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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와이프2’ 단순히 재밌는 예능이 롱런한 사례는 없다
기사입력 :[ 2018-03-22 18:08 ]


더 이상 아내들의 여행이 아닌 ‘싱글와이프2’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SBS 예능 <싱글와이프> 시리즈는 어느 정도 안착했다. 비난도, 이슈도 어느 정도 만들어냈던 시즌1 이후 재단장하고 나타난 시즌2는 시즌1의 시청률을 상회하며 MBC <라디오스타>와는 비등하게, 동시간대 1위인 JTBC <한끼줍쇼>와는 1% 정도의 차이를 유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아내의 휴가라는 프로그램의 중심 콘셉트는 주부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기에 적절한 기획이다. 유인 요소도 매력적이다. 연예인들이 사는 공간과 일상을 들여다보는 건 관찰 예능 시대 훨씬 이전부터 <아침마당>이나 주부 잡지에서 늘 다루던 히트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시즌2는 아내의 일탈이나 휴식, 그간 엄마로, 아내로 살면서 여자로, 사회인으로 누리지 못한 아쉬움을 공감하는 장치는 줄이고, 연예인 가족의 일상과 숨겨진 매력을 포착하는데 집중한다. 누구나 삶의 기회비용은 아쉽게 느껴지겠지만 윤택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이런저런 아쉬움을 전하는 인터뷰들이 주부가 아닌 시청자들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잘 파악한 듯하다.



그래서 이번 시즌은 주부의 공감대보다는 볼거리 확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느껴진다. 방송활동이나 예술계에 종사한 적 있는 끼가 있거나 반가운 얼굴들로 캐스팅을 바꾸고, 그간 방송에서 일상을 공개한 적 없는 윤상이나 김형석 등 ‘독점 콘텐츠’를 마련했다. 아내의 일탈 여행이라기보다, 변정수 옆에 전혀 친하지 않은 황혜영을 붙여주고, 린다 전 옆에는 시즌1의 히로인 우럭여사(정재은)을 짝 지워주는 식으로 설정을 대폭 가미했다. 외모도 남다르다. 서진호와 정다혜, 유하나 등 방송과 연기 경력이 있는 아내들은 멋지게 차려입고 루프탑 클럽에서 신나는 한때를 즐긴다.

더욱 눈에 띄는 건 일상을 전시하는 가족예능으로의 전환이다. 출연자 교체의 순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른 집 사는 모습을 볼 기회가 늘었다. 발맞춰 스튜디오 토크쇼와 가족의 일상을 스케치한 영상의 비중을 대폭 늘어났다. 더 이상 아내들만의 이야기도 아니고, 시즌1처럼 여행을 기반으로 한 예능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SBS는 장모와 사위, 아들과 엄마 등등 가족의 여러 관계를 중심으로 가족예능을 미분하는 중이지만, <싱글와이프2>는 지향하는 로망과 공감대, 행복한 가족의 이미지, 재미를 뽑아내려는 지점 등에서 부부를 중심으로 한 관찰예능 <동상이몽2>와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JTBC <이방인>, 채널A <아빠본색>도 마찬가지고 연예인 가족이 살아가는 모습을 부러움 가득하게 보여주는 가족예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예능에 옳은 가치라는 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관찰 예능이 일상의 공감대, 도시의 새로운 주거 형태로 나타난 1인 가족에 대한 위로와 위안의 정서 공유로 출발해 일종의 행복 이미지를 대리 제공하는 형태로 전환된 흐름이 갖는 의미와 대중이 무엇에 결핍을 느끼는지 고민해보게 한다.

<싱글와이프2>는 방점을 아내에서 가족의 행복으로 살짝 옮겼다. 아내의 고군분투만큼 한 가정의 성공과 행복의 이미지를 생산한다. 감탄과 호기심을 자아내는 집 안 살림과 여유로움을 전시하고, 자녀들은 주로 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분명 이민이 아니라 한국인 유학생임에도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한다. 유창한 영어를 쓰는 자녀들은 성공한 가족의 행복하고 단란한 가족의 한 조각이다. 출연자들은 프로페셔널한 면모 속에 어수룩한 모습, 혹은 그 반대의 모습을 노출하면서 인간적인 수더분함을 연출한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부러움을 마련한 다음 중간 중간 ‘사는 게 다 똑같지 뭐’ 등의 공감대를 감초처럼 살짝살짝 끼얹는다. 가족예능의 완벽한 공식이다.



그러다보니 <싱글와이프>만의 독점적인 특징이 무엇인지 이제 잘 모르겠다. SBS 예능국이 <미우새>부터 시작해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지만 나름의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거나 이슈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 제작과는 거리가 먼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늘날 가족예능은 중장년층의 문법으로 젊은 세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양식이며, SBS는 새로운 시도보다 한번 꽂힌 주제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싱글와이프> 시즌1 이후 <남사친 여사친>을 편성하더니 4월말 마무리될 시즌2 후속으로 <로맨스패키지>를 대기시켰다. 우연의 일치라 믿고 싶다.

예능이 단순히 재미만 있으면 된다는 명제는 <무한도전> 시대 이후 사라졌다. 단순히 재밌는 예능이 롱런한 사례가 없다. 코미디 프로그램들이나 기획된 설정을 받혀주지 못하는 <라디오스타>나 <해피투게더> 같은 토크 프로그램의 약세도 마찬가지 이유다. 나름의 시대정신, 시청자들이 자신의 삶에서 함께 호흡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이 바탕이 되어야 폭발력과 의미를 갖는다. 혹은 타인의 삶을 지켜보면서 영감 혹은 지식, 감성을 공유하는 것이 재미의 난 축이다. 오늘날 예능의 개념은 그렇게 바뀌었다. 그런 점에서 <싱글와이프2>가 가족예능이란 안정적인 틀 안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현실이 다소 서글프게 다가온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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