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시청자들, ‘해피투게더’가 계속 함께 행복할 수 있으려면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 ‘전설의 조동아리’ 코너가 끝을 맺었다. 이미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처럼 <해피투게더3>가 들어간 대대적인 개편의 일환이다. 이로써 당분간 1부 코너인 ‘해투동’ 토크가 방송될 예정이지만, 이 코너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게 됐다. MC 박명수와 엄현경이 하차를 결정했고, 시즌4 기획이 공식화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시청자들에게 <해피투게더3>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시청률이 3%대까지 떨어졌고, 화제성도 별로 없어 아마도 시즌4를 기획한다는 뉴스를 통해 “아직도 하고 있냐”는 반응이 나올 법하다. 그나마 <해피투게더3>가 존재하고 있는 건 유재석이라는 MC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해피투게더3>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건 내외적인 요인들이 모두 작용한 탓이다. 외부적으로는 이미 예능의 환경이 바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11년 동안이나 장소만 바뀌었지 비슷한 형태의 스타 게스트 출연 집단 토크쇼를 고수했다는 점이다.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지금의 상황들을 놓고 보면 <해피투게더3>의 대처가 너무 안이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내부적인 실수들도 크게 작용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갑자기 하차한 박미선, 신봉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었고, 새로이 시작한 조동아리 4인방(김용만, 박수홍, 지석진, 김수용)을 기용해놓고도 그들의 장기인 토크에 집중할 수 없는 형식 속에 집어넣었다는 것도 악수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실수는 너무 끼리끼리 아는 지인들을 모아 투입함으로써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조동아리 4인방은 유재석이 형으로 따르는 오랜 절친들이다. 그러니 그 출연진이 시청자들로서는 신선하게 다가올 수는 없다. 물론 오래도록 함께 했으니 예능의 합이 잘 맞을 수 있다는 건 분명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런 점들이 더더욱 ‘그들만의 세계’로 느껴졌을 법하다.

최근 방송가에서 가장 시청자들이 예민하게 불편함을 호소하는 부분은 바로 이 ‘끼리끼리’의 느낌을 주는 캐스팅이다. 스타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나오고, 그 아이가 후광을 입고 방송인의 길을 걸어가고, 여기서 봤던 조합이 다른 방송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또 같은 조합을 반복되며, 심지어 캐릭터까지 복제되어 활용되는 그런 방송에 대해 지금의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것은 결국 그들만의 세계를 반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래오래 해먹어요. 우리”라고 유재석에게 말했던 김태호 PD가 결국 <무한도전> 시즌 종영을 선언한 걸 떠올려보면, <해피투게더3>가 예고하는 개편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난다. 물론 위기 때마다 시즌을 거듭하며 살아남았던 <해피투게더>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제목에 담겨 있듯이 ‘함께 행복하자’는 그 대상이 누구인가를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그 성공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시청자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과 새로운 인물들이 모두 필요하다. 그것만이 시즌3를 거친 <해피투게더>가 고비를 넘기고 새 시즌을 통해 장수프로그램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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