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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밖은’, 핫한 아이돌 나오는데 시청률은 왜 싸늘할까
기사입력 :[ 2018-04-13 18:15 ]


‘이불 밖은 위험해’, MBC 목요예능의 흑역사 깨기 힘든 까닭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예능 <이불 밖은 위험해>는 실제로도 꽤 위험해 보인다. 낚시와 토크쇼와 정치담론의 틈바구니를 이겨내야 할 신입의 입장에서 너무나 마이너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 탓이다. 출연진들의 코드라 할 수 있는 낯가림의 전시는 시청자들까지 어색하게 만들고, 파일럿을 거친 프로그램임에도 스토리의 단초나 익숙함, 피드백 반영의 기회 같은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거나, 퍽퍽한 일상 속에서 혼자만의 여유가 너무도 그리운 ‘집돌이’들을 어느 한적한 팬션에 모아놓고 지켜본다. 연예인의 일상적인 면모, 숨겨진 매력이란 볼거리와 함께 서로 일면식도 없는 데다 집돌이의 특성상 낯가림도 심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모였다는 어색함이 <이불 밖은 위험해>가 내세우는 재미 코드다. 뜯어보면 새로운 인물의 매력을 엿보고, 일상의 소중함과 슬로우 라이프의 위안, 한적하고 풍광 좋은 곳으로의 여행 등 오늘날 대세 관찰형 예능의 설정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 자막을 통해서 강조하는 정서도 2018년 트렌드인 ‘소확행’이다.

그런데 그들의 휴식은 박제된 것처럼 거리감이 느껴진다. 시청자들에게 쉼표를 제공하거나 흥미를 끌지 못하고, 시청률부터 차갑다. 이 원인은 무엇보다 전하고자 하는 정서와 전달하고자 하는 화법이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데 있다. 소소한 기획 콘셉트는 요즘 예능 분위기에 맞지만 스토리텔링을 배제하고 캐릭터를 관계망 속에서 형성하는 단계는 건너뛰며, 뭘 하든 사랑스런 눈으로 바라보는 방식은 전형적인 아이돌 콘텐츠의 화법이다.



방송은 시종일관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여주면서 두 손 꼭 맞잡고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느냐는 태도를 취한다. 그 아무리 위세를 떨치는 케이팝과 아이돌 팬덤이라지만 TV예능에서 만큼은 일관되게 낮은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볼 때 이런 식의 사랑스런 접근만으로 대중적인 재미가 만들어질 리가 없다. 즉, 가장 대중적인 설정 위에서 마이너한 방식을 접목한 셈이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예능이라면 보통 유사가족 커뮤니티를 이뤄가는 따뜻한 과정을 강조하는 전개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첫 여행인 가평 편의 마무리는 그냥 별다른 조리과정도 생략하고, 함께 둘러앉아 별다른 대화 없이 나눈 아침 밥상을 잠시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함께 여행했다는 관계나 경험은 그리 중요치 않아 보였다. 그리고 곧바로 춘천 편이 이어졌다. 새로운 팬션을 소개하고, 장기하 등 새로운 얼굴들이 각자의 엉뚱하고 순수한 매력 발산을 반복한다.

보통의 시청자 입장에서 다 큰 남자들을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이 있다고 보여주는 것만으로 소확행이나 일상의 쉼표 같은 공감대를 느끼기는 대단히 어렵다. 다 큰 남자에게 계속해서 멍뭉이라 부른다거나 정말 무의미한 동작과 표정에 하나하나 귀여운 의미를 부여하는 자막과 각종 효과는 이미 호감을 갖고 있는 팬들에겐 어떨지 몰라도 다소 거북스러운 일이다.



소확행 등의 정서가 우리 사회에 파고든 이유는 피로가 절정에 쌓인 세대에게 삶의 다른 가능성과 가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없애진 못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는 일종의 행복론이다. 그런데 <이불 밖은 위험해>은 그런 정서를 견지하면서 화법은 아직은 이런 정서를 느낄 필요가 없는 10대들의 말투에 가깝다. 타깃 시청자 설정의 영점이 완전히 나간 셈이다.

아이돌 콘텐츠의 화법을 따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시우민, 강 다니엘을 내세운 또래 아이돌 콘텐츠로 나가는 모험까지는 감수하지 않는다. 아이돌이나 청춘스타들 뿐 아니라 탁재훈, 이필모, 강다니엘 등등 세대를 아우르는 캐스팅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직군과 세대의 남자들이 함께 어울리고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로 다가가는 스토리는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주 불거졌던 태도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탁재훈은 계속 자는 존재로만 비춰지다 식사 자리에서 얼굴 한 번 나온 게 전부였다.

게다가 파일럿부터 춘천 편까지 매회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이 너무 많다보니 친목도모나 유사가족 커뮤니티로의 발전을 어렵게 한다. 즉, 시청자들에게 눈에 익을 시간, 몰입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 이런 빈약한 전개 사이사이는 점점 더 출연자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메운다. 안 그래도 실제 자신의 집이 아닌 어색한 공간에 있다 보니 자연스럽지 않은데, 화법 또한 인위적이다. 물론, 꼭 함께하면서 친해지는 스토리텔링을 따라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한 자리에, 그것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익숙지 않은 사람들을 모아놓은 자체가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는 의지이자 의도다.

팬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 남자들(아이돌)의 순수한 인간적 매력이 우리에게도 쉼표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시대에 걸맞은 대중적인 기획에 비해 접근 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나 마이너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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