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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토요일’ 신동엽·붐 호들갑에 솔직히 충격 받았다
기사입력 :[ 2018-04-16 14:44 ]


‘놀라운 토요일’ 신동엽·붐, 이게 호들갑 떨 일인가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모두가 유행을 좇을 때, 그에 대한 반작용은 반드시 발생한다. 관찰형 예능이 여행예능, 가족예능, 리얼버라이어티 등을 비롯한 스튜디오 밖에서 진행되는 모든 형태의 예능을 규합하며 대세를 이루자, 일각에서 전통적인 예능이라 할 수 있는 스튜디오 예능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끊임없이 피고 지는 음악 경연, 음악 퀴즈 프로그램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온가족 주말 버라이어티쇼의 부활이라는 tvN의 새 주말 예능 <놀라운 토요일>도 그런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조금 놀랐다. 예능 전문 채널을 표방하는 tvN에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내세운 주말 저녁 예능이 간소화된 버전의 그 옛날 ‘쟁반 노래방’이었다. 솔직히 충격에 더 가까웠다. 단물 빠진 정도가 아니라 껌 베이스 자체가 녹아버렸을 노래가사 맞추기를 <해피투게더> 출신의 신동엽과 대표적인 올드스쿨 예능선수 붐의 호들갑 속에서 펼친다. 달라진 건 가사를 틀렸을 때마다 쟁반을 맞는 벌칙을 없애고, 전국 시장의 명물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포상으로 걸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정답을 맞혀야 하는 이유가 쟁반을 피하기 위함에서 음식을 맛보기 위함으로 달라졌을 뿐, 재미와 간절함과 긴장을 주조하는 방식은 모두 동일하다.



‘쟁반 노래방’의 핵심은 쟁반을 맞는 일종의 가학적인 재미였다. 그러나 ‘도레미 마켓’은 이 재미를 전국 시장의 명물 음식으로 치환하려 한다. 눈앞에 두고도 음식을 못 먹게 될까봐 아등바등 간절하게 정답을 향해 힘을 합치는 게 포인트다. 그래서 누가 봐도 너무 마른 혜리와 키, 중년의 신동엽이 시장의 길거리 음식이 소개될 때마다 방방 뛰는 엄청난 리액션을 보이며 ‘이건 먹어줘야 해’ ‘죽을 때까지 잊히지 않을 맛’ ‘지금까지 먹어본 떡볶이 중 가장 맛있다’ ‘동급최강’ ‘너무 먹고 싶어요’ 등의 군침 리액션을 열렬히 선보인다.

물론, 복고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TV에서 명물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는 시대가 아니라 아예 골목 가게의 메뉴를 새로 짜주는 시대다. 1시간 15분 동안 계속되는 노래 가사 맞히기는 길어도 15초면 시청자들이 스마트폰(심지어 리모콘 기능을 겸하기까지 한다)으로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왜 지금 ‘쟁반 노래방’인지, 그리고 왜 포상을 전국 시장의 먹거리로 걸었는지,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요즘 예능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의문이다. 신선하거나 긍정적인 요소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혜리의 건강한 리액션이 보기 좋고, 어디서나 자기 몫을 하는 박나래와 문세윤이 잔잔한 웃음을 선사하긴 한다만, 기본적으로 이슈나 캐릭터가 생성될 여지가 극히 적다. 노래 가사 맞추기만 하다 보니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무대 공간도 좁다. 중간 중간 대놓고 판을 깔아주는 개인기 시간이 등장하는 이유다.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즐기는 예능을 지향한다는 말이 재미가 다소 없을 수도 있다는 면죄부가 아니다. 그런데 온 가족 콘텐츠를 내세운 예능들은 대부분 이토록 쉽고 검증된 길을 가면서 온 가족 콘텐츠라는 프리패스를 내세운다. 그 길 바로 옆에 새롭게 직행 터널이 뚫려서 기존 길가의 상권이 다 죽은 것은 알아보지 않은 채 과거의 영광을 막연히 재현하고자 한다.

20여 년 전 주말 저녁 예능에 대한 향수는 충분히 이해한다. 너도나도 다 관찰형 예능을 하다 보니 색다른 볼거리의 틈새시장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형식은 복고적이거나 클래식하더라도 그 내용에는 최소한의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 관찰형 예능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그와 반대되는 행보를 가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쇼 버라이어티라고 해도 시청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는 문맥(신동엽의 말을 빌리자면)과 당위가 필요하다. 이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요즘 예능과는 다른 색다름이 필요하단 뜻이다.



따라서 변형된 ‘쟁반 노래방’을 이 시대로 가져왔다면 반가움 이상의 무엇과 이유가 있었어야 하지 않나 싶어 아쉽다. 2018년형 버라이어티쇼는 20여 년 전과는 달라야 하는 건 당연한 상식이 아니었던가. 주말 예능 시간대를 새로 개척한다는 의미로 포스터도 찍었다는데, 어떤 점이 새로운 거고, 어디를 개척한다는 것인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 신규 예능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이다.

정통 버라이어티쇼를 추구하는 <놀라운 토요일>은 ‘도레미 마켓’ 코너를 시작으로 다양한 코너를 후속 배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운 선발투수가 1회초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기 전에 난타 당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빼자니 선수나 팀 전체의 사기도 그렇고 로테이션도 무너질 것이며, 불펜의 피로도도 올라갈 것이 뻔해 선택을 내리기 머뭇거려질 것이다. 그러나 한번 빼앗긴 경기 흐름만큼이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경기를 꼭 이기기 원한다면 지금, 자신만의 결정구를 가진 구원투수의 투입이 절실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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