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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외국할머니들은 ‘김수미 쌤’의 아성 넘볼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8-11-26 14:51 ]


KBS표 ‘윤식당’·‘수미네 반찬’, 그 기대와 우려 사이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됐다. 지난 토요일밤 방송된 KBS2 <삼청동 외할머니>는 헝가리, 코스타리카, 멕시코, 태국, 벨기에, 프랑스 등 6개국에서 모셔 온 할머니들이 삼청동에서 함께 식당을 차리고 각국의 집밥 요리를 대접하는 콘셉트의 신규 예능이다. 여기에 점장 겸 리더 앤디를 주축으로 에릭남, 김영철, 스텔라장, 막재 모모랜드 주이가 합류해 홀을 담당한다. 주이를 제외한 멤버들은 기본적으로 영어에 능통하며, 스텔라장은 6개 국어를 구사한다.

세계 각국에서 온 평범한 할머니들은 지난 10월 2주 동안 삼청동에서 합숙하며 한옥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여기서 핵심은 집밥이다. <한식대첩 고수외전>처럼 유명 셰프가 출연해 그 나라의 가장 잘 알려진 요리나 고급 기술이 필요한 요리를 알리는 게 아니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해먹는 집밥을 메뉴로 삼는다. 바로 이 점이 집밥에 관해서 그 누구보다 오랜 경력을 가진 전문가인 할머니들을 각국에서 모셔왔다.



집밥은 단순히 음식의 맛만으로 평가하기 힘든 문화적, 정서적 장르다. 음식을 매개로 다국적 외국인들의 문화 교류를 바탕으로 하면서 가족이란 정서적 따뜻함은 오늘날 예능이 추구하는 많은 재미요소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하다. 할머니의 집밥을 전면에 내세운 점은 <수미네 반찬>을, 집밥을 가족이나 인생과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한끼줍쇼>를, 6개국 음식을 통한 문화적 교류라는 측면에서는 <한식대첩 고수외전>을, 연고가 없는 서울 삼청동에 모여 우리나라의 문화를 익힌다는 점에서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다양한 언어로 소통한다는 점에서는 <바벨 250>, 일시적인 레스토랑을 차려 다국적 손님을 대접한다는 점에서는 <윤식당>을 닮았다.

1회에서는 본격적인 장사에 앞서 각자의 캐릭터를 알리고 할머니들끼리 친해지고, 출연자들과도 안면을 트는 친목 과정에 할애했다. 출연자들은 할머니들에게 직접 만든 갈비찜, 잡채, 호박전, 계란말이, 김밥 등의 한식을 대접했고,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차원에서 장사에 앞서서 고사를 함께 지냈다. 불어와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삼는 할머니들은 서로 말이 통했지만 헝가리와 태국 할머니는 다른 이들과 언어가 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미소를 주고받으며 번역앱과 보디랭귀지를 적극 활용하고, 간단한 게임을 하면서 조금씩 더 가까워졌다. 이런 장면들은 저자극 청정 예능을 지향하는 <삼청동 외할머니>의 출사표처럼 느껴졌다.



아직 장사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예고편을 보면 여러 국가의 집밥만큼이나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손님들이 찾아와 장사의 재미를 더 할 듯하다. 여기에 할머니와 집밥이란 조합은 단순히 음식에 국한되는 소재가 아니다. 연륜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를 나누는 편안함과 가족을 위해 만들어낸 정성어린 한 끼는 단순히 레시피나 문화뿐 아니라 소중한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인생의 한 장면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요리를> 같은 도서들에서 알 수 있듯이 ‘할머니의 집밥’에 갖는 기대는 꽤나 보편적이다. 다국적 할머니들의 요리를 지켜보는 볼거리에는 다양한 문화권의 집밥을 경험하는 재미와 함께 할머니들이 들려줄 삶의 깊이가 우러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tvN <수미네 반찬>의 레시피를 엮은 동명의 도서가 현재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다. 종합 베스트 순위 5위권에 들만큼 레시피북으로는 이례적인 인기다. 그 배경은 단연 김수미라는 인물에게 있다. 간소화한 레시피가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집밥 책 중에서 유독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손맛에 대한 신뢰뿐 아니라, 김수미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센 캐릭터의 매력과 인생에 대한 신뢰와 기대가 높기 때문이다.



반면, <삼청동 외할머니>가 가진 매력은 이보다 다면적이고 접근성은 아무래도 조금 떨어진다. 음식, 문화, 장사, 가족 키워드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예능 코드다. 자칫 식상할 수도 있다. 또한, 특별히 이슈를 만들 만한 티켓 파워를 지닌 출연자도 없다. 그런 만큼 따뜻함 이상의 로망을 자극할 이야기가 필히 드러나야 할 필요가 있다. 할머니의 따뜻함만으로는 이 험난한 예능 정국을 해쳐나가기 쉽지 않다. 견문을 넓혀주는 정보와 교양, 삶에 위안을 가져다주는 따뜻함은 예능이 발전을 거듭하며 갖게 된 새로운 특질이다. 그런 만큼 할머니들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해본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KBS,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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