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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네 반찬’, 캐릭터 밀당의 귀재 김수미 카리스마의 진가
기사입력 :[ 2018-06-14 14:19 ]


‘수미네 반찬’, 요리만큼 균형 있는 김수미표 요리 프로그램의 맛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예능 <수미네 반찬>이 2회에 공개한 묵은지 레시피는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면이 있다. 묵은지라는 소재가 그렇고, 그 묵은지를 갖고 요리를 하기 위해 3일간을 물에 담가 군내를 없애야 한다는 그 적지 않은 시간과 정성이 그렇다. <수미네 반찬>은 그저 뚝딱 쉽게 쉽게 해먹는 요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오래 묵은 묵은지여서만 가능한 맛이 있듯이, 제대로 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비로소 제대로 된 맛을 내는 요리를 선보인다.

게다가 요리를 하는 방식이 우리네 엄마들이 했던 방식 그대로라는 점도 특이한 점이다. 정확한 계량에 의한 레시피가 아니라 물을 넣어도 ‘자박자박’하게 넣고, 후추와 소금을 쳐도 ‘는둥만둥’하게 넣으란다. 굉장히 주먹구구처럼 느껴지지만, 여경래 요리사가 말했듯 그런 표현이 어떤 수치의 틀에 연연하게 하는 걸 열어줘, 오히려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결국 요리란 만드는 사람의 입맛에 맞게 그 레시피가 달라지는 게 정상이다. 획일화된 입맛을 추구하는 요리가 아니라면.



요리도 요리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김수미와 요리사들 사이의 케미 또한 <수미네 반찬>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김수미는 마치 ‘욕쟁이 엄마’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동시에 맛좋은 걸 먹여주고픈 엄마의 마음이 섞여진 캐릭터다. 그래서 최현석이 말했듯 요리 프로그램에 ‘삐’ 소리가 너무 많이 나온다고 할 정도로 욕이 일상어가 되어 있다. 우리가 유명한 음식점의 욕쟁이 할머니 캐릭터를 떠올려보면 그 욕이 담긴 구수함 또한 하나의 맛이라는 걸 이 캐릭터는 잘 보여준다.

물론 역시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는 불안한 면이 있다. 즉 “대충 알아서 해”라고 말하는 레시피 설명은 그것이 엄마들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공감되고 또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도 여겨지지만, 방송이기 때문에 다소 거칠게 다가오는 면이 존재한다. 또 요리사들을 혼내고 또 몇 번 더 자기가 하는 말을 따르지 않으면 ‘아웃’이라고 선언하는 장면도 출연자로서는 센 표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만일 김수미가 이런 강한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한번 생각해본다면, 이 프로그램이 이처럼 2회 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을까 싶다. 그 강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재미도 재미지만, 함께 하는 장동민, 노사연, 최현석 같은 결코 약하지 않은 캐릭터들을 그 강한 캐릭터가 한껏 눌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장동민은 여전히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고, 노사연은 이 프로그램에서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분명한 자신만의 위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현석은 스타 요리사지만 그 허세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양갈래로 갈라지는 캐릭터이다. 이런 불안요소들을 김수미는 꾹꾹 눌러주고 때론 면박을 주면서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간다. 이것이 이 프로그램이 아예 제목에 ‘수미네’를 넣은 이유다. 단지 김수미가 가진 엄마표 요리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이 아니고.



그런 점에서 보면 미카엘의 출연은 이런 강한 캐릭터를 가진 김수미를 엄마표 미소로 바꿔주는 신의 한 수로 여겨진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잘 알아듣지 못하는 김수미표 ‘계량법’에 어리둥절해하고, 그래서 김수미가 2회에서는 그걸 영어식으로 설명을 해주는 장면은 단적인 사례다. 다소 강한 표현을 하고는 있지만 김수미로부터 어떤 자애로운 엄마의 면면을 끄집어내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미카엘이라는 것.

묵은지 요리를 하며 올리브유를 넣어주라는 김수미의 얘기에 미카엘이 그러면 예전에도 올리브유가 있었냐고 묻는 건 사실 그만이 할 수 있는 리액션이다. 그래서 김수미는 “아주 좋은 질문”이라며 칭찬해주고 옛날 엄마들은 ‘들기름’을 넣었다고 설명을 달아준다. 다른 강한 캐릭터를 잡아주는 더 강력한 캐릭터인 김수미가 미카엘 앞에서 순한 엄마의 모습을 드러내주는 건 그래서 프로그램의 균형을 잡아준다.

요리 프로그램이라서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도 요리처럼 그 맛의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모두가 강한 맛을 내면 요리는 이도 저도 아닌 맛을 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수미네 반찬은 프로그램 전체의 맛을 좌우하는 중심적인 맛을 김수미가 만들어내고 있다고 보인다. 묵은지가 맛을 내기 위해서는 꽤 긴 시간 물속에 담가 그 군내를 없애줘야 하듯, 강한 캐릭터들은 눌러주고, 순한 캐릭터는 그 맛을 끌어올리는 김수미표 프로그램이 가진 케미의 맛이 새삼스럽게 보이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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