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2’, 효리와 윤아는 이제 마치 친자매 같다

[엔터미디어=정덕현] JTBC 예능 <효리네 민박2>는 참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는 이제 봄인 줄 알았는데 뜬금없이 눈발을 날린다. 그러니 애초 계획들을 어그러지기 일쑤다. 이를테면 바이크를 타고 제주도를 넘은 두 청년이 1100고지에 올라가 제주시를 내려다보려 하지만, 안 좋은 날씨에 짙게 낀 안개 때문에 아무 것도 안 보이는 상황이 연출된다.

아마도 제작진은 바이크 청년들을 손님으로 섭외했을 때, 제주도의 맑은 봄날 햇살을 맞으며 바닷가를 가르는 바이크의 모습을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장면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새벽부터 일어나 일출과 함께 바이크를 타고자 했던 청년들은 역시 흐린 날씨 때문에 일출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니 말이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은 건 이효리가 예전에 약속되었던 화보 촬영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였다. 비가 내리는 곳에서 애써 촬영을 강행했지만 결국 접어야 했고 나중에 서울에서 재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흐린 날씨는 촬영에 있어서 애초에 계획했던 그림들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건 화보 촬영이나 방송 촬영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상황은 <효리네 민박2> 초반부터 벌어진 일들이었다. 겨울편이라 어느 정도 눈이 올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폭설이 내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상황이 됐다. 당연히 손님들은 애초 하려던 일들을 할 수가 없었다. 이 때도 야심차게 섭외했던 서핑 보드 타는 청년들의 파도타기는 생각만큼 제대로 카메라에 담길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이니 겨울편으로 끝내지 못하고 봄날 재차 촬영이 이뤄진 것인 게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되면서 오히려 더 주목되는 것들도 생겨났다. 그건 민박집에서 이뤄지는 인물들 간의 교감이다. 특히 주목되는 건 이효리와 임윤아에게서 점점 느껴지는 친자매 같은 케미다. 함께 무선마이크로 노래를 부르고, 소녀시대의 춤을 추고, 때론 음악을 들으며 깊은 감성이 빠지기도 하고, 산책을 하며 ‘작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두 사람은 가수 선후배로서의 관계 그 이상으로 점점 친밀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상순이 만든 노래에 가사를 써온 임윤아는 그걸 이효리에게 보여주며 어딘지 “억지로 붙여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그 어색함을 토로했을 때, “원래 내가 하면 다 부족해 보인다”고 한 말 속에는 선배 그 이상의 따뜻함 같은 게 느껴졌다.



아침에 새벽 요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효리는 임윤아에게 자신이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안무 연습을 했다며 그 영상을 보여줬다. 그렇게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있어 스스럼없이 편해진 모습은 이제 시청자들에게는 똑같은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처음 만나면 어색하다가도 효리네 민박집에서 하루 이틀 지내다 보면 마치 식구처럼 편해지는 것처럼.

이번 시즌은 확실히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날씨 속에서 더 자세히 보이는 건 사람들이다. 마치 비를 피해 둥지로 돌아온 새들이 살을 부비며 그 온기를 더더욱 느끼듯, <효리네 민박2>의 궂은 날씨는 함께 그걸 겪는 이들의 따뜻하고 친밀한 관계를 오히려 더 드러내줬다. 이효리와 임윤아가 마치 친자매 같이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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