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2’,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 들여다보니

[엔터미디어=정덕현]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은 몇 차례의 진화 과정을 거쳤다. 2015년 처음 시작했을 때 <동상이몽>은 ‘괜찮아 괜찮아’라는 후렴구 같은 제목을 더하고, 일반인들을 관찰카메라에 담았다. 같은 사안을 두 가지 서로 다른 시선으로 관찰함으로써 소통을 모색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였다. 하지만 이 콘셉트는 오래가지 못했다. 그 두 가지 관점을 보여주는 과정에서 자극적인 편집이 들어가면서 논란의 소지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2017년 다시 돌아온 <동상이몽2>는 ‘괜찮아 괜찮아’ 대신 ‘너는 내 운명’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그리고 일반인이 아닌 연예인부부를 출연시키고, 그들의 VCR 영상을 보며 스튜디오에서 이런 저런 토크를 더하는 방식을 취했다. 아마도 <미운우리새끼>의 성공으로 이를 부부 버전으로 풀어낸 듯 보였던 이 프로그램은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이야기가 주목을 끌면서 큰 화제가 되었다.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출산으로 빠지게 되면서 과연 <동상이몽2>의 인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겼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동상이몽2>는 그 후로도 소이현-인교진, 신다은-임성빈, 강경준-장신영 부부의 이야기로 계속 화제를 이어갔다. 물론 한때 10%를 넘기던 시청률은 이제 7%대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반응은 여전히 좋은 편이다. <동상이몽2>의 무엇이 이런 꾸준한 사랑을 받게 만든 걸까.



그 핵심은 실제 결혼생활을 비추는 관찰카메라라는 데 있다. 이미 관찰카메라는 예능의 새로운 트렌드로 들어와 있지만 실제 부부의 일상을 담는다는 건 여전히 특별한 느낌을 준다. 2017년 5월에 종영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나 역시 같은 해 9월에 시즌2를 종영한 <님과 함께>와는 차원이 다르다. 가상 부부를 포착하는 관찰카메라가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동상이몽2>는 실제 부부의 일상이다.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직접 나와 출산 이후 나왔던 우려 섞인 추측들에 대해 밝은 모습으로 많은 분들의 걱정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장면은 <동상이몽2>가 가진 특징을 잘 보여준다. 알콩달콩 살아가는 실제 모습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들이 아닌가. 그러니 출산 이후 나온 추측성 보도에 시청자들도 걱정과 응원의 목소리를 더했을 것이다. 실제 부부의 삶이 방송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이다.

강경준-장신영 부부가 학부모로 만나 친한 언니가 된 아들 친구의 엄마들과 즐거운 브런치를 갖는 모습도 너무나 일상적이다. 학원을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연예인이 아니라 여느 학부모처럼 보이는 이 부부의 집에 방과 후 갑자기 아들의 친구들이 들이닥치는 풍경도 너무나 자연스럽다. 당황스럽기는 해도 그런 왁자지껄한 모습이 사람 사는 모습 같다며 좋아하는 강경준이 더더욱 호감으로 다가오는 건 그 실제 상황이 드러내는 따뜻함 때문이다.



동생 결혼식장에서 나이 차가 좀 나는 동생을 마치 아들 장가보내는 아버지마냥 흐뭇하게 바라보다 눈물까지 흘리는 소이현-인교진 부부의 모습이나, 아들 결혼식에 아버지가 나와 축가를 부르는 명장면도 그렇다. 결혼식이 끝나고 양가 부모들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갑자기 아버지들의 자존심을 건 유쾌한 팔씨름 대결은 형님 동생 하는 그 스스럼없는 관계를 잘 드러낸다.

<동상이몽2>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거기 가상이 아닌 진짜 부부들의 실제 결혼생활이 등장하고, 그 안에서 다른 생각들 때문에 때론 갈등도 존재하지만 그걸 넘어서는 사랑의 알콩달콩함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물론 그런 생활이야 경제적 여건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여질 수 있는 판타지일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일까. 결혼이 쉽지 않은 요즘 같은 현실에 이 리얼 판타지가 주는 달콤함은 더더욱 크게 다가온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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