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 유재석 못지않게 주목받는 ‘2인자’ 양세형과 조세호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무한도전>이 시즌 종영을 한 후 유재석은 꽤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을 시도했다.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에 유재석의 존재감을 알렸고, 처음으로 tvN에 입성한 그는 <유 퀴즈 온 더 블럭> 시즌1으로 길거리 토크쇼, 퀴즈쇼를 선보였다. 또 SBS <미추리>는 ‘아름다운 가을마을’ 미추리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추리 예능을 담았다.

<무한도전>의 틀에서 나와 유재석이 시도하는 도전들은 사실 익숙한 면이 있다. <범인은 바로 너>는 SBS <런닝맨>의 글로벌 버전처럼 보이고,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아이디어를 내서 했던 ‘길거리 토크쇼’의 확장 버전처럼 보인다. 그리고 새로 시작한 <미추리>는 어딘가 <패밀리가 떴다>에 <런닝맨> 혹은 <범인은 바로 너>가 더해진 느낌이다.



수치로만 보면 이들 시도들이 아직까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범인은 바로 너>는 수치가 공개된 게 없으니 평가하기가 어렵지만 생각만큼 화제성이 지속되지는 않았고,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1%(닐슨 코리아)대 시청률에 머물렀다. <미추리> 역시 금요일 밤 예능 격전지에 들어와 3.1%의 첫 회 시청률 기록을 남겼다.

이들 프로그램들의 특징은 역시 유재석에 맞춰진 유재석표 익숙한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새로 시작한 <미추리> 같은 경우 한 때 큰 화제가 됐었던 <패밀리가 떴다>의 코드들을 대부분 그대로 가져왔다. 시골집에서 밥 해먹고 게임하는 것을 주요 소재로 삼은 점이 그렇다. 다만 다른 지점은 마을 전체에 숨겨진 여러 단서들을 통해 무언가 추리를 해나가는 과정이 담겨진다는 점 정도다.



워낙 발군의 재능을 발휘하긴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반복하고 있어 오히려 유재석의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목되는 건 2인자 역할을 하는 이들이다. <무한도전> 시절에는 박명수가 2인자를 자처했지만, 지금 유재석의 2인자 자리는 이제 다른 이들로 옮겨간 느낌이다. 조세호와 양세형이 그들이다.

둘 다 <무한도전>이 끝나갈 즈음에 합류했던 인물들이라 그 시즌 종영이 못내 더 아쉽게 느껴졌을 두 사람이다. 하지만 그 후로 조세호와 양세형은 물 만난 고기처럼 예능가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조세호는 KBS <거기가 어딘데>로 사막을 횡단하며 지금껏 봤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면목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막 같은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주는 천상 개그맨이면서도 배려심 깊은 따뜻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그가 유재석과 함께 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도 그는 ‘투 머치 토커’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주었다. 의외의 상황에서 느닷없이 보여주는 몸 개그는 물론이고, 끊임없이 유재석의 지적과 구박을 받아내며 특유의 ‘억울한 표정’으로 웃음을 주었다. 물론 퀴즈쇼, 토크쇼라는 형식에 맞게 순발력 있는 토크 실력도 보여줬다. 그는 리뉴얼한 <해피투게더 시즌4>에도 유재석과 함께 고정MC를 맡았고, 최근에는 JTBC <날 보러와요>에도 출연해 사연을 보낸 이들을 대신해 행사 등에 참여해주는 ‘프로불참러’의 반전 모습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양세형 역시 지금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tvN <단내투어>, <선다방>, MBC <전지적 참견시점>, SBS <집사부일체>, <가로채널>, <미추리>, MBN <현실남녀> 등등 몸이 열 개라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가 이처럼 대세 예능인이 된 건 <무한도전>이 발굴해낸 순발력 있는 토크 능력 때문이다.



그 능력이 돋보이는 건 유재석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미추리>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추리>의 전체 진행은 유재석이 하고 있지만, 사실상 예능적인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인물의 캐릭터를 쏙쏙 뽑아내는 건 양세형이 맡고 있다. 첫 방송에서도 양세형은 제니와의 케미는 물론이고 장도연과도 특유의 개그맨 콤비를 선보이며 맹활약했다. 여기저기 참견하면서 적재적소의 멘트들을 넣어주는 양세형으로 인해 다른 출연자들의 존재감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과거라면 이런 역할은 모두가 유재석의 몫이었지만.

확실히 예능의 시대가 바뀌었다는 걸 보여주는 건 유재석 옆에 있던 박명수가 홀로서기를 하며 다양한 관찰카메라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한편, 유재석의 2인자들 또한 조세호나 양세형 같은 신진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때론 2인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두드러진 존재감을 드러내는 두 사람은 어느새 지금 예능가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tvN, MBC,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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