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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제이-류화영 진흙탕 싸움, 공적인 사안으로 봐야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18-08-25 15:24 ]


엘제이의 리벤지인가, 류화영의 코스프레인가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엘제이의 리벤지인가, 류화영의 피해자 코스프레인가. 시작은 엘제이의 일방적인 사진 공개로부터 비롯됐다. 그건 이 사안을 두고 벌어진 엘제이와 류화영의 진실공방이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잘못된 일이다. 타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담은 사진을 SNS에 공개한다는 건 분명한 사생활 침해이고, 나아가 ‘리벤지’의 성격을 가진 SNS 폭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이러한 사진 공개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엘제이의 행동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엘제이는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들에 대해 무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너네들이 우습게 봐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추억을 간직하는 게 잘못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제 여자친구랑 여행 간 게 잘못인가요”라거나 “이하늘 형님 보고 용기를 얻습니다. 전 형님보다 한 살 어립니다” 같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추억을 간직’하는 일이 어째서 두 사람만의 사적인 관계를 찍은 사진들을 공개하는 일이 될까. 이런 일들은 사실 연예인처럼 특수한 위치에 있는 이들만이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일종의 데이트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사진 속 다정했던 모습처럼 서로 좋은 관계였을 때는 이런 사적인 사진들이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을 게다. 하지만 관계가 틀어지고 나서 공적으로 폭로되는 사진의 의미는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대중들의 반응 때문이었을까. 류화영은 한 매체에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으며, 엘제이와의 관계를 전면 부정했다. 약 1년 전부터 ‘친한 여동생’ 정도의 관계로 엘제이를 알고 지냈으며, 최근 두 달 전 쯤 보다 신중히 서로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나, 금세 그의 폭력성과 집착이 드러나 일주일만에 지인으로 남기로 했다는 것이었다. 이 입장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류화영은 엘제이의 폭력성향과 협박을 폭로했다. 그는 이 문제를 ‘데이트 폭력’이라고 분명히 했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류화영의 폭로에 대해 엘제이 역시 반박하고 나섰다. 그것이 전부 거짓말이라며 그 증거들을 제시했다. 그것은 또 다른 폭로일 수 있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한 유일한 방책처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그가 내놓은 증거들은 두 사람의 관계가 그저 ‘잠깐 알고 지냈던 사이’ 정도로 보이지는 않았다. ‘가택침입’이나 ‘데이트 폭력’ 같은 자극적인 표현들이 있었지만, 엘제이는 서로 집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었고, 그 집에서 청소 빨래까지 다 해줬다는 메신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물론 최초 사진 공개는 분명한 엘제이의 잘못이라고 여겨졌고, 그래서 초기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집중되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류화영의 폭로와 거기에 대한 엘제이의 재차 반박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류화영 역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나고 있다. 엘제이가 내놓은 일련의 증거들이 류화영의 진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남녀 관계라는 것이 당사자들이 아니면 그 속사정을 알기는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 사적인 관계의 사안들은 그들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일 수 있다. 그러니 이러한 공적인 장을 통한 공개와 진실공방은 괜한 피로감만 낳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엘제이-류화영의 진흙탕 싸움은 점점 공적인 사안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최근 들어 민감해진 ‘성폭력’ 사안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이 그 안에 교차되고 있어서다.

첫 번째 시선으로서 ‘데이트 폭력’이 어떤 것인가를 이번 사안이 말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엘제이는 사진 공개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간직’하는 일처럼 말했지만, 그건 분명한 폭력이 될 수 있다. 사랑했던 만큼 이별에 대한 아픔이 남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상대방의 사진을 동의 없이 공개한다는 것이 용인될 수는 없다.

두 번째 시선은 거짓말에 관련된 부분이다. 이번 사안에서 사진 공개가 데이트 폭력에 해당되고 그래서 잘못된 일이라는 건 이미 대중들이 모두 공감하는 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류화영이 폭로한 이야기들은 엘제이의 반박 증거들과 배치되는 면이 많았다. 만일 류화영이 했던 ‘가택침입’이나 ‘폭력성’ 같은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부분은 ‘데이트 폭력’이라는 민감한 사안을 오히려 활용한 측면으로 비춰질 수 있다. 정당한 대응이라도 그 과정이나 방법이 잘못됐다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안이 보다 명백하게 무엇이 진실인가가 밝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당히 누가 피해자이고 누가 가해자인가를 익숙한 프레임을 씌워 여론대결로 가는 건 자칫 또 다른 비슷한 사안들에 대한 전례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론공방이나 진흙탕 싸움이 아닌 좀 더 차분하게 사안들을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이매진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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