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완성된 ‘거기가 어딘데’ 시즌2로 빨리 돌아오길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예능 <거기가 어딘데??>가 시즌 종영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오만의 사막과 스코트랜드 스카이섬의 습지를 간 시즌1으로 <거기가 어딘데>는 이미 그 새로운 세계를 열었고, 어느 정도는 완성한 면이 있다. 그러니 그 구성으로 또 다른 낯선 곳으로의 탐험을 기대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거기가 어딘데>가 갖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는 먼저 그 소재의 확장을 빼놓을 수 없다. 여행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니 해외의 어떤 지역이든 카메라가 들어가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심지어 정글까지 찾아들어가는 상황이 아닌가. <거기가 어딘데>가 시도한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은 그런 점에서는 과거 교양 프로그램들의 전유물처럼 여기던 공간을 예능 또한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확장시킨 면이 있다.



사막이라고 하면 막연히 끊임없이 펼쳐지는 모래만이 있어 그 스토리가 단순할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들어가 보니 거기에는 또 다른 스토리들이 무궁무진했다. 50도까지 작열하는 태양 속에서 그나마 햇볕을 피하며 갈 수 있는 나무들을 중심으로 루트를 개척해가며 가는 과정은 흥미진진했고, 걷고 또 걷는 그 단순한 풍경 속에서도 저마다 갖게 되는 소회와 느낌들이 있어 생각할 여지를 더 많이 주었다. 특히 우리에게 물 한 모금, 맥주 한 캔처럼 너무나 흔해 별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새삼스레 소중한 행복이라는 걸 실감하게 해주는 면도 있었다.

중요한 건 <거기가 어딘데>의 인물 구성이 거의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저마다의 캐릭터가 살아났다는 점이다. 오만편에서부터 대장 역할을 톡톡히 한 지진희는 <거기가 어딘데>만이 갖는 ‘탐험 예능’의 색깔을 만들어내는 인물이다. 실제로 탐험을 즐기고, 동료들을 챙기며,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깊은 감명을 주었다.



조세호는 자칫 고행이 될 수 있는 탐험 예능에 ‘웃음’이 가진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 보여준 인물로, <거기가 어딘데>가 교양 프로그램이 아닌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색깔을 더해준 인물이다. 자신 역시 힘겨운 도전이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함께 하는 이들에게 웃음을 주려 노력했다. 그 웃음이 있어 고행은 즐거운 도전이 될 수 있었다.

배정남은 오지에서도 낭만을 찾는 인물로서 조금 현실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즐기려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조세호와 합을 맞춰 개그 듀오가 된 그는 ‘의욕’과 ‘현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탐험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그는 충실하게 수행했다.



마지막으로 차태현은 ‘보통의 기준점’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오지 탐험이 문제가 아니라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이동하는 것 자체가 도전으로 다가올 정도였던 그는 이번 탐험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는 기회를 얻었다. 그 보통의 기준점이 있어 시청자들은 그 곳이 오지라는 걸 실감하게 되고 그걸 넘어서는 모습에 감동 같은 걸 느낄 수 있게 된다.

탐험예능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었고, 거기에 인물 구성까지 완성된 상황이니 이제 좀 더 새로운 세계로의 탐험을 떠날 일만 남았다. 물론 탐험이라는 특성이 ‘한계상황’과 ‘안전’ 사이의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 중요한 숙제를 남기고 있지만, 바로 그런 경계들이 예능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도 사실이다. 교양과 예능의 경계 사이에 뛰어들어 탐험예능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듯이. 그 의미 깊었고 재미있었던 기억들이 지속될 수 있게 어서 시즌2로 돌아오길...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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