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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경양식집과 극명히 대비된 꼬마김밥집, 뭐가 달랐기에
기사입력 :[ 2018-07-28 14:15 ]


‘골목식당’, 실력보다 더 중요한 요식업의 자세

[엔터미디어=정덕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뚝섬편에 이어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찾아간 곳은 인천 신포시장의 청년몰이었다. 시가 나서서 청년 창업을 지원하며 마련된 곳이었지만, 좋은 취지와는 달리 생각보다 장사가 잘 안돼 상권이 생기지 않은 곳. 백종원은 이 곳이 어쩌면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 가장 잘 맞는 곳일 거라 말하기도 했다. 열정에 넘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지난 편 첫 회부터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음식점의 실태를 맞닥뜨렸던 터라, 이번 편 첫 회는 어떨까 싶었는데, 의외로 훨씬 분위기는 좋았다. 첫 번째로 백종원이 방문한 예비장모와 예비사위가 운영하는 텐돈집은 일단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대충 그 집의 공력이 느껴졌다. 튀기는 기름을 식용유에 참기름을 섞어 쓴다며 일본에서는 참기름을 써서 더 고소하다고 말하는 젊은 사장에게서는 그 메뉴를 내놓기 위해 했던 노력들이 묻어났다.



조리과정 역시 능숙했다. 스페셜 텐돈에 들어가는 튀김들을 하나하나 튀기는 모습에서 남다른 능숙함이 느껴졌다. 그걸 슬쩍 엿보는 백종원은 이미 어느 정도는 먹어보지 않아도 그 맛을 가늠한 듯 했다. 그리고 음식을 먹어본 백종원은 맛 평가가 아니라 ‘먹방’을 하듯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굳이 흠이라고 잡자면 매일 매일 공수해와 그 때 그 때 잡아줘야 잡내가 사라진다는 붕장어 정도. 조리실의 위생상태 역시 완벽한 합격점이었다.

흥미로운 건 백종원의 이야기를 듣는 젊은 사장님의 태도였다. 그는 잔뜩 긴장하면서 그 이야기를 들으며 칭찬을 받으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께 앉아 그 이야기를 들은 예비 장모는 갑자기 눈물까지 흘렸다. 그간 예비 사위가 해온 노력과 그 노력을 알아봐준 백종원에 대한 고마움들이 교차되었을 게다. 무엇보다 특기할만한 건 붕장어에 대해 백종원이 지적할 때, 이 젊은 사장은 그것 역시 자신이 고민해왔던 것이라고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워낙 준비가 잘된 텐돈집은 그렇다 치지만, 백종원이 찾아간 3년차 꿀 떨어지는 신혼부부가 한다는 ‘꼬마김밥’집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의외의 지점에서 시청자들을 감동시켰다. 여러 종류의 김밥을 맛본 백종원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고 혹평을 내놓고 김밥에 개성이 없다고 비판했지만, 이집 사장님은 노트를 꺼내놓고 그 이야기 하나하나를 받아 적고 있었다. 평소부터 백종원의 팬이었다는 사장님은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들을 일일이 보며 한 노트 여러 권을 보물처럼 가방에 챙기고 다녔다.

부족한 점이 많아 여러 지적을 받았지만, 사장님은 행복해했다. 문제를 “같이” 해결해가자는 그 말 한 마디에 “되게 좋았다”고 그는 말했다. 지적을 많이 받아 억울하냐는 질문에도 그는 단호히 “없다”며 “다 맞는 말씀”이라고 수긍했다. 아직 솔루션이 제공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느껴지는 건 이 집이 앞으로 잘 될 거라는 예감이다.



물론 호평만 이어진 건 아니었다. 남달리 외모에 신경을 쓰는 타코야키집 사장은 가장 큰 혹평을 받았다. 문어가 아닌 가짜 문어가 들어갔다는 사실부터 백종원의 혹평이 이어지더니, 반죽의 비율을 직접 했다고 했던 것도 알고 보니 지인에게 배웠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가게의 위생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 달 정도 된 가게였지만 냉장고에는 성에가 가득했고 식재료도 신선하지 않았다. 자신의 외모를 신경 쓰는 만큼 가게를 신경 쓰지 않은 티가 역력했다. 백종원은 아마도 그런 장사의 기본적인 태도가 마음에 걸렸을 게다. 백종원의 맛 평가가 끝나고 가게로 돌아온 사장은 그러나 무엇이 잘못됐는지 잘 모르는 눈치였다. 자신이 먹어본 바로는 맛있다는 것.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이제 여러 곳의 여러 음식점들을 보여줘서 그런지 똑같은 음식을 해도 어디는 잘되고 어디는 잘 안되는지를 시청자들도 이제 어느 정도는 간파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사장님의 면면만 들여다봐도 어느 정도는 드러나는 일이었다. 무엇보다 타인의 조언을 들을 줄 아는 자세는 음식점들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뚝섬 경양식집을 보며 제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줘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 알게 된 시청자들은 이제 문제들이 많아도 그걸 꾹꾹 받아 적는 꼬마김밥 사장님을 보며 어디가 더 가능성이 있는가를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음식점을 하는 사람의 자세라는 것.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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