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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청춘’ 김국진, 이 남자의 고집 참 훈훈하다
기사입력 :[ 2018-03-28 13:48 ]


‘불청’, 김국진·강수지 결혼 발표 후 제대로 흐름 탄 까닭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을 챙겨보는 건 흥미로운 일이다. 과거의 <무한도전>이나 <1박2일>, 지금의 <나 혼자 산다>처럼 방송과 현실, 현실과 방송의 관계가 모호하다. 지지난 대선을 뒤흔들었던 팟캐스트가 뭔지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영민하게 캐릭터쇼를 펼치는 건 결코 아니다. 이들의 여행을 지켜보면 함께 어울리는 걸 즐거워하며 자신의 옆자리를 기꺼이 내어주는 모습에서 재기의 열망만큼이나 소년소녀다운 그리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유쾌하고 순수한 감성이 맴돈다. 그러나 인간관계의 속상 상 항상 좋을 수만은 없는 법. 그런 이유로 <불타는 청춘>도 나름 큰 틀에서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144회 ‘싱글송글 노래자랑’을 기점으로 긍정적인 기운이 올라오고 있다. <불청> 가족들끼리 짝을 이룬 노래 경연도 경연이었지만 강수지와 김국진의 결혼이 발표된 편이기도 했다. 이후, 결혼을 앞둔 커플과 함께하는 여행들은 무언가 모를 다시 단합되는 분위기, 각자의 역할과 캐릭터를 찾아가는 흐름이 형성됐다.



이번 서산 여행은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힘을 보태며 추억을 만들어가는 <불청> 특유의 호흡을 엿볼 수 있는 한 회였다. 재기를 노리는 스타가 아닌 송은이라는 거물급 새 친구를 섭외했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야외 볼링장을 만들자는 김국진과 그의 의견에 군말이나 부정적인 의견 대신, 전적으로 지지하고 돕는 강수지가 있었다. 물론 귀중한 촬영시간 중 무려 6시간에 거쳐 전동 목공기구와 씨름하고 있는 김국진을 바라보며 김광규를 비롯한 동생들은 동상처럼 굳어버리기도 했고, 지쳐버린 제작진은 어느 순간 카메라만 거치해둔 채 각자 볼일을 봤다.

어떻게 보면 상황을 아우른 판단이라기보다 고집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데, <불청>의 김국진은 이마저도 아름답게 승화해냈다. 각자 자신의 일을 찾아 장을 보러, 봄나물을 캐러, 굴과 파래를 채취하러 역할을 맡아 떠났고, 김국진은 아내가 될 강수지의 도움을 받아 그 어려운 수제 나무 볼링공을 깎아내고 손가락 구멍까지 만들었다. 그리고 예비부부는 하마터면 남편의 오기가 빚어낼 뻔한 대참사를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모두가 놀랄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아름답게 마무리 지었다. 여기에 16만원 어치의 장판과 김부용, 박재홍, 구본승 등 남자 출연자들의 삽질과 기름칠까지 더해져 결과적으로 한번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해내고야 마는 김국진의 리더십과 남자다움, 그리고 강수지와의 호흡을 드러낸 에피소드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그렇게 집 안에서 김국진에 의한 볼링장 건설과 목공이 한창일 때, 한쪽에서는 또 다른 사건의 불씨를 피워올렸다. 웬만한 PD보다 기획자 마인드가 더 강한 최성국은 김국진의 지시로 동네 특산품인 굴을 따러 가다가 불현 듯 앞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KBS <한국인의 밥상>처럼 해당 여행지의 특산물 채취부터 요리법까지 소개하는 코너를 만들자고 강하게 건의했다. 그리고 함께 나선 팀 내 에이스 김광규와 함께 굴전과 굴무침, 파래무침을 배우러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부녀회 총무님의 절대로 수치화 할 수 없는 계량법, 취권보다 유연한 조리 순서, 연달은 명인들의 실수와 실망스런 결과, 집집마다 다른 레시피 앞에서 당황하며 리얼리티의 새 장을 열었다.

<불타는 청춘>이 흥미로운 건 바로 이런 지점에 있다. 함께할 때는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가 흐르고, 또 각자 활동할 때는 자신의 캐릭터와 역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늘 맏언니 역할로 TV에 얼굴을 비추던 송은이가 막내인 이 모임은 연륜이 갖는 부드러움을 자연스러운 화합으로 이뤄낸다. 김국진과 강수지가 실제로 결혼을 하게 되니 러브라인에 대한 의도와 관심도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지난 해 <불청>은 2015, 2016년도에 보여준 서로 친해지는 과정, 그 끈끈함에서 발산되는 에너지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구설수로 인한 이탈, 고정으로 안착할 만한 새 친구 발굴에 어려움, 구본승, 김완선 같은 인기 출연자가 뜸하게 합류하면서 친한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재미는 다소 반감되었다. 그러나 김국진 강수지 커플이 구심점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부부라는 새로운 관계와 볼거리를 보여주고, 과정을 함께 지켜본 멤버들은 이에 고무되면서 여행에 활기가 되살아났다. 다른 프로그램 같았으면 폭주라 평가 받을 김국진의 도전이 웃음과 낭만으로 끝맺음을 할 수 있는 건 <불청>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리얼버라이어티이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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