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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뜬2’, 뜨는 것은 고사하고 뭉칠 수는 있는 걸까
기사입력 :[ 2018-11-05 13:53 ]


확 달라진 ‘뭉뜬2’, 너무나 평범한 여행예능으로 변했다는 건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뜬다2>는 정말 모든 것이 달라졌다. <뭉쳐야 뜬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기획이었다. 첫 번째, 패키지 관광은 여행 예능의 붐 속에서 아무도 생각지 못한 역습이었다. 설렘은 있되, 고단함이나 난처함은 없었다. 예능을 소비하는 세대에게 한물간 구시대의 수동적인 여행으로 치부되는 패키지여행에 숨겨진 재미와 장점을 소개는 물론 함께 스케줄을 소화하며 정을 나누는 가이드와 일반인 패키지 멤버들의 존재는 출연자 위주로 펼쳐질 수밖에 없던 기존 여행 예능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볼거리였다.

두 번째로, 가족 예능의 중심에서 중년 남자, 가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방송 이전에 친분이 있는 멤버들끼리 일종의 일탈이자 힐링 여행을 떠나왔다. 방송 활동을 활발히 하던 김성주와 안정환, 재기를 노리는 김용만과 정형돈 등 상황은 엇갈리긴 했지만 그래서 더욱 호텔방에서 캔 맥주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감대가 있었다. 물론, 여행이 계속되면서 가장의 무게나 휴식보다는 게스트들을 둘러싼 아재들의 유머코드만 남긴 했지만 기존 여행예능들과의 확실한 차별 지점이었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한 <뭉쳐야 뜬다2>는 이 두 가지 특징을 포맷했다. 중년 아재들의 여행은 박준형, 성훈, 쇼트트랙 선수 곽윤기, 뮤지컬 배우 고은성, 가수 유선호와 게스트 하하까지 10대에서 50대까지 고루 분포한 멤버들로 전환해 세대별 시선에 초점을 맞췄다. 같은 직업군의 또래 가장들의 공감대는 서로 친하지도 않고 사실상 거의 모르는 조합의 어색한 공기로 바뀌었다. 물론, 여행 중 서로에 대해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스토리텔링이 진행된다.

<뭉쳐야 뜬다>의 존재 이유이자 기본 콘셉트인 패키지여행이란 메인 콘셉트는 멤버들이 기호에 맞게 선택하는 ‘현지 패키지’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자유 여행 와중에 관심사에 따라 투어 상품을 골라서 참여하는 현지 패키지는 실제 유럽을 찾는 2,30대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요즘 시대의 여행법이자 최근 여행예능의 트렌드인 ‘접근가능한 정보’로의 전환이다.

첫날 투어는 ‘로마 히스토리 워킹 투어’였다. 로마의 랜드마크인 콜로세움을 시작으로 포로로마노, 캄피돌리오광장, 스페인광장의 판테온 등을 걸어 다니며 박식하고 경험 많은 가이드로부터 마치 설민석의 <선을 넘는 녀석들>이나 <알쓸신잡>처럼 역사와 문화에 대해 살아있는 설명을 듣는 재미가 있었다. 그 후 스페셜 투어로 신청한 글래디에이터 스쿨에서 기대를 완전히 벗어난 프로그램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여행의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저녁에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과 어우러진 로큰롤 트램 프로그램을 체험하면서 로마를 여행하는 색다른 여행법을 안내했다.



특히 2화의 하이라이트였던 로큰롤 트램은 라이브밴드가 올드락을 연주하는 트램 안에서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와인을 마시다가 콜로세움 옆에 내려서 여흥을 푸는 특이한 상품으로, 국내 최고의 친화력을 가졌다고 사랑받는 박준형조차 중반까지 어색하다고 힘들어하긴 했다. 그러나 TV콘텐츠가 아니면 생생하게 접하기 힘든 색다른 여행 프로그램을 간접경험할 수 있었고, 방송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포장하지 않고 솔직한 리뷰를 남기는 요즘 예능의 작법이 더해져 여행을 준비한다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떠나고 싶은 로망에 펌프질을 할 수 있는 또 한 편의 여행예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뭉쳐야 뜬다>만의 정체성이 옅어졌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즌2로 접어들면서 차별화된 콘셉트 요소들이 사라지자 고유의 아우라 또한 사라졌다. 자유여행의 장점과 패키지라는 정체성을 절충하면서 사실상 <짠내투어><배틀트립><스트리트 푸드파이터> 등등 정보성 여행예능들과 너무나 가까워졌다. 이탈리아 여행은 대략 생각나는 예능만 꼽아도 <꽃보다 할배><선을 넘는 녀석들><배틀트립> <알씁신잡3> 정도가 다녀갔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만으로는 유사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성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무엇보다 독특한 여행법이란 콘셉트로 승부를 해왔던 <뭉쳐야 뜬다>이기에 일반적인 여행 예능으로 돌아왔다는 점은 더욱 아쉬움이 크게 다가온다.



전원 교체한 멤버 구성도 한방이 없다. 물론 출연진의 면면은 색다르지만 아재 4인방의 절친한 모습이나, 일반인 패키지원들과의 다양한 교류라는 특징이 사라지고 방송을 위해 뭉친 서로 잘 모르는 출연자들만 남았다. 방송에서 만나는 박준형은 늘 아쉽고, 하하를 제외하곤 스스로 분량을 만들거나 관계를 맺게 하는 구심점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어색함을 내세우며 재미로 만드는 스토리텔링을 하긴 했지만 여행 와중에 서로 친해져가는 과정을 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익숙한 설정이다.

<뭉쳐야 뜬다2>는 그럭저럭 볼만한 여행 예능이다. 결코 비판을 받을 내용이나 분위기가 아니다. 시즌1이 중후반에 어려움을 겪게 된 이유였던 여행에 대한 열망의 소멸과 그로 인해 반복된 무의미한 장면들이 사라지고 여행에 대한 정보나 설렘이 훨씬 촘촘하고 드높아졌다. 시청자들에게 접근 가능한 여행을 제안한다는 측면에서도 시즌1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이유들 때문에 평범해졌다는 게 문제다. <뭉쳐야 뜬다>의 확실한 콘셉트를 대신할 재미를 과연 요즘 여행 예능 트렌드를 통해 잡아낼 수 있을까? 변화가 흥미로우면서도 딱히 당기는 특이점이 사라진 점이 아쉽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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