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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함을 탈피하려는 KBS의 귀여운 노력 ‘투 제니’
기사입력 :[ 2018-07-19 17:49 ]


‘투 제니’, 한번쯤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요즘, 시청률에 밀려 사라졌던 단막극이 부쩍 눈에 띈다. 아직 부활에 성공한 수준은 아니지만 공중파 3사 모두 관련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지난 5월 MBC는 <위대한 유혹자>와 <검법남녀> 편성 중간에 이유영, 김산호 주연의 4부작 단만극 <미치겠다 너 땜에>을 편성한 바 있고, SBS는 이종석과 신혜선을 내세운 2부작 단막극 <사의찬미>를 준비 중이다.

KBS도 지난 2주간 화요일 오후 11시 예능 타임에 단막극 <투 제니>를 선보였다. 세 편 모두 내용과 목표를 보면 그간 단막극을 작품성 있는 기획이나 기회 제공의 책무를 다하는 수단으로써 편성하던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더 이상 젊은 세대가 TV를 보지 않는 시대, 영화처럼 압도적인 규모의 블록버스터가 아니면 점점 주목받지 못하는 시장에서 단막극을 모바일 환경과 웹드라마의 문법과 접점이 있는 젊은 감수성을 가진 콘텐츠로 재발견 하는 중이다.



KBS가 야심차게 편성한 <투 제니>는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예능 PD가 만든 뮤직 드라마로, 첫사랑의 풋풋한 설렘을 음악에 담은 한여름 밤에 썩 잘 어울리는 청량한 청춘연가다. 무대공포증을 앓을 만큼 소심하고, 초등학교 동생에게 SNS를 배울 정도로 소통 욕구가 없는 모태 솔로 방구석 음악가 박정민(김성철)은 편의점 알바를 하고 방에서 홀로 작곡하며 지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생 시절부터 아무도 모르게 마음속으로만 짝사랑했던 같은 반 출신의 7년차 아이돌 연습생 권나라(정채연)와 편의점에서 만난다. 드라마는 7년 만에 다시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정민의 시선에서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 연애 초기의 두근두근한 심정을 담아낸다.

요즘 청춘 드라마답게 주인공들은 서로 가진 것이 별로 없다. 너드 분위기가 짙은 남자 주인공과 대비되는 밝고 예쁜 여자 주인공은 화려한 세계에 있는 듯 하지만 마찬가지로 터프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이들의 일상을 둘러싼 공기와 누구나 한 번쯤은 느꼈을 법한 첫사랑의 풋풋한 정서는 주요 모티브로 활용되는 달콤한 멜로디와 일상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인디 음악들을 통해 전달한다. 단순히 노랫말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뮤직 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작곡하는 과정과 그 이유부터 시작해 뮤직비디오처럼 가사를 자막으로 입혀서 노래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의 좁혀지는 감정의 거리만큼이나 시청자들도 노래에 애정을 갖게 한다.



‘요즘’을 담은 청춘 이야기답게 웹드라마처럼 클로즈업을 자유자재로 쓰고, 출연자의 시선을 따르는 카메라 앵글을 적극 활용해 감정을 보다 직관적으로 옮긴다. 화면 구성도 스피디하다. 시청자들의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풍경과 SNS나 1인 미디어 방송과 같은 친숙한 장치들과 함께 또래의 대중문화라 할 수 있는 인디 음악들을 적절히 활용해 첫사랑의 설렘과 일상성을 고조시킨다. 주인공의 감정에 따라 선곡되는 노랫말과 멜로디는 시청자의 감성과 동기화된다. 얼핏 보면 KBS에서 제작한 드라마인지 모를 정도다. 실제로 타이틀 화면에서부터 KBS로고 대신 낯선 서체로 KBS의 작품임을 알린다.

그런데 요즘 20대 청춘들이 공감할만한 일상의 단면을 도화지로 삼아 첫사랑의 설렘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훌륭하지만, 순도 100%의 너드 주인공과 퀸카 여주인공이라는 설정의 진부함과 둘 사이의 가까워지는 관계, 독특한 주변인들이 풀어내는 방식의 익숙함이 다소 아쉽다. 무조건적으로 아들을 지지를 하는 엄마 박미선, 연극적이다 싶을 정도로 진지한 양익준, 너드 위의 너드 조정치 등 주변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더 들어야 이해를 할 것 같은데, 짧은 시간에 완결 시키려다보니 다소 튀는 감도 없잖아 있다.



풋풋한 사랑의 감정을 다루는 덴 성공했지만 이를 쫄깃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는 부족했다. 순정만화처럼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버무려지지 못한 완만한 러브스토리가 필 듯 필 듯 영글다만 꽃봉오리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투 제니>는 또래들을 위한 ‘청춘 스케치’를 보는 듯하지만, 아쉽게도 <불타는 청춘> 등에 밀려 1%대 중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뮤직 드라마 <투 제니>는 새로운 양식의 작법과, 보다 낮아진 구체화된 시청 타겟층의 형성이란 단막극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만한 시도다. 요즘 친구들의 음악과 감수성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분명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될 필요가 있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콘텐츠인데 결과가 다소 아쉽다. 혹시 아직 시청을 고민 중이라면 한여름 밤에 어울리는 달콤한 사랑 노래를 청해보길 권한다. <투 제니>는 <4월 이야기>의 마츠 다카코처럼 정채연의 싱그러운 미소만으로도 한번쯤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올해의 청춘 드라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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