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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까끌까끌 고현정과 대조되는 진상변태 봉태규
기사입력 :[ 2018-02-02 15:06 ]


‘리턴’ 호불호 갈린 고현정과 극찬 일색 봉태규, 뭐가 달랐나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SBS 수목드라마 <리턴>은 시청자의 눈에 띄는 데는 성공했지만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드라마다. 상류층 젊은 남자 4인방의 일탈과 어느 날 4명이 모두 알고 있는 한 여인의 시체가 나타난다. 4명 중 한 명이 4인방의 실수로 크게 다치고, 또 한 명은 살인죄 누명을 쓴다. 여기에 변호사 최자혜(고현정)와 독고영(이진욱)이 이 사건을 파고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어진다.

<리턴>은 스릴러적 설정이 담긴 작품이지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감을 지닌 작품은 아니다. 다만 상당히 현란하고 자극적으로 느껴지기는 한다. 그건 실제 이 작품 자체가 상당히 자극적인 방식으로 상류층 젊은이들의 일탈을 다루기 때문이다. 과연 지상파 드라마에서 어느 정도의 수위가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대사나 장면들도 종종 있다. 당연히 드라마의 재미에 우선을 두는 시청자에게는 이 장면들을 통해 짜릿한 몰입을 느낄 것이고, 반면 지상파 드라마의 윤리에 우선을 두는 시청자들은 눈살이 찌푸려질 것이다.



호불호가 이어지는 부분들은 또 있다. 펜트하우스에서 4명의 상류층 젊은이들, 그리고 이들 앞에 던져진 한 여인의 죽음이란 플롯에 대해서다. 이미 많은 네티즌들이 지적했듯 영화 <더 로프트>와 비슷한 초기 설정 때문에 <리턴>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리턴>이나 <더 로프트>의 설정은 추리물의 흔한 플롯일 뿐 표절은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호불호를 벗어나기 힘들다. 심지어 <리턴>에서는 베테랑급 배우인 고현정의 연기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중이다. 분명 고현정이란 연륜 있는 배우가 보여주는 최자혜의 나른한 긴장감은 이 드라마의 독특한 개성인 것만은 틀림없다. 과거 <모래시계>, 이후 사극 <미실> 등에서 정극 연기에 텐션을 주는 호흡에 탁월했던 이 배우는 그게 좀 지겨워진 듯한 눈치다. 오히려 이 캐릭터가 보여줄 수 있는 전형적인 연기를 일상적인 말투나 분위기로 뭉개는 느낌이다. 그 이상한 충돌 때문에 최자혜 캐릭터는 이 드라마에서 미묘하게 겉돌면서, 드라마 밖에서 드라마를 안을 바라보는 캐릭터처럼 흘러간다. 그러면서도 정극의 긴장이 고조되는 날카로운 순간에 고현정은 단숨에 몰입감 있는 정극 연기로 작품의 흐름을 움켜쥘 줄도 안다.



이 연기 패턴이 흥미로울 수 있지만, 반대로 시청자들에게 부담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드라마에 묻히는 연기가 아니라, 드라마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끌고 가는 연기가 아니라, 자꾸만 드라마를 까끌까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후 최자혜가 이끄는 TV리턴쇼로 드라마가 변주되면 이 패턴의 연기가 돋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정극 흐름에서는 자꾸만 이야기의 흐름이 깨지는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리턴>에서 호불호 없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건 개념 없는 상류층 김학범을 연기하는 배우 봉태규가 아닌가 싶다. <리턴>은 지금까지는 봉태규의 재발견만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 <눈물>에서 어디서 저런 생 양아치를 데려왔을까 싶게 길거리 청춘을 리얼하게 보여준 봉태규는 오랜만에 또다른 리얼을 보여준다. 그간 <옥탑방 고양이> 이후 말 안 듣는 동생, 혹은 지질한 남친 캐릭터였던 그는 몇 년간 배우보다는 옷 잘 입는 셀럽 정도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특히 왜소한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남성 캐주얼 아이템을 봉태큐는 꽤 감각있게 입을 줄 아는 셀럽이었다.



하지만 <리턴>에서 봉태규의 김학범은 수많은 잘생긴 배우들 앞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나이가 들어 유희열과 살짝 닮아가는 이 배우는 감성변태에서 감성을 빼고 진상을 집어넣으면 딱 어울릴 법한 진상변태의 진수를 보여준다. 혹은 연민이라고는 2메가바이트 밖에 남아 있지 않을 법한 난폭하고 이기적인 상류층 현대인의 어떤 초상을 그려낸다.

물론 배우 봉태규가 캐릭터 덕을 본 것도 무시할 수는 없다. 소시오패스 같은 상류층 남자를 연기하면 뭔가 젊은 남자배우들이 연기를 잘하는 것처럼 후광효과가 있기는 하다. 캐릭터들이 대부분 동작이 크고, 감정의 진폭이 크고, 속내를 마음껏 다 토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태규는 과거 다른 배우들이 보여줬던 이런 캐릭터와는 미묘하게 결이 다르다. 콤플렉스 덩어리면서, 그 콤플렉스를 감추려다 더 진상처럼 여겨지고, 그러면서 철딱서니도 없는 인물의 리얼리티를 정말 잘 살려냈기 때문이다. 생활연기 같으면서도 그 안에 폭발과 긴장을 담아내는 법을 안다. 말 그대로 SBS <리턴>은 지금까지는 배우 봉태규의 리턴으로 봐도 무방하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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