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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뜯소’ 16살 농부 한태웅 목소리만 들어도 편안해진다는 건
기사입력 :[ 2018-07-10 11:19 ]


‘풀뜯소’, 귀 기울여 듣게 되는 한태웅의 행복론

[엔터미디어=정덕현] 생각만큼 녹록치 않은 게 농사라는 건, tvN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가 일찌감치 모심기 하나만으로도 보여준 바 있다. 물론 농사도 기계화되어 장정들이 며칠을 들여야 겨우 할 수 있는 모심기도 하루면 뚝딱 끝낼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기계가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은 직접 심어야 하는 것처럼, 농사일은 손이 가지 않는 일이 없다.

아침 새벽 5시 반이면 눈을 떠 염소와 소밥을 챙겨주는 일도 그렇다. 눈 뜨는 것도 힘겨워 억지로 일어나 나온 정형돈이 어떻게 매일 이렇게 하냐고 묻자, 이제 16살 농부 한태웅은 몸살을 앓아도 일어나 밥을 주고 앓았다고 한다. 진짜 자식처럼 생각하고 있기에 거를 수 없는 새벽의 노동이라는 것.

비오는 날은 쉬는 날이 아니라 더 많이 일하는 날이다. 햇볕이 없으니 일하기가 더 좋다는 것. 그래서 비닐하우스에 두둑을 만들고 모종을 심는 작업이 진행된다. 정형돈은 허리를 펼 새가 없다며 통증을 호소했지만, 농사일이란 그렇게 ‘겸손해지는 일’이기도 했다. 이제 16살이지만 척척 일을 해내는 한태웅을 보면 그가 얼마나 이 일이 이력이 나 있는가를 가늠하게 된다.



한태웅은 힘든 일의 반복이지만 버틸 수 있는 건 그 ‘반복 속의 행복’이 있기 때문이란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것 같아도 조금씩 자라나는 풀과 쑥쑥 크는 가축들을 보면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일년 내내 벼농사를 지어야 고작 50만원 남짓 남는 일이지만, 한태웅이 항상 웃으며 살아갈 수 있는 이유다.

그 힘든 일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가장 잘 보여준 인물은 송하윤이다. 인형처럼 예쁘게 생겨 농사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송하윤은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잘 적응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다들 허리가 아프다던 비닐하우스 작업에서도 그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고, 힘들기도 힘들지만 냄새 때문에 더 버티기 힘들었던 축사의 소똥을 치우는 일을 하면서도 똥을 봐서 운이 좋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한태웅은 그런 송하윤이 가장 농사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고 꼽았다. “조금 더 시골에 있으면 시골아줌마가 될 것”이라고 한 것. 그리고 이것은 농사일이 몸으로 하는 일이지만,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매일 똑같이 힘든 일들의 반복이지만 그 일을 마음속으로 긍정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것.



한태웅의 어딘지 어른스럽고 느긋한 목소리는 어쩌면 이런 마음가짐이 녹아들어 있어서가 아닐까. 이제 겨우 16살이지만 농사를 지으며 자신이 키우는 작물과 가축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마음. 쑥쑥 자라는 그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한태웅은 훨씬 나이가 많은 출연자들보다 더 성숙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그 느릿느릿하고 때론 구성진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딘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눈앞에 급급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주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일을 하다보면 그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보이기 마련이라는 걸 <풀 뜯어먹는 소리>는 한태웅이라는 젊은 농부의 일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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