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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파파’ 모처럼 나온 아빠들 위한 드라마인데 왜 안 먹힐까
기사입력 :[ 2018-10-23 15:22 ]


‘배드파파’, 경쟁작 결방에도 힘을 쓰지 못한다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지난 22일 SBS <여우각시별>은 프로야구 경기중계로 인해 결방됐다. 보통 이런 사정이라면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들에게는 기회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KBS <최고의 이혼>은 4%(닐슨 코리아)로 살짝 반등했지만, MBC <배드파파>는 2.7%로 오히려 시청률이 하락했다. 이건 뭘 말해주는 걸까.

<배드파파>의 지금껏 최고시청률은 4%다. 이 시청률은 그나마 초반에 거둔 것이었다. 하지만 이후로 시청률은 계속 떨어져 이제 2%대로 진입했다. 물론 시청률이 모든 걸 말해주는 건 아니지만, 이건 <배드파파>가 가진 작품 자체의 한계를 말해준다.

<배드파파>는 제목에 아예 걸고 있듯이 ‘아빠들(혹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삼는 드라마다. 복싱이나 격투기라는 스포츠를 소재로 삼고 있고, 그 주인공이 실력은 있었지만 승부조작 의혹으로 나락을 걷게 된 남자 유지철(장혁)이라는 점은 이 드라마가 그리는 세계가 남성들의 판타지를 담고 있다는 걸 말해준다.



물론 다른 점이 있다면 유지철이 가장이라는 사실이지만, 그가 아내와 딸을 위해 제 한 몸 희생하는 걸 아끼지 않는 모습은 과거 이현세 만화에 단골로 등장하던 ‘까치’의 캐릭터를 연상케 한다. 한 인물을 향한 무조건적인 헌신과 자기 희생이 그 캐릭터의 특징이다. 그래서 드라마의 이 인물만 들여다보면 어쩐지 지금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을 준다.

<배드파파>가 담은 새로운 지점은 ‘파란 약’이라는 신약을 통해 순간적으로 엄청난 힘을 얻게 되지만, 그것이 점점 제 살을 깎아먹는 일이라는 걸 깨달아가는 인물이라는 이야기 설정이다. 그래서 이 새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진 초반은 흥미진진한 면이 있었다. 시청률이 초반에 잠시 상승했던 건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 이야기는 너무 뻔한 ‘까치’식의 사랑과 엇나감을 반복한다. 아내 최선주(손여은)는 이현세 만화의 ‘마동탁’에 해당하는 이민우(하준)의 사랑과 우정을 가장한 농간에 휘둘리고 우리의 까치 유지철은 ‘파란 약’의 힘으로 번 돈으로 어떻게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자신이 못해줬던 것들을 해주려 한다. 이야기는 ‘파란 약’이 갖는 상징적인 이야기에서 자꾸만 평범한 가장의 ‘푸념’ 속으로 주저앉는다.

최선주도 아내가 아닌 자신으로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소설을 출간하려다, 그것이 모두 이민우의 재력에 의해 만들어진 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출간을 취소한다. 딸 유영선(신은수)은 본래 꿈이었던 발레를 포기한 대신 춤에 대한 꿈을 이어 오디션에 나가 관문들을 통과한다. 꿈을 이루었던 이루지 못했던 아내와 딸은 그래도 꿈을 추구한다. 반면 유지철은 꿈을 접은 지 오래다. 다만 돈을 벌기 위해 ‘파란 약’까지 먹으며 피 터지는 격투장에 나갈 뿐이다. 그의 꿈은 이제 가족이 꿈을 이루는 것이 된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런 부분은 <배드파파>가 가진 우리네 가장들의 쓸쓸함을 담는 것이지만, 어떤 면으로 보면 너무 ‘신파적 감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느껴진다. 제 아무리 아빠들을 위한 드라마라지만 보다 발랄하거나 신박한 이야기 전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이라면 너무나 감상(感傷)적인 스토리가 실망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유다.

어째서 ‘파란 약’의 상징을 보다 흥미진진하고 모험적인 사건 전개를 통해 풀어나가려 하지 않을까. 제 아무리 현실이 힘든 가장이라도 드라마를 통해 피학적인 감상에 빠져들기보다는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어 하지 않을까. 또한 이런 정조는 그나마 있는 여성시청자들에게는 가장을 내세워 신세 한탄하는 듯한 뉘앙스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이래서는 여성시청자들도 또 남성시청자들도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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