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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전현무·한혜진 관찰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기사입력 :[ 2018-04-09 13:48 ]


‘나 혼자’ 전현무의 솔직한 표정이 말해주는 예능의 새 법칙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정말로 흥미롭다. 만약 디스패치에서 전현무와 한혜진의 열애설을 터트리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이 LA편을 편집할 수 있었을까? 방송에서 전개된 러브라인이나 기획된 설정이 아니라 현실에서 맺어진 연인 관계가 스토리라인의 중심이 되면서 우리는 진정한 ‘관찰’ 예능을 접하는 진귀한 경험을 하는 중이다.

전현무와 한혜진의 비밀연애 현장은 오늘날 모든 예능 제작진을 통틀어 캐릭터 잡기와 스토리텔링에 가장 능한 <나 혼자 산다> 팀에게 굴러들어온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제주도 여행을 기점으로 캐릭터쇼의 스토리텔링을 본격화하면서 <나 혼자 산다>의 부흥을 이끌었던 이 제작진은 이번 LA편에서도 기안84에 자기도취 캐릭터를 입혀서 새로운 모습과 재미를 만들어낸 바가 있다. 이른바 순간 포착을 통해 캐릭터를 확장하고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도가 튼 집단이다.



관찰예능은 다각도에 설치한 수많은 카메라로 출연진의 일거수일투족을 하나도 빠짐없이 쓸어 담은 다음 편집 과정에서 취사선택을 통해 스토리라인을 만든다. 그러니 연애가 싹트기 시작한 시점에 확보한 촬영 장면들은 가공 욕구가 샘솟는 어마어마한 재미의 원석인 셈이다. 덕분에 우리는 추리 소설의 결말 부분에 이르러서야 앞서 나온 단서와 복선들을 짜맞춰보듯이 그냥 보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법한 사소한 장면들을 들춰보는 재미를 누리고 있다.

비행기에서 손가락으로 주고받은 문자로 대화하자는 수신호를 비롯해 따뜻한 스프를 자연스럽게 먹이고 싶은 마음, 다른 출연진의 눈치를 보면서 연인을 비호하려는 일련의 행위들은 비밀 사내연애를 하는 듯한 ‘연애행각’이란 프리즘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방송을 타기도 쉽지 않았을 별 것 아닌 장면들이었다. 현실에서 맺어진 둘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무릎 담요를 챙겨주고, 아침잠을 깨워주는 그 당시는 아무도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일상적인 행동들이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됐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처럼 위장된 현실의 비밀스런 연애 감정을 찾아내면서 <나 혼자 산다>는 모처럼 오늘날 예능의 최신 버전인 관찰형 예능의 위대함을 제대로 느끼게 했다.



그토록 고대하던 다니엘 헨리를 만났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전현무의 삐진 표정과 째려보는 눈에서 일종의 당혹감이 느껴진다. 아니, 다르게 편집하고 다르게 자막을 써서 스토리를 잡았다면 방송의 재미를 위한 평범한 질투나 허세로 받아들이거나, 그런 어색한 포즈를 시청자들이 못 느꼈을 수 있다. 그런데 원래 캐릭터대로라면 굉장히 호들갑을 떨면서 친밀함을 표현해야 하지만 왠지 모를 떨떠름함을 떨쳐내지 못했고 겉돈다. 그룹을 이끄는 진행자의 역할을 해야 하지만 내성적인 기안84와 함께 헨리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

라이벌 구도 내지 애써 다니엘 헨리의 매력을 깎아내리는 전현무의 인터뷰 또한 공개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면, 그저 방송의 재미를 위한 유머로 받아들여졌을 부분이다. 그러나 현실 반영 패치를 깔고 나서는 그가 질투의 화신이 된 이유가 너무나 이해가 되니 재밌는 거다. 그리고 불쑥 튀어나오는 이런 표정과 모습들이 너무나 공감 가는 현실적인 반응이라 흥미롭고 호감이 간다. 방송의 재미를 위한 노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의도가 빚어낸 행동들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잡아끄는 대형사고로 이어진 셈이다.



<나 혼자 산다> LA편은 5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관찰형 예능의 정점을 찍은 듯하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높은 퀄리티의 웃음과 재미는 관찰형 예능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성공 공식의 결과물이다. 방송 자체는 캐릭터를 부각하는 익숙한 스토리텔링 구조로 가져가면서 소재는 현실과 방송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점에서 가져오기. 과거 가상연애 프로그램들이 방송 설정을 기반으로 실제인지 가상일지 모를 모호함에서 피어난 판타지를 제공했다면, <나 혼자 산다>의 러브라인은 선명한 캐릭터에서 시작해 긴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식의 전개다. 즉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살다보니 어쩌다 인연이 맺어지고 발전하게 되는 우리네 일상과 유사한 흐름이다. 즉, 러브라인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보니 연애의 판타지보다는 공감 혹은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무한도전>은 스튜디오에서 펼치며 인기 가도를 달리던 ‘아하 게임’ 을 벗어나 하하와 정형돈의 어색한 관계 등 멤버들의 현실 관계를 방송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캐릭터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나 혼자 산다>도 마찬가지다. 혼자 산다는 콘셉트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리고 무언가 시청자들과 함께 나눈다. 출연진의 연애가 로맨틱한 감성을 자아내고 가족적인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토대이자 동력으로 활용되는 이유다. 지난해 제주도 여행에서 이번 LA 특집까지 <나 혼자 산다>에는 일 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동안 진행된 많은 이야기들을 시청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우리는 두 사람의 사랑과 함께, 관찰형 예능의 진화를 함께 지켜보는 중이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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