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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김재욱·박세미 하차, 악마의 편집만 탓할 수 없는 이유
기사입력 :[ 2018-08-09 11:42 ]


‘며느리’ 중도하차 김재욱네, 악마의 편집인가 설정의 후폭풍인가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결국은 김재욱과 박세미가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하차했고, 그 심경을 SNS를 통해 토로했다. 김재욱은 방송이 자신들을 “악랄한 집안”으로 만들었다며 방송 내내 지탄받았던 그 상황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비혼장려 프로그램. 암 유발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그것이 다 “우리 집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방송이 그런 편집을 했기 때문이지 실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아직도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한 채 종속적으로 살아가는 듯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매번 그의 집을 찾아오는 어머님도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1년 365일 문을 여는 미용실 때문에 1년에 한 번도 잘 오지 않는다는 것. 전화 역시 자신이 바쁠까봐 안한다고 했다. 논란이 일었던 아버지의 자연분만 권유에 대해서도 이미 방송 섭외 전부터 제왕절개가 확정되어 있었다고 했다. 결국 방송이 악의적으로 편집해 자신들의 집안을 ‘이상하게’ 만들었다는 것.

김재욱의 아내인 박세미 역시 남긴 글을 통해 자신이 ‘부족한 며느리’라며 시부모는 실상 완벽한 아버님, 어머님이라고 했다. 오히려 촬영시기에 맞춰 매주 아들 집을 방문하는 수고를 끼쳤다고 했으며, 자신은 “일 년에 한 번도 초대해 식사대접도 못 해 드리는 불량 중에도 최고 불량 며느리”라고 했다. 또 김재욱 역시 완벽한 아빠이자 완벽한 남편이라며 방송 내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사실 그간의 방송 내용들을 보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토로일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물론 시댁의 이상함을 드러내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갖고 있어 어느 가족도 ‘불편한 지점’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김재욱네 가족은 단 한 번도 편안함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호의를 가지고 한 말 한 마디조차도 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던가. 게다가 방송에서 박세미가 시댁과의 특정한 상황 속에서 보이는 모습들은 한숨을 쉬거나 자신이 참아야 하는 상황들을 드러내는 것들이었다.

이를 테면 복날에 삼계탕을 먹으러 계곡에 가려할 때 하필이면 어머니가 전화를 해 내려와 삼계탕을 같이 해먹자고 말하고, 결국 그게 걸려 시댁을 가게 된 박세미가 그 곳에서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을 맞이하는 그런 장면들이 그렇다. 거기서 박세미는 불편한 마음을 실제로 김재욱에게 토로하기도 했다. 복날에 찾아오라는 걸 중복에 찾아가겠다고 하며 ‘철벽수비’ 했다 말하는 김재욱에게 “철벽수비가 중복이나 말복 때 간다는 거냐”고 말하기도 했던 것.



즉 김재욱과 박세미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제작진이 편집을 통해 적절한 선을 만들어주길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박세미가 말했듯 방송 콘셉트가 ‘고부갈등’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만들어지기도’ 하겠지만 지금 같은 엄청난 후폭풍을 맞게 될지는 몰랐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건 관찰카메라의 속성을 너무나 안이하게 보고 접근한 면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것이 그토록 왜곡된 것으로 비춰질 지도 모르는 것이었다면, 애초부터 특정한 설정이 아니라 진짜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재욱과 박세미 부부의 입장이 이해가지 않는 건 아니고 또 제작진이 좀 과하게 한 부분을 몰아세운 면이 분명히 있다 여겨지지만, 동시에 그런 상황들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건 본인들의 과실 역시 적지 않다고 생각된다. 김재욱과 박세미 부부가 주장하는 악마의 편집은 그래서 그들의 ‘설정 방송’을 자인하는 것이 되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진짜로 불편하고 이상한 가족이 되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 김재욱네 가족이 유독 불편한 집이 되어버린 건 그래서 김재욱네 가족과 제작진 모두가 만들어낸 공동의 결과다. 제작진은 방송 프로그램에 걸맞게 조금은 과도하게 불편한 지점들을 끄집어내 편집한 면이 분명 존재했고, 김재욱네 가족은 일정한 설정 방송을 통해 그 빌미를 제공한 면이 있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관찰카메라라는 형식이 지금껏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우리네 시댁의 문제들을 찾아냄으로써 어떤 사회적 변화를 도모하는 좋은 기획의도를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그 기획의도가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방송이 취해야 하는 어떤 균형감각 또한 요구될 수밖에 없다. 결국 여기 등장하는 출연자들이 없다면 방송은 계속 유지될 수가 없게 된다. ‘이상한’ 부분만 강조해 자극적인 부분만 꺼내놓을 게 아니라, 그러면서도 가족이기에 그 문제들을 화해하고 풀어낼 수 있는 소통의 과정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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