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사계 담은 ‘제3의 매력’, 아쉬움 남지만 그래도

[엔터미디어=정덕현]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은 ‘연애의 사계’를 담았다. 누구나 경험하듯 누군가의 연애사에는 찬란했던 봄과 뜨거웠던 여름이 있기 마련이고 스산해지고 쓸쓸해지는 가을을 거쳐 추워서 오히려 따뜻함을 희구하는 겨울을 지나 다시 맞이하는 봄이 있기 마련이다. <제3의 매력>은 그 연애사의 흐름을 사계의 계절적 흐름이자 우리네 삶의 흐름으로 담아내려한 드라마였다.

물론 찬란했던 봄에 만난 준영(서강준)과 영재(이솜)의 그 풋풋했던 첫 키스와 여름에 다시 만나 뜨겁게 달궈졌던 사랑이 강렬했기에 서로 헤어져 죽을 것만 같던 가을의 쓸쓸함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것이기도 했다. 특히 최호철(민우혁)과 결혼해 아이까지 있었지만 그 아이가 불의의 사고에 의해 먼저 세상을 떠나고 그 지옥 같은 자책감 속에서 도망치듯 이혼해 혼자가 된 영재와, 민세은(김윤혜)과 새로운 관계를 이어가다 결혼을 앞둔 지점에 불쑥 나타난 영재 때문에 모든 관계를 틀어버리게 되는 준영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왜 그들이 그렇게 엇나가는가에 대해 시청자들이 불만을 표출한 건, 그만큼 그 사랑의 가을이 혹독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도대체 왜 그런 안타까운 엇나감을 담으려 했던 것일까. 종영에 이르러 <제3의 매력>이 굳이 이런 힘겨운 가을의 풍경을 담으려 했던 이유가 준영과 영재의 내레이션을 통해 밝혀진다. 그것은 인간의 ‘서투름’에 대한 것이었다. 서툴러서 잘못된 선택들을 하기도 하고, 그래서 자신은 물론 주변인들까지 상처를 주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게 바로 우리들이라는 걸 이 연애의 사계는 다시 돌아오는 봄을 통해 담으려 했다.

종영에 즈음해 다시 되돌아보면 이 드라마가 하려는 이야기의 진짜 중심축은 준영이나 영재가 아니라 수재(양동근)에게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의 뒤편에 살짝 물러나 있어 주변인 정도로 보였지만 사실상 사고를 겪고 두 다리를 못 쓰게 된 장애를 가진 수재가 그럼에도 애써 웃으며 살아가는 그 모습은 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주제 그 자체였다.



서투르고 부족하며 잘 부서지기도 하는 우리들이지만 그래서 그 연약함을 공유하며 서로를 사랑하고 위안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인물 또한 수재였다. 암 투병을 하게 된 주란(이윤지)이 다른 이도 아닌 수재에게 위로받을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아픔을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영재에게 그 자체로 위로가 됐던 인물 역시 오빠 수재였다.

딸의 죽음으로부터 도무지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영재는 젊은 날 의료봉사를 갔다가 우연히 찾아가게 된 노부부의 집을 다시 찾아간다. 먼저 떠나간 아내가 사진 속의 환한 얼굴로만 남아있는 그 집에서 남편은 그 힘겨움의 터널을 지나 평온함에 이른 과정을 이야기해준다. 그래도 삶은 그렇게 지속되고 떠나보낸 이들은 기억 속에 영원하다는 것.



수재는 주란에게 자신이 다리를 다치지 않았다면 주란이 자신에게 관심을 줄 수 있었을까를 묻는다. 또 주란이 암 투병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그에게 마음을 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를 묻는다. 그러면서 “사람한테 이겨내지 못할 시련이 올 때는 위로해줄 사람도 같이 온다”고 말한다. 아마도 이건 <제3의 매력>이 연애의 사계를 통해 하려는 이야기가 아닐까. 아쉬움도 많이 남긴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수재라는 인물이 있어 따뜻할 수 있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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