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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2’, 그 외국인들은 왜 낯선 가요에 흠뻑 빠져들었을까
기사입력 :[ 2018-05-05 09:37 ]


‘비긴어게인2’, 음악이라는 감정의 언어를 발견하게 해주다

[엔터미디어=정덕현] 포르투갈 리스본의 어느 분위기 좋은 루프탑 카페에서 로이킴과 윤건이 영화 <라라랜드>의 ‘City of Stars’를 부른다. 프로건 아마추어건 상관없이 원하면 사전에 얘기하고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무대. 노래 부르는 그들의 뒤편으로 어둠 속에 점점이 박힌 따뜻한 도시의 불빛들이 별빛처럼 부드럽게 노래 부르는 그들을 감싼다. 윤건의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와 로이킴의 분위기 가득한 음색이 어우러져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된다.

JTBC 예능 <비긴어게인2>가 어느 루프탑 카페에서 보여준 무대는 마치 영화 <비긴어게인>의 한 장면을 재연하는 것처럼 보였다.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무심한 듯 로이킴이 무대에 올라 자기 소개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자 식사를 하던 손님들이 그 노래에 빠져든다. 그의 노래가 끝나고 윤건이 함께 무대에 올라 피아노 연주에 맞춰 ‘City of Stars’를 부르면서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는다. 영화 <비긴어게인>에서 싱어송라이터인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가 어느 카페에서 노래를 하게 됐을 때 댄(마크 러팔로)이 마침 그 노래를 듣는 그 장면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비긴어게인2>의 진면목은 그런 영화 같은 장면이 아니었다. 김윤아와 이선규가 무대에 올라 부르는 자우림의 명곡들이 그 진짜 무대의 시작이었다. 김윤아 특유의 서정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봄이 오면’은 의외로 낯선 외국인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로이킴 역시 촬영 당시에는 미발표곡이었던 ‘그 때 헤어지면 돼’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고 나서 한 여성 관객은 “한국어로 노래하는 게 듣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비긴어게인2>에서 주로 팝송 커버곡을 많이 불렀던 로이킴은 그 경험이 특별했었던 것 같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어라서 알아듣지 못할까봐 걱정했다”며 “그래서 팝송을 더 커버하려고 했는데 굳이 언어의 장벽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버스킹에서도 행인들이 더 집중한 건 그들에게 익숙한 팝송보다는 낯설 수도 있는 우리 가요들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게 해줬을까. 그건 음악만의 특별한 ‘감정의 언어’가 가진 힘이 아닐까. 물론 가사는 그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음악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것 이전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감정이 그대로 듣는 사람의 가슴에 와 닿는 그런 경험들이 이번 <비긴어게인2>에서는 그 프로그램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보여지게 됐다. 낯선 이국에서 낯선 언어로 부르는 노래가 그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발견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비긴어게인2>의 첫 번째 버스킹에서 김윤아가 세월호 추모곡이었던 ‘강’을 불렀을 때 이미 드러난 부분이었다. 그들에게는 가사내용이 들리지 않았을 그 곡에 그들이 감동을 느꼈던 건 바로 그 감정의 언어가 전달된 덕분이었을 것이다. 깊은 슬픔과 추모의 감정들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음색 속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떨림과 표정으로 전해졌을 테니.

루프탑에서 노래를 듣던 한 외국인은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노래하는 건 이상적인 프로젝트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엇이 이상적이라고 하는 걸까. 그건 어쩌면 음악이 가진 본연의 힘을 거기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음률과 목소리와 감정만으로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지는 것이 음악이 가진 힘이라는 걸.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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