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할수록 확산되는 미투, 오달수는 어떻게 될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배우 오달수가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이 나왔을 때만 해도 많은 대중들은 ‘설마’하는 마음이 컸다. 워낙 배우로서 소탈한 모습을 보여왔던 오달수였기 때문에 그에게 ‘성추행’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혹 제기가 된 후 한 동안 이렇다 할 공식대응을 하지 않는 과정에서 대중들이 갖던 ‘설마’는 ‘혹시’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실 의혹 제기만으로 배우로서는 그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는 위치다. 그런데 즉각적인 공식 발표가 없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침묵을 깨고 오달수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공식 발표를 했다. 발표가 늦어진 건 “영화 촬영 일정으로 입장을 정리해 알리기까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미 그가 출연한 4편의 작품이 대기 중이고 또 지금도 새로운 작품을 찍고 있기 때문에 배우로서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이런 부인에 대해 최초 의혹을 제기했던 피해자는 JTBC <뉴스룸>에 직접 인터뷰를 했다. ‘성추행’이 아니라 ‘성폭행’이었고 자신만이 아닌 다른 “피해자가 더 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피해자는 성추행 사건을 인터넷 댓글로 밝힌 바 있었지만, 그 댓글에 대한 욕설이 달려 무서워 지웠다고 했다.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당시 여관에서 당했던 성폭력으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지고... 제 몸 속에 알맹이가 다 빠져나가고 껍데기만 남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 고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최근 3년 전 피해자는 여성단체를 통해 심리상담까지 받았다고 했다.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룸>에 인터뷰를 하게 된 건 결국 오달수의 ‘공식 부인’이 만든 또 다른 상처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은 힘들게 버텨가고 있는데 오달수는 배우로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피해자는 너무나 고통을 받았다고 했다.



피해자는 “죽어서라도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침묵하는 것까진 괜찮은데 ‘그런 일은 없었다’ 이렇게는 말을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결국 오달수가 침묵 끝에 내놓은 부인이 피해자에게는 더 큰 상처를 주었다는 이야기다.

문화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미투 운동은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부인하면 할수록 더 많은 폭로가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배우 조민기는 성추행이 아니라 ‘격려’였다고 한 발언으로 인해 청주대 학생들과 또 다른 피해자들의 계속된 폭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과연 오달수의 경우는 어떨까. 그의 주장대로 ‘그런 일은 없었던’ 걸까. 아니면 피해자가 말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의 폭로에 직면하게 될까. 무고함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만일 후자의 경우를 맞이하게 된다면 그 후폭풍은 침묵 때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대배우>스틸컷, JTBC]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