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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적대는 대종상, 이 불쾌한 시상식 앞으로 누가 참석할까
기사입력 :[ 2018-10-24 10:43 ]


작품상보다 한사랑이 대종상 최대 화제가 됐다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이번 제 55회 대종상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은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게 돌아갔다. 감독상은 <1987>의 장준환 감독이 받았고, 남우주연상은 <공작>의 이성민과 황정민이 공동수상했다. 또 여우주연상은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가 남녀조연상은 <독전>의 고 김주혁과 진서연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이런 수상작과 수상자들보다 이번 대종상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건 엉뚱한 인물이었다. 음악상을 받은 <남한산성>의 사카모토 류이치를 대신해 상을 받은 한사랑이라는 가수였다. 인터넷 검색창에 대종상이라고 치면 제일 먼저 뜨는 연관검색어가 ‘한사랑’이 될 정도로 이번 대종상에서 이 인물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이 가수는 대리수상을 한 후, 갑자기 화제가 되어 자신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 사실에 본인도 당황한 눈치였다. 사실 <남한산성>이라는 영화와 아무 상관도 없고, 심지어 그 수상자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누군지도 모르는 가수를 대리수상자로 선정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사랑은 “대종상을 주최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의 한 간부”의 부탁으로 “갑작스러웠지만” 이를 수락했다고 했다.

<남한산성> 제작사인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시상식 당시 음악상 시상에 사카모토 류이치가 참석하지 않는 걸 알고 자신이 대리수상할 거라 생각했지만 엉뚱한 한사랑이라는 인물이 올라가 당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물론 음악상 트로피는 회수했지만, <남한산성>이 받은 조명상은 건네 받지도 못해 대종상 측에서 상을 찾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 대리수상자 역시 <남한산성>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더 실소를 금치 못하게 만든 건 23일 한국가수협회에서 “한사랑이란 가수는 협회에 등록돼 있지 않은 가수”라고 밝혔다는 점이다. 즉 ‘한사람’이라는 노래를 불렀다는 트로트가수는 이날 대리수상한 한사랑과는 동명이인이라는 것이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주최 측 간부가 대리수상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이 사태에 대해 “제작사에 연락이 닿지 않아 <남한상성>의 음악상과 촬영상의 대리수상자는 각 협회(한국영화음악협회, 한국촬영감독협회)의 추천을 받아 선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입장발표에 대해 제작사측인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는 사실이 아니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미 “작품상 후보로서 사전에 분명하게 주최 측에 참석의사를 밝혔”고 “시상식 참석 전까지 대종상 측과 계속해서 참석에 필요한 사항의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

도대체 어떻게 무려 55회를 맞는 한때는 대표적인 국내의 영화제였던 대종상의 수상 과정이 이렇게 졸속으로 치러졌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영화제 이후 이번 사태를 두고 벌어지는 책임공방을 들여다보면 대종상 측이 얼마나 영화제의 주역이랄 수 있는 수상자나 제작사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는가를 잘 말해준다. 이 사태를 발생시킨 근본적인 이유는 절반도 채 되지 않은 수상자들의 출석률이다.



물론 바닥을 보였던 지난해의 출석률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출석률은 저조했다. 음악상, 시나리오상, 신인감독상, 여우조연상, 편집상, 조명상, 촬영상 등 여러 부문에서 수상자들이 불참했다. 이 부분은 대종상이 ‘참석상’이 되지 않기 위해 어쩌면 한번쯤 치러야할 일일 수 있었다. 사실 시상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출석했기 때문에 상을 받는 게 아니라,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상내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대리수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면, 거기에 대해서도 납득할만한 대리수상자를 섭외하는 건 상식적인 일이다. 최우수상보다 엉뚱한 대리수상자 한사랑이 더 화제가 되는 시상식이라는 건, ‘리부트’를 주창하고 나선 이번 대종상이 여전히 ‘소통부재’의 문제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아마도 수상자들 입장에서 이런 시상식이라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여길 것이다. 상 받는 이들조차 불쾌한 시상식을 그 누가 참석하려 할 것인가.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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