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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야 뜬다’, 멤버 전원 물갈이를 지지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8-08-20 13:41 ]


새로운 ‘뭉쳐야 뜬다’에 대한 기대와 우려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여행 예능 붐 형성에 일조했던 JTBC <뭉쳐야 뜬다>가 2년여 만에 출연진을 전면 교체하고 여행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지난 주말, 중년의 네 가장 대신 양희은, 서민정, 홍진영, 이상화가 함께한 여름 스페셜편은 개편의 징검다리다. 여행 인구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고, 자유여행이 대세인 시대에 뜬금없이 나타난 패키지여행으로 전 세계를 누비던 아저씨들의 여정은 이제 추억으로 남게 됐다.

<뭉쳐야 뜬다>가 처음 시작할 때 두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그 당시도 여행 예능이 대세였지만 가라는 대로 가고, 보라는 대로 보는 패키지여행은 없었다. 방송을 ‘만들어야 하는’ 연예인들이 일반 관광객과 섞여 가이드의 통솔 하에 수동적으로 다니는 여행은 기획만으로도 신선했다. 두 번째는 멤버 구성이었다. 우여곡절이 있었던 김용만과 정형돈의 방송 복귀작이자, 이 둘과는 물론이고, 서로도 돈독한 안정환과 김성주까지 중년 가장들로 이뤄졌다. 이들은 첫 여행 첫날밤 호텔 방에 조촐하게 둘러앉아 작은 일탈을 즐긴다는 설렘에 즐거워했다. 그리고 아저씨답게 관찰형 예능, 리얼 버라이어티의 문법과는 정반대로 이미 정해진 일정과 가이드의 통솔에 따르는 여행(방송)에 금세 적응했다. 피로와 심적 부담 등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패키지여행의 장점인 편리함을 예능의 재미로 승화시켰다.



여행기의 주인공이 아니라 패키지 팀의 멤버로 입장이 축소된 출연자들은 스스로 연예인처럼 굴지 말라는 농담부터 시작해 한 무리의 중년 꾸러기가 되어 패키지 팀에 흡수됐다. 그저 따라다니며 느끼고 즐기기만 하면 되니 멤버들은 서로의 관계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다.

깔끔하고 규칙적인 안정환과 그 대척점에 있는 정형돈과 아래위 모두 격의 없이 지내는 좋은 사람의 전형을 보여준 수더분한 맏형 김용만, 그리고 월드컵을 준비하며 꽤 오랜 기간 함께 합숙했던 안정환과 김성주의 끈끈한 관계가 <뭉쳐야 뜬다>를 통해 더욱 돈독해지면서 캐릭터 형성은 물론 서로를 위하는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여기에 패키지여행을 엿볼 수 있다는 색다른 볼거리와 함께 패키지여행으로 만난 인연과 그들의 사연을 통해 따뜻한 정서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스물네 번의 여행을 함께하면서 부제인 ‘패키지로 세계투어’를 어느 정도 완성했다. 그들이 세계 전역에 발 도장을 찍는 사이 패키지여행에 적응하는 에피소드는 당연히 점점 약해졌고, 패키지여행을 즐기는 색다른 즐거움과 볼거리는 익숙해진 지 오래다. 패키지여행의 특성인 먹고, 체험하고 사진 찍는 철저한 패턴과 루틴은 어느새 특색에서 식상함으로 바뀌었다. 게스트들에게 패키지여행 선배로 으스대고, 절벽 걷기나 페어글라이딩 등의 체험을 할 때 무서워하거나 방 배정을 놓고 게임을 하는 데서 웃음을 찾는 상황의 반복이다.



물론, 지난번 <비정상회담> 멤버들의 어머니를 초청해 우리나라 관광을 했던 어버이날 특집처럼 색다른 별미와 훈훈함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캐나다 편 정도까지 느껴지던 여행을 떠나는 설렘이나 함께 어울리며 느껴지는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는 최근 몇 달간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모처럼의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처럼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이라기보다 마치 당연하게 여행을 다니는 직업을 가진 이들 같았다.

그러면서 점점 더 게스트 없이는 방송 분량 확보가 불가하게 됐다. 최근 중국 허난성 편에 출연해 원맨쇼를 펼친 조세호나 <알쓸신잡3>의 예고 같던 유시민 작가와 함께한 대마도 여행을 지켜보면 게스트가 이끌고 출연진이 묻혀가는 형국의 전형이다. 출연자 중 일부는 일반인 팀원과 관계 맺기에도 소극적이어서 점점 방송출연자와 일반인 팀원 사이는 물과 기름처럼 분리돼 연예인과 함께 가는 여행, 일반인 사이에 섞인 연예인이란 특수한 환경은 별다른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편성까지 일요일 심야 시간으로 옮기면서 시청자들의 관심도 한 걸음 더 멀어져갔다. 방송가의 치트 키로 불리는 유시민을 전격 캐스팅했지만 시청률은 어느새 1%대로 곤두박질쳤다. 유시민을 기용해 기대만큼의 성적이 안 나온 유일한 방송이다.



<뭉쳐야 뜬다>의 장점은 패키지여행을 떠난 40대 가장이란 여행예능의 틈새였다. 여행 예능이 추구하는 로망이나 최근 트렌드인 정보제공 차원에서 떨어지고, 출연진도 핫하다고 볼 수 없는 구성이다. 그러나 친숙하고 천진한 아재들이 주는 푸근함과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패키지여행 자체가 일종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운 감정을 만들어내며 한때 6%대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과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러나 진정 휴식을 취하는 것 같던 들뜬 분위기는 늘 떠나는 일상이 되면서 가라앉았다. 지난 2년 사이 중년 아재들에 대한 관심은 젠더 감수성이 발달한 요즘 어느새 옛 이야기로 밀려났고, 투어 가이드처럼 여행이 일이 되고 말았다. 로망을 품게 하거나 정보전달이 특징인 것도 아닌데 스토리텔링 또한 반복됐다. 패키지상품은 시즌마다 일정 부분 리뉴얼된다. 2년을 한 가지 상품으로 지속한 <뭉쳐야 뜬다>는 리뉴얼이 아니라 새로운 여행상품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9월까지는 기존 촬영분을 방송하고 10월부터 박준형, 은지원, 성훈, 유선호가 출연하는 <뭉쳐야 뜬다> 시즌2가 방송된다. 패키지여행을 리얼하게 따르면서 재미도 보고 한계도 느낀 시즌1을 경험한 만큼 기존의 패키지여행에서 형식적으로 업그레이드 된 볼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패키지여행이 문제일까, 매너리즘이 문제였을까. 그 답을 10월이면 들을 수 있을 듯하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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