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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준 없었다면 ‘너도 인간이니?’는 그대로 무너졌을 거다
기사입력 :[ 2018-06-26 17:23 ]


서강준, CG미남의 인생작 ‘너도 인간이니?’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진규의 옆구리tv] 미남 배우 서강준을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꽃미남의 범주에 집어넣기에는 무언가 전형적이지 않은 느낌이 있다. 21세기 꽃미남의 대표인 송중기나 박보검과 비교해 보아도 그러하다. 송중기에게 존재하는 부드러움이나 박보검에서 배어나오는 따뜻함이 이 배우에게는 없다. 그렇다고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유아인의 반항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서강준의 외모는 따뜻한, 부드러움, 열정과 대비되는 차가움이다. 그렇다고 함께 2016년 tvN 드라마 <치즈 인더트랩>에 출연했던 박해진 같은 냉미남으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박해진은 특유의 미스터리하고 서늘한 분위기로 배우로서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서강준에게는 그러한 차가운 아우라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눈빛과 표정이 쿨해 보일 때도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러니 <치즈 인더트랩>에서 서강준은 껄렁껄렁한 백인호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백인호는 그 또래의 평범한 잘생긴 배우들 누구나 맡을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 캐릭터를 서강준의 인생 캐릭터라고 볼 수 있을까? 서강준 또래의 젊은 배우 누구도 백인호 역할에는 어울릴 수 있었다. 오히려 좀더 반항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신선한 배우였거나, 따스한 매력이 배어나오는 스타였다면 이 캐릭터는 오히려 더 빛났을 것이다.

서강준의 다음 선택지였던 2016년 tvN <안투라지>의 차영빈 역시 마찬가지다. 화려함 빼고 나머지 모든 요소가 다 ‘폭망’이었던 <안투라지>를 서강준의 연기 탓으로 돌리기에는 미안한 감은 있다. 하지만 서강준의 쿨한 인상만 보고 그를 주인공 차영빈으로 캐스팅한 제작진은 좀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제작진은 이 배우가 가지고 있는 외모 너머의 어떤 공허함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에 드문드문 무기력한 서강준의 차영빈은 원작의 빈스가 지닌 시큰둥한 쿨함을 살리지 못했다.



그런 서강준이 2018년 그의 매력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사실 서강준의 외모는 CG미남에 가깝다. 그린 듯이 잘생겼지만 만질 수 없고 아무런 감정도 표정에 드러나지 않는 잘생김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현실 연인 캐릭터라기보다 화면에 그려진 그림 같은 인상을 준다. 어쩌면 1998년 데뷔한 사이버가수 아담의 계보를 잇는 미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서강준은 그런 본인의 분위기에 영혼을 갈아 넣는 법을 이전까지 몰랐던 건 같다. 하지만 KBS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의 남신과 남신3을 연기하는 서강준은 이전과 다르다. 다양한 표정을 얼굴에 드러내진 않지만 아름다운 로봇의 얼굴로 서강준은 이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준다. 서강준은 로봇의 멋짐과 로봇의 감정을 희한하게도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이다. 우스꽝스럽지 않게, 그러면서도 안쓰럽게, 그러면서도 진솔하게.

물론 <너도 인간이니?> 자체가 MBC <보그맘> 같은 ‘병맛’코미디나 MBC <로봇이 아니야>처럼 조잡하게 다가오는 작품은 아니다. <너도 인간이니?>는 가벼운 톤을 유지하면서도 재벌3세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의 감정을 꽤 깊이 있게 그려낸다. 또한 로봇이 중심이 되는 서사를 작가가 철저하게 연구하고 상상한 노력이 엿보인다. 그렇기에 남신3의 서사가 가볍지 않고 꽤 묵직한 서사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제법 진지한 이야기의 중심에 서강준이 없었다면 이 드라마는 그대로 무너졌을 가능성이 높다. 로봇 남신3으로 등장한 서강준 덕에 이 드라마가 설득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물론 서강준은 CG미남이라 로봇에 어울리는 외모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인간의 존재가 느끼는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그려낼 줄 알아서 어울리는 것이다.

어떤 작품은 그에 딱 맞는 배우를 기다리기도 한다. 서강준은 운 좋게도 실패작 뒤에 바로 그런 작품을 만났다. 앞으로 이 CG미남 배우가 얼마나 더 깊이 있는 연기를 보여줄지는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너도 인간이니?>에서 서강준은 우리 모두가 기대한 그 이상을 보여주는 데 확실하게 성공했다.

칼럼니스트 박진규 pillgoo9@gmail.com

[사진=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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