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확 잡은 ‘짠내투어’,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일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여행 예능과 대세 캐릭터의 유행에 빚을 지고 시작했던 tvN 예능 <짠내투어>가 롱런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여행과 먹방과 가족을 벗어난 예능을 찾기란 어렵고, <짠내투어>도 이런 시류 속에서 나타났지만 지난달 한국소비자포럼이 주최하는 ‘2018년 올해의 브랜드 대상’ 여행 예능 부문을 수상하고, 시청률도 최근 두어 달간 3%대 후반에 머물 정도로 더욱 성장했다.

<짠내투어>가 올해의 브랜드상을 수상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재미나 웃음 때문만은 아니다. 스몰럭셔리의 가성비를 콘셉트로 삼아 출연자가 직접 여행 루트를 짜고, 함께 여행하는 동료들에게 평가를 받는 설정 덕분에 접근 가능한 여행지에 경험해봄직한 코스와 먹거리로 평범한 시청자들의 실제 여행 계획에 참고할 수 있는 질 좋은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의 현지 먹거리와 즐길거리 제시하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휴가를 떠날 때 유용한 접근 가능한 체험과 정도를 내세운 ‘관광형’ 여행 예능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여정을 지켜보기가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허경환과 문세윤 등이 전격 합류하면서 캐릭터쇼의 재미가 더욱 본격적으로 붙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짠내투어>가 자신의 메인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박명수는 기존의 솔직하고 짜증 많은 캐릭터에다 어른스러움을 더했고, 박나래는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가장 알찬 여행코스를 늘 선보이면서 모든 출연진들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정준영은 가장 즉흥적인 운영으로 여행을 이끌지만 운도 좋으면서 해외 경험과 언어 능력 덕에 대체로 원활하게 잘 해내고, 최근 합류한 문세윤는 구박에 당황하는 초짜 가이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

여기에 반고정 게스트로 인턴으로써 활약하던 허경환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면서 박명수와 박나래 사이에서 딴죽을 거는 포지션을 정규화 했고, 또래 코미디언으로 기존 출연자들과 관계가 풍부한 문세윤은 고정으로 들어오자마자 처음부터 무척 잘 어울리며 초보 가이드 특유의 좌충우돌 위기일발 여행의 재미를 선사했다.



단순히 캐릭터들이 갖춰져서 잘 나간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갖고 여행에 임하게 됐다는 점이 더욱 큰 매력이다. 출연자들이 적절히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면서 이전에 3명의 고정멤버들이 설계를 나눠 맡던 과부하를 어느 정도 해소했고, 기존 출연자들의 관록은 구심력을 형성해 게스트들의 흥을 이끈다. 김생민의 짠돌이 캐릭터에서 발화한 기획이지만 오히려 그가 낙마한 후 더 큰 인기를 누리는 이유다.

그런 결과 승리와 세정과 조세호가 게스트로 합류한 이번 중국 셔먼 여행도 그렇고, 절친 특집으로 진행된 베트남 하노이 여행에서도 그랬듯이, 그 어떤 게스트가 와도 이질감 없이 섞이고, 식당이나 버스에 둘러앉아 나누는 토크만으로도 재미를 뽑아낼 수 있는 쇼가 됐다.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하고, 중간에 평가 미션을 세세하게 가미하는 등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안정적으로 캐릭터가 분배된 가운데 점점 다 살갑게 다가붙는 멤버들의 친밀도 향상은 앞으로 <짠내투어>가 <배틀트립>과는 다른 캐릭터쇼를 기반으로 삼는 예능의 형태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의 공감대에서 출발해 우리네 청춘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는 옥탑방, 월세 원룸의 모습부터 선망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스타의 부유한 일상까지 선보였다. 그러나 자리를 잡고 대박을 터트린 것은 결국 함께하는 캐릭터쇼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부터다. <짠내투어>도 마찬가지다. 잘 다져온 기존 멤버들의 조화와 향상된 여행 가이드 능력을 바탕으로 기본은 여행 예능이지만 각자 다른 모습을 한 이들이 하나의 팀, 가족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이야기가 다음 여행으로, 다음 여행지로 이어진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다음 주를 기대하게 한다. 따라서 에너지가 올라오고 있는 적절한 시점에 새 멤버 투입과 절친 특집은 <짠내투어>의 혈을 뚫어준 한 수였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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