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트콤이 소환해낸 추억, 청춘다큐 ‘다시, 스물’

[엔터미디어=정덕현] 박경림을 중심으로 조인성, 장나라, 양동근, 김정화, 이민우, 정태우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아마도 다큐멘터리를 위해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게다. 하지만 이들을 기꺼이 모아놓은 힘은 그들의 청춘시절을 함께 했던 <뉴 논스톱>이라는 시트콤 덕분이다. 지금은 저마다 성장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지만, 그 때 스무 살 남짓의 그들은 어설펐지만 풋풋했고 힘겨웠지만 못할 것이 없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MBC 스페셜]이 마련한 ‘청춘다큐 다시, 스물’은 당시 <뉴 논스톱>에 출연했던 배우들을 박경림이 찾아가 한 사람씩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한 자리에 모두 모여 일종의 ‘동창회’를 하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영화 <안시성>이 개봉해 바쁜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동창회를 찾은 조인성은 이제 어엿한 원톱 배우가 되었지만, 그 때 <뉴 논스톱>에 나온 자신의 모습을 차마 못 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 때의 모습은 연기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였다는 것.

그러면서 회당 20만원씩 받아 “성공했다”고 즐거워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박경림과 멜로를 그려내며 큰 인기를 끌어 모았던 조인성에게 <뉴 논스톱>은 그저 한 때 방영됐던 시트콤 정도가 아니었을 게다. 자신의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고, 배우로서 성장해온 자신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아역부터 연기를 시작했던 양동근은 당시 <뉴 논스톱>을 연기할 때 자신이 텅 비어 있었다고 털어놨다. 마치 연기하는 기계처럼 대본이 들어오면 연기하며 살았고, 그러다 최 정점에까지 오르면서 공허해졌다는 것. 그런 그가 지금은 세 아이의 아빠로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이제 일 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청춘 시절에 이미 최정상의 배우로 올랐던 그는 그렇게 성숙한 한 가장이자 배우가 되어 있었다.

양동근과 케미를 이뤄 멜로 연기를 했던 장나라는 당시 노래를 발표했던 가수이기도 했다. <뉴 논스톱>에서 자주 자신의 노래를 틀어줘 차트 역주행까지 했다고 말하는 그는 그 후 새 음반을 내고 가수로서도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양동근을 좋아하는 어리바리한 캐릭터로 큰 인기를 얻었던 장나라는 당시 굉장히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마치 “평범한 대학생활”을 <뉴 논스톱>을 통해 해보는 것 같았다며 당시 녹화현장의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그 시절이 항상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당시 맏형이었던 이민우의 하차에 얽힌 이야기와, 김정화의 힘겨웠던 연기 고백으로 알 수 있었다. 청춘의 시절이라는 건 누구나 돌아보면 찬란하지만, 당시를 살아낼 때는 저마다 힘겨움이 있기 마련이 아닌가. 당시 함께 출연했던 고 정다빈의 이야기는 이 다큐 한 편에 아련한 삶의 한 자락을 담아놓는다.

조인성에서부터 장나라까지 지금은 성숙해진 이들이 <뉴 논스톱>이라는 한 편의 시트콤을 매개로 다시 모여 그 청춘 시절을 회고하는 이 다큐는 그래서 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처럼 다가왔다. 당시 <뉴 논스톱>을 청춘시절에 봤던 시청자들이라면 그 때의 저마다의 추억들을 떠올렸을 지도. 한 편의 시트콤이 소환해낸 추억의 힘은 이토록 크게 우리의 마음을 건드렸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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