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 신정환 출연, 어째서 후폭풍 만만찮을까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대중들이 제 아무리 지적을 하고 비판을 해도 개의치 않겠다는 뜻인가.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이른바 룰라 특집을 기획하며 이상민, 김지현, 채리나와 더불어 신정환을 출연시킨다는 이야기에 대중들의 만만찮은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신정환은 이미 지난해 9월 Mnet에서 방영된 <프로젝트S:악마의 재능기부>를 통해 7년 만에 대중 앞에 선 바 있다. 당시 신정환은 탁재훈과 함께 컨추리꼬꼬 시절의 초심을 다잡는다는 명분으로 대중들 앞에 섰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평균 시청률 0.4%가 그 성적표다.

과거 카지노 불법 도박을 두 차례나 저질러 물의를 일으켰지만 그보다 더 대중들이 공분했던 건 댕기열이라는 거짓말로 일으켰던 물의였다. 물론 그 후로 7년 간이 자숙했으니 대중들이 원한다면 방송에 나오는 게 큰 문제는 아닐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 반응은 <프로젝트S>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탁재훈도 마찬가지지만, 신정환처럼 개인기나 말재주를 ‘악마의 재능’으로 여기던 시대는 지나가버렸다. 그러니 논란이 여전히 남아 만들어내는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지금은 유효기간이 지나버린 재능이 그다지 효용가치가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아는 형님>이 룰라 특집이라고 기치를 내걸었지만 사실상 이 특집에서 가장 주목받을 인물은 신정환일 수밖에 없다. 어째서 <아는 형님>은 여전히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대중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인물을 굳이 출연시키려 한 것일까. 그것도 과거 같은 말재주가 주는 재능의 효용가치도 사라져버린 지금 같은 시점에.



이 점은 <아는 형님>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사실 <아는 형님>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구시대적인 면을 갖고 있다. 강호동, 이수근, 서장훈, 민경훈, 이상민 같은 아재들이 걸 그룹을 초대해놓고 벌이는 짓궂은 농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심지어 ‘여혐 논란’까지 불러일으킨 바 있다. 스튜디오 형식에 옛 캐릭터쇼를 구성해놓고 자극적인 웃음에 집중하는 방식. 이미 10여 년 전에나 했을 법한 형식 그대로다.

당시의 예능의 성공방정식을 따르는 것도 똑같다. 이른바 지명도 있는 MC들을 세워놓고 ‘될 때까지’ 다양한 방식들을 시도하는 것이 그렇다. 사실 방송사에서 마음먹고 될 때까지 민다면 어느 정도의 성공은 떼놓은 당상이다. 그래서 성공했다 이야기하지만 그건 알고 보면 한두 번의 파일럿에 목을 걸고 노력해도 단번에 정규에서 밀려버리곤 하는 타 프로그램들과 비교해보면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아는 형님>이 가진 구시대적 습성으로서 가장 큰 건, 사적으로나 혹은 회사의 차원에서 아는 지인들을 출연자와 게스트로 끼워 넣는 방식이다. 같은 소속사인 강호동과 이수근이 김희철과 함께 하는 것이나, 이상민을 끼워 신정환을 포함한 룰라 특집을 기획하는 것이나 모두 구시대적 발상이다. 물론 이상민은 SNS를 통해 자신이 이번 신정환 출연을 추천한 게 아니라며 해명을 했지만.

<아는 형님>은 이전에도 그랬지만 논란이 나와도 그냥 지나치면 된다는 식으로 이번 또한 넘어가려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구시대적 형식에 구시대적 섭외 방식 여기에 구시대적 소통방식까지 드러낸다면 그 후폭풍은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함께 출연하는 출연자들 나아가 JTBC 예능 일궈온 이미지에까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net,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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