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매력’, 현실 연애 담는다지만 이게 현실적?

[엔터미디어=정덕현] 깊이 빠졌던 만큼 그 불행을 들여다보는 일도 쉽지 않다.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의 팬이라면 지금의 다소 엉뚱해진 전개가 몹시도 불편하게 다가올 것이고, 과연 어떻게 결말을 내려는지가 의문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온준영(서강준)과 이영재(이솜)일 수밖에 없다. 그건 이미 포스터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 인물 설명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들은 기획의도에 들어가 있듯이 ‘스물의 봄, 스물일곱의 여름, 서른둘의 가을과 겨울’, 이렇게 세 번 만나 연애를 한다. 세 번 만나는 계절이 암시하듯 그 연애는 봄꽃처럼 찬란하게 피어올랐다가 여름의 태양처럼 뜨거웠다가 가을과 겨울의 스산함과 쓸쓸함을 담아낸다. 봄과 여름을 지나며 온준영과 이영재의 사랑을 들여다봤던 시청자들은 가을과 겨울의 아픈 시간들을 보는 일이 못내 힘겨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렇게 두 사람이 겪는 ‘연애사’지만 그 과정에서 들어오는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가 얽히면 얽힐수록 어딘지 마음이 불편해진다. 이를테면 늘 노력하고 받아주려는 온준영 때문에 늘 미안해지는 이영재가 결국 이별을 하게 되고, 그 후에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최호철(민우혁)이 그렇고, 이별 후 그 빈자리에 들어와 온준영과 결혼을 앞두고 있는 민세은(김윤혜)이 그렇다.



드라마는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다룰 수밖에 없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그 주변인물들도 감정이입해 보기 마련이다. 주인공들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그 연애사에 들어오게 된 이 주변인물들은 결국 어떤 식으로든 희생을 당할 수밖에 없다. 그 주변인물들이 그럴만한 악인이 아니라 호감을 주는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 희생은 불편하게 다가오게 된다.

최호철과 결혼하고 아이까지 가졌던 이영재가 그와 헤어지게 된 건 사고로 죽게 된 아이 때문이다. 그 고통스런 경험이 부부 사이도 갈라놓게 되었던 것. 그래서 이혼한 이영재는 돌아와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작가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면 이영재가 결국은 다시 온준영을 만나게 되는 과정에 최호철과 아이의 희생이 전제됐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불편함은 지금 현재 민세은과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너무나 고통스런 상황 속에 놓여 온준영에게 연락하는 이영재의 이야기에서도 마치 기시감처럼 생겨난다. 혹시나 온준영과 이영재가 다시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최호철처럼 민세은 역시 잠시 들러리로 섰다 나가는 인물이 되어버릴까 우려되는 것.



물론 누군가의 운명 같은 연애사는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그래서 그걸 통괄해 바라보는 시선은 ‘인간이 가진 무력함’을 들여다보며 어떤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게다. 하지만 그 연민은 주인공만이 아니라 주변인물들에게도 느껴진다는 게 함정이다. <제3의 매력>이 만일 온준영과 이영재의 재결합을 운명으로 포장하여 강행한다면 이 민세은 같은 주변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만들어내는 불편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게다.

애초에 현실적인 연애담을 하겠다고 했던 <제3의 매력>, 과연 결론은 어떻게 될까. 굳이 온준영과 이영재를 재결합시키는 게 현실적일까. 보다 현실적인 건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다는 그런 게 아닐까. 세상에는 헤어짐으로써 완성되는 사랑도 있는 법이니까. 물론 그걸 들여다보는 일도 쉽진 않겠지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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