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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포차’ 박중훈 요리는, 장사할 수준이 아니다
기사입력 :[ 2018-12-06 16:35 ]


‘국경 없는 포차’가 싱거운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국경 없는 포차>를 쉽게 설명하자면 <윤식당>을 <현지에서 먹힐까?> 식으로 차린 방송이다. 예능 출연이 드문 배우 박중훈이 윤여정처럼 중심 역할을 맡은 어른이 되고, 배우 신세경과 이이경이 주방을 담당하고 한국을 알리러 파리에 온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서빙을 맡아서 우리나라 포장마차 스타일의 길거리 레스토랑을 파리 센강변에 연다.

한식을 통해 우리의 맛과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과정에서도 물론이고, 앞으로 합류할 안정환, 보미 등등 색다른 조합의 멤버들이 함께 힘을 모아 헤쳐 나가는 장면에서 따뜻함이 피어난다. 좋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를 꾸리고 성장하는 스토리가 센느강과 에펠탑까지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다만 현재 파리는 노란 조끼 시위대로 인해 준 전시상황이다)에서 펼쳐진다. 그런 점에서 따스하고 설레고 들뜬 연말 분위기와 잘 맞는 방송이다. 또한 출연진들은 방송 촬영에 임하는 연예인이 아니라 진정으로 열심히 하는 인간적인 모습과 매력을 풀어놓는다. <윤식당>의 정유미, <골목식당>의 조보아처럼 영어도 능하고 매사에 똑 부러지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신세경은 또 하나의 발견이다.



그런데 3회까지 방영된 <국경 없는 포차>는 따스함과 설렘은 있지만 새로움이 없다. 신분을 리셋한 연예인들이 자신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타지에서 식당을 차려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기획의도 솔직히 굉장히 익숙한 판타지와 설렘, 눈에 익은 풍경과 재미다. 우리나라 문화에 익숙하거나 호의적인 외국인들을 만나는 것도 그렇고 입맛 까다롭다는 파리지앵들의 극찬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뿌듯함을 느끼는 점도 그렇다. 연예인들이 하나하나씩 요리를 하고 장사를 하면서 에피소드를 쌓는 성장스토리는 이제 하나의 장르라고 봐도 될 정도다.

그런데다 우리가 지금까지 봐온 유사 프로그램들에 비해 울타리가 모호하다. 실제 장사에 도전한 것인지, 문화원에서 한식과 한국 문화 홍보 차원으로 나간 것인지 영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 연예인들이 열심히 요리를 하는 것은 맞는데 리얼리티는 군데군데 균열이 가 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파리를 배경으로 진짜 장사를 한다는 설렘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우리문화에 호의적이고 익숙한 손님들만 계속 등장한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한국 음식을 잘 알거나 살다온 사람들이다. 아니면 한국 문화 동호회나 한국 유학생이나 교포가 섞여 있다. 게다가 손님들이 한 가닥씩 한다. 아무래도 포차를 ‘정’으로 바라봐서 그런 듯한데 박중훈, 샘 오취리는 프랑스 인디 뮤지션들과 노랫가락을 주고받고, 사는 이야기를 한 소절씩 듣는다. 허나 프랑스 인디 뮤지션이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작은 콘서트를 여는 것이나 한국계 마술사가 손님으로 나타나는 마술쇼를 보여주는 것이나 모두 준비된 티가 역력하게 드러난다.

그렇다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는, 장사할 수준이 아니다. 여타 쿡방처럼 집에서 한번 따라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일단 공부할 레시피가 없고 다들 조리가 너무 서툴다. 박중훈의 철판 떡볶이는 대참사에 가깝고, 미리 졸이거나 양념에 재우고, 숙성해서 맛을 베어들게 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를 비롯해 기초적인 요리 지식부터 요식업에 대한 이해까지 전원이 전부 부족하다. 정작 시청자들에게 쿡방이나 먹방으로 자극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음식이란 타이틀을 걸고 대접하는 것부터가 아쉽긴 한데, 손님들 반응은 찬사 일색이라 다시 한 번 더 부자연스럽다. 진짜 장사가 아니다보니 리얼한 반응이 나오지 않는 탓이다. 그리고 손님들에게 계속 말을 걸면서 상황 설명을 하고 반응을 유도하는데, <골목식당>처럼 업으로 삼아야 하는 가게도 아니니 딱히 불편한 진실을 말할 이유가 전혀 없는 공간이다.



해외에서 수수한 모습으로 다가온 연예인들의 모습도 좋고, 우리나라를 좋아해주는 파리지앵과 외국인들을 많이 만나는 것도 신나는 일이지만 리얼리티가 기반이 되지 않을 경우 참조자료가 훤히 드러나는 빈곤한 시나리오밖에 안 된다. 실제로 포차를 차렸다고 하기에는 돈을 받는 장사도 아니고, 조리는 분주하게 하나 설거지를 비롯한 식당일은 아예 방송에 나오지도 않는다. 이미 익숙해진 포맷에 비해 너무 목표치가 낮고 비현실적이다. 그저 예쁘고 낭만적인 장면, 우리가 생각할 때 듣고 싶은 대답만 골라 담으려고 하다 보니 리얼리티를 느낄 수 없다.

<국경없는 포차>는 손님들에게 계산서 대신 한 장의 종이를 건네고 있다고 한다. 장사의 형태를 둘렀지만 장사가 아닌 셈이다. 그래서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부스는 되겠지만 리얼한 만남이나 문화적인 교류의 장이 되었다고 보긴 힘들다. 손님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리기 불가한 이유이며, 출연진들의 노력과 리셋된 환경에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판타지가 크게 와 닿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사를 할 것인가 문화체험을 할 것인가. 그 취사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올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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