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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에 이어 ‘오늘의 탐정’까지, 귀신 이야기 통하려면
기사입력 :[ 2018-09-06 17:24 ]


KBS 드라마, 호러에 더한 멜로, 탐정물의 가능성

[엔터미디어=정덕현] KBS 드라마가 호러와 손을 잡았다?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는 호러가 더해진 멜로라면, 새로 시작한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은 호러가 더해진 탐정물이다. 두 드라마 모두 귀신이 등장하고, 현실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진다. 그래서 소름이 돋지만, 그 소름은 이들 드라마가 가진 본래의 장르라고 할 수 있는 멜로와 스릴러를 더 강화시키기 위한 장치처럼 활용된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이미 <오싹한 연애> 같은 영화에서 시도했던 것처럼, 멜로가 주는 달달함과 공포가 주는 긴장감을 더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물론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건 코미디다. 여름에 흔히 소재가 되곤 하던 ‘귀신의 집’에 들어가 놀라서 호들갑을 떠는 인물들을 보며 빵빵 터지는 웃음을 떠올려 본다면 공포가 어떻게 멜로와 엮이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게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는 멜로와 코미디의 결합 역시.



하지만 <러블리 호러블리>는 그 이질적 장르의 접합이 다소 매끄럽지 못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장르의 변주가 복잡하다. 전개는 그렇지만 이야기의 얼개는 간단한 편이다. 유필립(박시후)과 오을순(송지효)이 운명으로 엮어져 있어 한 사람이 행운을 갖게 되면 다른 한 사람은 불운을 겪게 된다는 설정이다. 오을순의 부적같은 목걸이가 유필립에게 가게 되어 그는 불운한 삶을 살아오지만, 다시 그 부적이 오을순에게 돌아오자 이제는 계속해서 위험에 빠지게 되는 유필립의 불운이 자신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오을순의 이야기가 반복되어 전개된다.

다소 단순해보이지만, 이 단순한 이야기는 조금 곱씹어볼 만한 면이 있다. 우리가 겪는 많은 행운과 불운이 사실은 하나로 엮어져 있어, 누군가의 행운이 누군가의 불운이 된다는 건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이 많이 가질수록 가난한 이들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현실 아닌가. 그 운을 조금씩 나눠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 아마도 <러블리 호러블리>는 호러 장르를 더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로 시작한 <오늘의 탐정>은 첫 회에 어린이집에서 사라진 아이들을 찾는 사건을 소재로 다뤘다. 흥신소가 아니라 탐정이라고 주장하는 이다일(최다니엘)이 의뢰를 맡게 된 이 사건은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찬미(미람)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무엇 때문인지 몰라도 찬미를 뒤에서 조종하는 건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 듯 보이는 선우혜(이지아)라는 의문의 존재다. 가까스로 아이 둘을 구하지만 정작 의뢰인의 아이를 찾으려다 그는 찬미가 휘두른 망치에 가격을 당하고 쓰러진다. 그리고 파묻힌 땅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다.

<오늘의 탐정> 역시 이야기 전개는 생각보다 촘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찬미가 범인이라는 사실이 일찌감치 드러났고, 그 뒤에 그를 조종하는 선우혜가 있다는 사실 또한 그리 놀랍지는 않다. 그래서 스릴러로서 보면 귀신같은 존재가 등장하고 아이들이 납치됐다는 상황까지 나오지만, 생각보다 긴장의 강도가 높지 않다. 물론 첫 회이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소 코미디적 요소들이 스릴러의 긴장감을 빼먹는 느낌이다.



그런데 왜 이 작품은 굳이 귀신을 등장시키는 탐정물을 그리려 하는 걸까. 그건 기획의도에도 드러나 있듯이 이들이 추적하는 사건들이 “과연 사람이 한 짓이 맞아?”하고 질문하게 할 정도로 끔찍한 면들이 있다는 걸 귀신이라는 존재를 끼워 넣어 에둘러 말하기 위함이다. 사람이면 저런 짓을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풍자적으로 담고 있는 것.

KBS 드라마가 월화부터 수목까지 호러와 손을 잡았지만 그 반응은 아직까지 뜨뜻미지근하다. 이건 아무래도 그 의도는 흥미롭지만 그걸 풀어내는 이야기가 조금은 느슨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요즘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시대다.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스릴러가 더 쫄깃한 긴장감을 주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 드라마들이 내세운 메시지들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그 메시지들이 살아날 수 있는 촘촘한 이야기야말로 이들 드라마가 먹힐 수 있는 관건이 아닐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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