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media 주요뉴스

‘어벤져스3’, 파죽지세 흥행·번역 논란에 가린 심각한 문제
기사입력 :[ 2018-05-01 11:34 ]


‘어벤져스3’, 예매율 90%라지만 남는 찜찜함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영화 <어벤져스3>의 파죽지세가 무섭다.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동원했고, 예매율이 무려 90%라는 기사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러한 파죽지세에도 불구하고 남는 찜찜함이 만만찮다. 그건 다름 아닌 이런 대작 영화에 따라붙기 마련이었던 스크린 독과점 문제다. 지난 25일 이 영화의 스크린수는 2,461개로 지난해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2,027개관을 훌쩍 넘어섰다.

사실 이 정도 되면 예매율이 90%이고 6일 만에 500만 관객이 들었다는 이야기가 무색해진다. 실제로 멀티플렉스 영화 예매사이트에 들어가면 전체 영화 스크린의 반 이상을 <어벤져스3>가 차지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다른 걸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 파죽지세의 그 기세를 박수만 치고 있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군함도>의 경우 그 흥행 기세를 꺾은 건 다름 아닌 스크린 독과점 문제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스크린 수를 과시하는 <어벤져스3>는 그런 문제 자체를 은근슬쩍 넘어가는 눈치다.



대신 <어벤져스3>에서 논란이 불거진 건 번역가 박지훈의 번역 논란이다. 작품 속 어머니를 빗댄 욕설을 단순히 ‘어머니’로 번역했다는 점과, 닥터 스트레인지가 “It’s end game”이라고 한 부분을 “마지막 단계”가 아닌 “가망이 없어”라고 번역한 문제가 논란으로 불거졌다.

물론 번역 문제는 그 미묘한 뉘앙스만으로도 작품이 가진 내용 자체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 문제는 그래서 <어벤져스3>만의 일이 아니라 외화 번역 전체에서도 한번쯤 들여다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필 이 시점에 박지훈 번역가의 논란이 터진 건 우연치고는 너무 공교롭다. 박지훈 번역가의 문제는 과거 번역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논란이 나온 걸까.

<어벤져스3>에서 보다 심각한 문제로 지목되는 건 번역 문제가보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로 보인다. 제아무리 대작이라고 해도 이렇게 한 영화에 스크린을 모두 몰아주는 건 관객들 입장에서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닐 게다. 자발적인 감상이 아니라 ‘볼 게 없어 본다(다른 영화가 없어)’는 영화 감상이 무에 기분 좋은 일일까.



물론 <어벤져스3>는 이번 편에서 마블의 야심을 보여줬다. 기존 각각의 세계에 놓여있던 슈퍼히어로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껏 마블의 시리즈들을 계속 봐왔던 관객이라면 그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었을 게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관객은 어떨까.

마블의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어벤져스3>가 정신 사나운 여러 세계의 충돌처럼 보였을 수 있다. 심지어 마블 시리즈를 계속 봐온 관객 중에서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어벤져스> 군단의 결합 같은 건 어딘지 어색해 보이고 그 분위기의 충돌이 각각의 세계가 가진 매력을 상쇄시키는 느낌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한마디로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떠오를 수 있다.



게다가 <어벤져스3>는 완결된 영화가 아니다. 무려 149분에 걸쳐 펼쳐지는 영화지만 <어벤져스4>를 위한 예고편 같은 영화다. 마니아들에게는 별 무리가 없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관객에게는 당혹스러운 엔딩이 될 수밖에 없다. <어벤져스4>를 위한 ‘떡밥’이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걸 두고 보면 이건 고도의 마케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상영관 몰아주기로 성공적인 기록을 가져간다면 우리는 <어벤져스4>가 나왔을 때도 ‘볼 게 없어’ 이 영화를 봐야 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어벤져스3>의 논점들은 그래서 그 영화의 만듦새나 이야기 혹은 자막 같은 내적인 것들이 아니라, 그 영화가 어떻게 유통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볼 것을 강요하고 있는가다. 마블의 열렬한 팬이라고 해도 문제되는 것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게 된다면 자칫 영화 자체가 아니라 마케팅과 유통에 의해 관성적으로 영화를 보게 되는 일들을 상시로 우리는 맞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어벤져스3>스틸컷]

저작권자 ⓒ '대중문화컨텐츠 전문가그룹' 엔터미디어(www.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Enter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뒤로가기 인쇄하기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