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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우스’, 소지섭 매력을 이토록 잘 뽑아낸 작품 없었다
기사입력 :[ 2018-11-15 17:36 ]


똑똑하고, 따뜻하고, 톡톡 튄 ‘내 뒤에 테리우스’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MBC 수목드라마 <내 뒤에 테리우스>가 첩보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큰 기대는 없었다. 국정원 요원이 등장하는 한국판 첩보물 드라마는 그간 계속 있어왔다. 하지만 무게 잡는 영화 같은 분위기로 성공했던 <아이리스>를 제외하고 그다지 성공적인 첩보물은 없었다. 특히 로맨스와 코미디를 섞었을 경우에는 더더욱. 거기에는 아마 첩보물과 한국 드라마가 썩 궁합이 잘 맞는 짝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국에서 테러나 비밀요원은 그렇게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는 아니니 말이다.

그런데 <내 뒤에 테리우스>는 그걸 해냈다. 오지영 작가는 전작 MBC 드라마 <쇼핑왕 루이>에서 쇼핑문화와 로맨틱코미디를 자연스럽게 버무리는 솜씨를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서 오지영 작가는 한 발 더 나간다. 그녀는 빤한 첩보물에 로맨스와 코미디를 억지로 얹은 드라마가 아니라, 그 다양한 요소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드라마는 스파이물의 구조를 가져가면서도 코믹물과 로맨스의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 거기에 친근한 휴먼드라마의 매력까지 더했다.



똑똑하게도 <테리우스>는 첩보물과 코믹물의 장점을 놓치지 않았다. 우선 첩자로 오인 받고 쫓기는 코드명 테리우스 김본(소지섭) 요원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는 자신과 엮인 비밀스런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데 심지어 미남계까지 쓸 줄 아는 김본이 어쩌다 보니 베이비시터가 되어 있다. 남편을 잃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든 고애린(정인선)의 집에서 준준 쌍동이를 돌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고애린의 친구들이 킹 캐슬 거주 3인방, 일명 킹 캐슬 아줌마 정보국 KIS를 만나게 된다.

KIS는 킹 캐슬 단지 주변의 모든 정보를 꿰차는 정보원들이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김본을 쫓는 국정원과 김본을 돕는 국정원 동료, 또 어쩌다 보니 사건의 중심으로 접근하는 KIS의 맹활약을 그리면서 코믹한 첩보물의 재미를 준다. 천하의 부국정원장 권영실(서이숙)이 KIS의 국장인 심은하(김여진)에게 정보력이 밀리는 순간에는 빵빵 웃음폭탄이 터진다.

또 실제로 생화학 테러 시도로 아이들이 위기에 처하는 순간에는 첩보물 특유의 긴장감이 살아났다. 우선 생화학 테러 사건이 벌어지는 경위를 초반부터 상세하게 설계해놓았기에 사건이 그럴듯했다. 또 실제 우리 생활에서 일어날 법한 사건이기에 긴장감이 더해진 것이었다. 이처럼 <내 뒤에 테리우스>는 코믹을 기반으로 가져가지만 생활에 밀접한 테러사건을 중심사건으로 활용하면서 첩보물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테리우스>가 종반까지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은 것은 이 드라마가 지닌 따뜻한 힘에 있다. 사실 <테리우스>를 전형적인 로맨스물로 보기는 애매하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이웃과 이웃간의 인간적인 로맨스가 흐른다. 그리고 그것은 일부러 사람과의 감정을 닫아둬야 했던 김본이 잊고 있던 것들이었다. 더구나 사랑했던 정보원을 잃은 후에 일부러 타인과 공감하는 감정의 차단막을 내린 남자가 바로 김본이다.

그런데 <테리우스>는 김본이 베이비시터로 일하면서 아이들과,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 고애린이 가까워지며 인간적인 감정들이 살아나는 순간들을 보여준다. 어느덧 드라마 중반부에 이르면 김본은 이웃인 KIS 멤버들과도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리고 전직 사기꾼에 나쁜 짓은 다하는데 은근히 밉지 않은 진용태(손호준)와 ‘츤데레’한 브로맨스 라인까지 그린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에 <테리우스>에서 풍겨 나오는 은은한 온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한편 <테리우스>는 순간순간 재치 있고 톡톡 튀는 유머코드로 잔재미를 주었다. 특히 황당한 ‘병맛’코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뽑아낸 유머코드는 이 드라마 특유의 감정이기도 했다. 패러디와 현실감이 넘쳐나는 유머가 이 드라마에는 가득했다. 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마늘과 파만으로도 빵빵 터지는 코믹 장면을 만들어낸 작품은 아마 <테리우스>가 유일할 것이다.

<테리우스>는 또 배우 소지섭의 매력을 최대한 활용한 작품이기도 했다. 그는 국정원 요원의 단단한 피지컬과 머쓱한 남자의 미소를 모두 갖춘 배우다. 김본에 딱인 이 배우에게 <테리우스>는 멋있고 매력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장면들을 많이 선사해 주었다. 그 결과 <테리우스>는 소지섭에게도 드라마에도 모두 윈윈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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