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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 열풍, 가지 말라니까 더 간다?
기사입력 :[ 2018-04-01 16:24 ]


100만 돌파 ‘곤지암’, SNS 세대들 사로잡은 까닭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가지 말라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영화 <곤지암>의 포스터에는 이런 한 줄의 문구가 적혀 있다. 그리고 무언가 비밀스런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폐가가 되어버린 곤지암 정신병원 건물의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 그 포스터에는 담겨있다. 영화 <곤지암>이 국내 공포영화 중 최단 기간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을 앞지르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게 된 건 입소문 때문이다. 이 영화가 굉장히 무섭다는 것. 그래서 보다가 나오고 싶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들이 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서워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은 그 곳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가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포 체험을 굳이 하려는 심리와 마찬가지다.

영화 <곤지암>은 그런 심리를 그대로 내용으로도 담고 있다. ‘CNN선정 세계 7대 소름 끼치는 장소’. 공포체험의 성지로 알려진 곤지암 정신병원에 공포 체험단이 굳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갔다가 겪는 일들을 담은 영화가 <곤지암>이다. 인터넷 방송을 운영하는 하준과 스텝들이 체험단을 꾸려 곤지암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걸 실시간으로 찍어 올린다. 목적은 접속자 수 100만을 돌파해 그만한 광고 수익을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가지 말라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그 문구처럼 그 안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이런 식의 ‘귀신의 집’에 들어가서 겪는 이른바 ‘공포체험’은 우리에게 그리 낯선 경험이 아니다. 여름만 돌아오면 TV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가져오던 것이 바로 이 귀신의 집 콘셉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곤지암>이 이 흔한 콘셉트를 가져오면서도 소름 돋는 장면들을 잡아낼 수 있었던 건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다양한 카메라의 시점들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을 실시간을 찍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곤지암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7명은 모두 온 몸에 카메라를 장착한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과 자신의 시점에서 보여지는 병원 내부의 정경들이 영화 전편에 걸쳐 담겨진다.

마치 RPG게임 던전에 들어간 듯한 어둠 속에서 카메라와 후레쉬에 의지해 앞으로 나가며 조금씩 보여지는 내부의 모습들은 그 전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공포감을 준다. 게다가 이곳은 정신병원이고, 환자 42명이 의문의 집단 자살을 했으며 병원장은 실종된 희대의 사건을 이야기로 품은 곳이다. 게다가 이미 공포체험의 성지가 된 곳이니 이 곳을 찾았던 이들의 흔적 또한 복도 벽에 낙서로 쓰여 있다. 빈 공간이지만 느껴지는 어떤 사건의 흔적들은 그 자체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집단치료실이나 실험실, 원장실 그리고 문이 열리지 않는 402호. 곤지암 정신병원의 층층으로 나뉘어 있는 이런 방들을 하나하나 클리어 하듯 들어간 BJ들이 보여주는 영상은 실시간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버퍼링에 의해 멈추기도 하고, 꺼지기도 하며 때론 그 화면에 일그러진 얼굴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데 그 말끔하지 않은 영상의 단속들은 계속해서 관객의 상상력을 틈입시킨다. 똑같은 공포체험이라도 <곤지암>의 느낌이 확연히 달리 다가오는 건 바로 이런 카메라 시점을 제대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곤지암>은 SNS와 인터넷 방송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더 실감나는 공포를 제공한다. 그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영상들을 거기서 발견할 수 있고, 그것이 공포 체험과 연결되었을 때 느껴지는 실감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이들은 가지 말라는 곳에 굳이 들어가고 더 깊숙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럴수록 실시간 접속자수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가지 말라니까 더 가게 되고, 보지 말라니까 더 보게 되는 영상에 대한 호기심과 자극이 그 안에는 기제로 담겨져 있다. 영화 <곤지암>은 영화 속 내용을 그래서 그대로 재연한다. 너무 무섭다며 절대 보지 말라는 입소문들이 나면서 관객을 폭발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 그래서 영화가 지목하고 있는 SNS 세대들의 입소문은 그 어떤 영화보다 빠르게 이 영화가 관객수를 확보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곤지암>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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