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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진 멜로’, 느끼한 뒷맛이 남는 순간 채널은 돌아간다
기사입력 :[ 2018-05-08 15:30 ]


‘기름진 멜로’, 이 식당이 만들 짜장면 재료만큼 맛도 좋으려면

[엔터미디어=정덕현] 드라마 <질투의 화신>을 쓴 서숙향 작가의 작품이어서 기대감이 너무 컸던 걸까. 아니면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서지 않아서일까. 새로 시작한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장혁과 정려원 그리고 이준호라는 캐스팅과 그들이 그려내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분명 어떤 기대감을 자아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첫 회에 너무 많은 인물과 상황들을 한꺼번에 넣다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뚝뚝 끊겼다. 시청자들이 산만하게 느끼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첫 회이니만큼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가에 따라 섣부른 판단을 유보하고 보면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한 지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건 다름 아닌 서풍(준호), 두칠성(장혁) 그리고 단새우(정려원)라는 세 인물의 독특한 개성에서 나온다. 서풍은 최고급 호텔 중식당이 미슐랭 별을 받고 호텔 또한 6성급으로 올려놓은 장본인이지만 서열이 낮다는 이유로 밀려나게 되는 인물이다. 그의 첫사랑이자 아내가 되는 석달희(차주영)가 호텔 사장인 용승룡(김사권)과 불륜 관계를 맺는다는 설정은 최고의 위치에 설 줄 알았던 서풍이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복수의 ‘웍’을 들게 될 거라는 걸 예감하게 한다.

두칠성은 한 때 조폭 두목이었지만 감방동기들과 함께 깡패짓 안하고 먹고 살게 하기 위해 중국집을 인수해 운영하는 인물.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그들이지만, 영 요리 실력이 꽝이라 손님이 뚝 끊긴 그 집에 서풍이라는 인물이 찾아든다. 결국 두칠성과 서풍이 함께 힘을 모아 중국집을 일으키는 이야기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 때 재벌가 출신이었지만 하루아침에 망해 파산녀가 되어버리는 단새우(정려원)가 끼어든다.



서풍과 두칠성 그리고 단새우는 이렇게 밑바닥에 함께 서게 되는 인물들이다. 첫 회는 그래서 이 세 사람이 한 자리에 만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흥미로운 건 세 사람을 엮어주는 것이 다름 아닌 ‘짜장면’이라는 점이다. 호텔 중식당에 3억 원의 기부금을 내고 기부연회를 한 단새우는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말하고, 짜장면을 팔지 않는 호텔 중식당에서 메인 셰프와 갈등을 빚은 서풍은 두칠성이 운영하는 중국집을 찾아가 춘장을 사오게 되는 과정에서 세 사람이 마주하게 되는 것.

여기서 중요해지는 건 과연 서풍이 두칠성네 가게에서 가져온 춘장으로 단새우가 만족해하는 짜장면을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이건 어쩌면 이 이야기의 중요한 얼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밑바닥에서 절치부심하며 지금껏 자존심이라고 만들지 않았던 짜장면을 만들어 재기하고 복수하는 이야기.

그 복수의 과정에서 끼어드는 멜로가 빠질 수 없다. 벌써부터 시작된 단새우를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서풍과 두칠성의 밀고 당기는 ‘기름진’ 멜로의 향이 느껴진다. 그건 또한 배신의 조짐이 보이는 석달희에게 상심할 서풍의 또 다른 복수일 수 있으니.



하지만 첫 회는 아직 이 드라마가 만들어낼 짜장면이 어떤 맛일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중식당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인지 중국영화들에서 가져온 다소 과장된 그림들이 병맛 코미디를 보여주려 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기름지다기보다는 다소 느끼한 뒷맛을 남긴 게 사실이다.

짜장면이 그러하듯이 이 드라마는 여러 재료들이 한 웍에 들어가 볶아지고 섞여지면서 맛을 내는 걸 기대하게 한다. 그러려면 중요해지는 건 재료만이 아니라 좀 더 정교한 ‘웍질’이 되지 않을까. 재료를 제대로 요리해야 기름짐이 느끼함이 되지 않을 테니 말이다. 재료 각각의 맛이 살아나야 요리 전체의 맛도 사릴 수 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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