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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강제로 보금자리 처분한 이효리, 어쩌다 이 지경 이르렀나
기사입력 :[ 2018-07-15 15:32 ]


방송만 타면 망가지는 일상, 무엇이 문제일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이른바 ‘투어리즘 포비아’가 <효리네 민박>에도 닥쳤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가 살던 제주도 집에 관광객들이 몰려와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일으켜 어쩔 수 없이 그 집을 JTBC가 매입했다는 것이다.

JTBC의 이런 조치는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위해서도 또 방송 콘텐츠를 위해서도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보인다. 제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사생활은 보호받아 마땅하다. 그러니 이제 사적인 공간으로 살 수 없는 그 곳을 떠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당연하다. 게다가 JTBC 측이 밝힌 것처럼 제3자의 부지 매입은 자칫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효리네 민박>이라는 콘텐츠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

방송이 일상으로 들어오게 된 이른바 ‘관찰 카메라’ 시대에 이제 일상은 방송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금은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생각해보면 이건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과거 현장이란 방송의 중요한 소재이자 원천이었다. 어떤 현장을 잡느냐가 방송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리 주목되지 않았던 곳도 방송이 포착해 놓으면 이른바 ‘관광명소’가 되어버리는 형국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효리네 민박>을 찍었던 그들의 제주도 집을 떠나게 된 상황은 일상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방송의 힘이 어느 정도까지인가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처럼 보인다. 물론 <효리네 민박>의 경우에는 도가 지나친 면이 있다. 일부 몰지각한 관광객들은 그 곳이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거의 망각한 채 문을 두드리고 심지어 무단 침입까지 했다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해도 방송의 영향력은 이미 일상을 바꾸고 있다. 최근 북촌 한옥마을과 혜화동 이화 벽화마을에 벌어지고 있는 주민과 관광객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본래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이 곳에 이토록 많은 관광객들이 줄을 잇게 된 건 방송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1박2일>을 포함한 무수한 여행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 곳을 다녀간 후 국내는 물론 해외의 관광객들까지 그 곳을 찾고 있다. 심지어 관광버스가 관광객들을 단체로 내려놓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이러니 주민들의 일상은 파괴될 수밖에 없다. 문을 열어 놓고 이웃과 교류하며 살던 주민들은 이제 마구 집안 마당으로 들어오는 관광객들 때문에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다. 그 곳에서 장사를 하는 이들과 주민 간에도 갈등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다. 혜화동 이화 벽화마을은 주민들에 의해 벽화가 지워지고 있어 더 이상 벽화마을이라 불리기 어렵게 됐다. 역시 몰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심지어 공황장애를 겪는다는 주민들이니 그런 극단적인 선택이 당연히 이해가 된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제주도 집을 떠나게 된 상황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 집이 주목된 건 <효리네 민박>이 그만큼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효리네 민박>이 보여준 건 도시를 떠나 조용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이 아니었던가.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와 힐링이 되어주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이유로 화제가 된 그 집이 이제는 그들의 편안했던 일상을 파괴하게 되었다는 게 아닌가.

사실 이런 일은 이미 방송가에서 흔히 벌어지고 있던 일들이다. 이를테면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이 정선의 그 집을 유명하게 만들고 나서 관광객들이 줄을 이어 나중에는 방송에도 적지 않은 지장이 생긴 사례 같은 것이다. 방송이 특정한 유적지나 관광지를 찾아가기보다는 누군가의 일상으로 들어가 그 내밀한 묘미들을 관찰하게 된 건, 이제 대중들도 그런 시끌벅적한 관광지보다 그 곳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더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일상을 보여주고 나면 그 곳은 다시 관광지가 되어버리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관심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관광객들이 그 곳이 관광지가 아닌 일상의 삶의 공간이라는 걸 안다면 조심하고 주의해야 하는 게 예의다. 특히 효리네처럼 그 일상이 소중하게 다가왔다면 그 일상을 지켜줄 수 있는 마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타인의 일상을 찾아가기보다는 그런 삶을 내 일상 속에서도 작게나마 시도해보는 게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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