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2’ 승부욕 강한 이서진, 이러니 나PD가 좋아할 수밖에

[엔터미디어=정덕현] 저런 마을에 앉아 있으면 일이고 뭐고 다 놓고 쉬고 싶지 않을까. tvN <윤식당2>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아예 그런 장소를 애써 찾아낸 듯싶다.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곳이면서(많지 않은 곳) 동시에 세계 각국에서 여행객들이 오는 관광지. 그래야 ‘윤식당’의 영업 조건이 딱 맞기 때문이다.

사실 ‘윤식당’이 여타의 식당들처럼 매출에 신경을 써야 하는 그런 곳은 아니다. 결국 이 음식점은 그들이 손님에게 설명하듯 리얼리티쇼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스페인의 가라치코라는 예쁜 마을에 자리를 하고 음식점도 지나는 사람이 관심을 가질 만큼 잘 꾸며놓아 일단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느낌을 준다.

굉장한 매출을 올리기보다 손님들이 내놓은 음식에 얼마나 만족스러워 했는가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진짜 목적이다. 그러니 어쩌면 조금은 여유롭게 해도 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아무리 방송이라고 해도 한식당을 열었으니 제대로 해고픈 마음이 생기는 건 인지상정이다.



그래도 처음의 긴장감은 하루 이틀 지나면 조금 풀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긴장감의 해소는 자칫 프로그램의 긴장감 또한 떨어뜨릴 수 있다. 그래서 첫 회에 무려 14%(닐슨 코리아) 시청률을 내고 그 기세를 이어가는 <윤식당2>가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웬걸? <윤식당2>는 힘이 빠지긴 커녕 갈수록 힘이 더해간다. 파죽지세의 분위기를 이어가며 시청률이 15%를 넘겼다. 도대체 무슨 비결이 있는 걸까.

그 원천에 이서진이라는 인물이 자리하고 있다. ‘윤식당’의 서빙부터 음료제조 및 영업 마케팅을 맡고 있는 이 인물은 초반 식당이 적응을 하기 시작하면 차츰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다. 손님이 잘 오지 않으면 그 상황을 분석하려 하고 좀 더 많은 손님을 끌어 모으려 신 메뉴 개발을 적극적으로 제안한다.



애초 비빔밥을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로 하려 했지만 손님들이 다소 낯설어 하고(물론 먹어본 손님은 다들 맛있다고 했지만) 경쟁 식당인 앞집의 메뉴를 들여다보고는 아무래도 그들에게 맞게 메뉴 선정을 해야 한다고 그는 판단한다. 그래서 <윤식당> 시즌1에서 선보였던 치킨을 변주해 닭강정을 내놓고, 이어 갈비에 도전하려 한다.

우리 음식을 소개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너무 낯선 건 아무래도 진입장벽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일단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고기를 주요 재료로 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한식을 고민하고 결국 갈비를 선택하게 된 것. 물론 이런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으로만 보면 이런 새로운 도전이나 과제는 자칫 익숙해지는 방송분량에 변화를 주기 마련이다.



이서진은 그런 점에서 보면 나영석 PD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출연자다. 뭘 시키면 늘 투덜대며 안하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하게 되면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슬슬 피어난다. 일종의 승부욕 같은 것이 생기면서 그 욕망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이야기가 가능해진다. 사실 어찌 보면 <꽃보다 할배>에서 비롯하여 <삼시세끼>가 만들어지고 요리에 대한 욕망이 계속 커져 <윤식당>으로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 이서진의 욕망이 존재해왔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윤식당2>가 보여주는 영상들은 일정한 패턴을 이루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그날의 영업을 준비하고 영업을 개시한 후 찾는 손님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내놓고 그 반응을 살피며 영업이 끝난 후 잠시 간의 휴식을 즐기는 것. 하지만 그 패턴에 조금씩 변주를 넣는 이서진 같은 욕망의 캐릭터가 있어 프로그램은 정체되기보다는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윤식당2>가 파죽지세를 보이는 데는 이서진의 욕망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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