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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고리타분해졌다는 비판 속에서도 자리 지키는 비결
기사입력 :[ 2018-05-24 13:55 ]


호사가들이 즐비한 저잣거리로 자리 잡은 ‘라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MBC 예능 <라디오스타>는 오늘날 방송가의 유행을 확인하는 바로미터다. 독한 토크쇼로 유명세를 떨치며 남다른 정서와 실험적인 화법으로 무장한 마이너 방송 시절은 이제 너무나 까마득히 먼 옛날 옛적 이야기다. 지금까지 오랜 시간 TV 편성표에 살아남으면서 이제는 요즘 유행하고, 요즘 인기 있는 출연자들이나 이야기를 다루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스튜디오 토크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했다. 김구라식 표현을 빌리자면 호사가들이 즐비한 저잣거리가 바로 <라스>의 스튜디오인 셈이다.

이번 주는 ‘미식’을 키워드로 게스트들은 조합했다. ‘잘 먹기’는 오늘날 예능의 주요한 키워드다. 동시간대에 수년째 방송중인 미식에 관련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대부분의 관찰 예능, 여행 예능의 주요 키워드로 활용 중이다. 이에 연예계의 소문난 미식가들이라며 배우 김성령, <미우새>의 이상민, <시골경찰3>의 이정진, <도시어부>의 마이크로닷 등이 출연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관련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자리를 가졌다.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탁월한 캐스팅이라든가, <라스>가 발굴해낸 새로운 재미나 이야기는 아니지만 현재 주가가 상승중인 마이크로닷과 예능 선수라 할 수 있는 이상민, 그리고 프리하게 예능을 오가는 김성령, 홍보 목적으로 출연한 이정진 등 각자 다른 목적과 배경을 가진 게스트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잘 듣고, 하나의 주제로 융화해 내는 데는 탁월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MC진들이 전성기 시절 자신들이 이끌던 토크의 방향에 변화를 줘서, 만담보다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잘 전하고, 보다 대중적인 코드로 다가가서 얻은 변화다. 그 덕분에 <라스>만의 특징인 독함과 무정형의 토크라는 정체성은 뭉툭해졌지만 다른 토크쇼들과 달리 누군가가 메인 진행자가 되어 토크를 이끌거나 정리를 하지 않는 특성이 좋게 발휘되어 요즘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이야기를 매우 편안하고 익숙하게 다루는 안정감 있는 토크쇼가 되었다.

여기에 호응이 남다른 차태현이 합류하면서 마주 앉은 MC진과 게스트의 진형은 과거처럼 대결 양상이 아니라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도록 구도로 작용한다. 늘 솔직한 대답을 이끌어내는 김구라 캐릭터의 특성은 오히려 게스트들을 위축되기보다 보다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가이드가 된다. 이번 주에도 <도시어부>에서 이경규와 이덕화 사이에서 전혀 기죽지 않고 보여주는 마이크로닷의 해맑은 솔직함을 끄집어내는 등, 요즘 핫한 예능의 핫한 인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채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다가 세탁기에 3시간은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타 방송을 직접 언급하는 마이크로닷의 솔직함은 요즘 예능에서 필요로 하는 덕목이기도 했지만 실명 거론 등을 꾸준히 해온 <라스>의 무드가 있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보인 측면도 크다. 이런 부분은 <미우새>의 자료화면을 많이 가져다 쓴 이상민이나 <시골경찰3> 홍보를 위해 출연한 이정진에게도 영향을 미쳐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도 담백하고 재밌게 다가왔다.

무엇보다 이번 주 <라스>의 주제는 <전지적 참견 시점>의 한풀이 같았다.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최근에 먹는 이야기로 대박이 날 뻔했던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착안했음이 의심되는 숨겨진 맛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도 별다른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라스>가 만들면 <무도>에서 띄우는 식의 구도나 <라스>만의 토크라는 색깔은 많이 옅어졌지만 그 사이 대중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흐름이다. 고리타분해졌다는 비판 속에서도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오늘날 방송되고 있는 스튜디오 예능 중 가장 일상과 연예인들의 입담을 가장 잘 소화하는 예능이라 평가할 만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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