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토토가3’, 진정한 H.O.T. 완전체는 팬들과 함께 완성됐다

[엔터미디어=정덕현] H.O.T.도 울고 팬들도 울었다. MBC 예능 <무한도전> ‘토토가3 특집’에서 마련된 H.O.T.의 무대는 ‘시간여행’ 콘셉트로 꾸려졌다. 2018년에서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1996년으로 돌아간 무대. H.O.T.도 팬들도 그 17년 간의 공백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 H.O.T.의 땀과 함께 흘러내리는 눈물과 그 무대를 보며 함성과 함께 흘리는 팬들의 눈물은 얼음처럼 차갑고 길게만 느껴지던 17년의 긴 시간을 한 순간에 녹여버렸다.

무대는 환상적이었다. 첫 무대로 꾸며진 ‘전사의 후예’는 지금 들어도 하나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노래와 무대와 춤이 과거 그대로의 모습으로 재연되었다. 이제 나이 들어 예전 같지 않은 몸이라는 게 연습과정에서 갖가지 부상을 입은 모습으로 드러났지만, 무대에 올라선 그들에게 그런 한계 따위는 없어보였다.

그건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어도, 마침 설 전날이라 전을 부치다 왔다는 팬도,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고 왔다는 팬도 과거 그 때의 소녀 모습 그대로 돌아갔다. 교복을 챙겨 입고 나온 한 팬은 그 때도 지금도 변함없는 H.O.T.에 대한 애정을 담아 연실 하얀 풍선을 흔들며 무대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여주었다. 가상으로 타임머신 설정을 한 것뿐이지만 어느새 공연장은 진짜 시간이 되돌아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울컥한 건 <무한도전>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토니와 남다른 친분을 가진 양세형은 H.O.T.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부터 울컥하는 마음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는 토니가 얼마나 H.O.T. 완전체가 다시 함께 무대에 오르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던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그가 느낄 벅찬 감정을 그 누구보다 깊게 느낄 수 있었다.

H.O.T.는 ‘캔디’, ‘행복’, ‘빛’, ‘We Are The Future’, ‘아이야’의 무대를 선보였고, 마지막 으로 특별히 객석 가까이 마련된 무대에서 ‘우리들의 맹세’와 ‘너와 나’를 불렀다. 그 마지막 노래는 사실상 H.O.T.와 팬들이 나누는 대화이자 맹세이자 약속의 시간처럼 보였다. 힘겨워도 항상 서로가 있어서 의지하며 지금껏 버텨왔고, 결국 17년만이지만 그 세월이 무색하게 그 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무려 17만 명이 콘서트에 함께 하길 원했지만 한정된 객석 때문에 표를 얻지 못한 팬들도 공연장 바깥에서 끝까지 H.O.T.를 응원했다. 공연장 안에 무대가 잘 보이지 않아 비워둔 객석까지 밖에 있는 팬들을 위해 내어주었고,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반가워했다. 그들은 공연장 안에서나 바깥에서나 모두 하나였다.

처음 <무한도전> ‘토토가3 특집’에서 H.O.T. 멤버들은 MBC 여의도 공개홀에 하나하나 모여 드디어 한 자리에 서는 완전체가 되었던 순간의 감동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콘서트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이들이 한 자리에 다시 모이게 된 원동력이 바로 여전히 변함없는 팬들 덕분이라는 것이었다. 진정한 H.O.T.의 완전체는 팬들까지 함께 해서 완성되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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