터 나온다. 변신한 강호동 캐릭터의 쇼케이스 무대와 같다. 지금이 캐릭터는 스스로도 형님 코미디에 변주를 준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가 계산해서 팔색조처럼 캐릭터를 바꾼 것이 아니다. 제작진이 발견하고 초점을 프레이밍한 것이다. 그간 강호동의 기에 가려졌던 부분들, 그리고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멤버들과 함께하면서 서로 편해진 관계가 만들어낸 변화다.



평화로운 강식당이란 말은 그래서 매우 흥미롭다. 의외의 열정을 보이는 멤버들과 투머치 토커가 되어 요리에 열중하는 강호동은 기존 캐릭터를 뒤튼 모습들이다. 요리와 담을 쌓은 것 같고 투박한 상남자 형님인 줄 알았는데 노력을 경주하고 긴장하면서 실수도 하고, 원래 성깔이 순간순간 나오려다가 자중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 빈틈에 영혼의 단짝이 된 이수근이 계속 어시스트를 찔러 넣는다. 이수근이 주방의 시스템을 관장하는 강호동을 다소 답답 혹은 못마땅해 하며 “중간에 소스를 만드는 건 아닌 것 같다. 고기도 튀겨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거나 수프가 동난 이유나 주문이 꼬였을 때 주방과 홀 식구들이 예민해져서 서로 책임을 물으려고 할 때 강호동은 버럭 하려다가 화를 누르고 “우리 당황하지 말아요”라든지 “힘들 때일수록 힘을 보태요”라면서 표정과 말투와 대사가 전혀 격이 맞지 않은 멘트를 날린다. 이런 매뉴얼 밖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균열 지점들이 <강식당>의 핵심이다.



음식이 제때 나가지 못할 때 시작되는 당황과 손과 등에 베어나는 진땀들, 화를 훅 내려다가 누그러뜨리며 “너는 참 잘해요.”라든가, 잔소리를 한 후에는 “나는 널 미워하지 않아요”라며 행복한 주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참선의 자세가 라이프스타일로 다가오던 <윤식당>과의 차이이자 <강식당>만의 매력이다.

강호동의 변화는 <아는 형님>과 <한끼줍쇼>에서 완성된 줄 알았다. 그런데 <강식당>에서 또 한 번 더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솔선수범과 의외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가장 어울리지 않는 평화를 사랑하는 주방장의 모습으로 말이다. 이것이 바로 <신서유기> 자리에서 <강식당>이 연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를 석권한 것은 물론, 젊은 세대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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