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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스윙키즈’, 어쩌다 이렇게까지 ‘아쿠아맨’에 밀렸나
기사입력 :[ 2018-12-26 11:39 ]


‘스윙키즈’와 ‘마약왕’, 성탄절의 부진으로만 평가되긴 아쉽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확실히 기대작이다. <마약왕>은 흥행보증수표로 자리한 송강호가 주연인데다 <내부자들>을 만든 우민호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고, <스윙키즈> 역시 도경수가 주연인데다 <과속스캔들>, <써니>로 연타석 홈런을 친 강형철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이 두 편의 기대작은 성탄절에 생각만큼 선전하지 못했다. <마약왕>은 성탄절에 20만 관객을 모은 반면 <스윙키즈>는 14만 관객에 머물렀다. 반면 외화 슈퍼히어로물인 <아쿠아맨>은 무려 50만 관객이 성탄절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 누적관객수는 210만 명이다.



성탄절 성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하지만 그렇다고 <마약왕>과 <스윙키즈>가 재미가 없다거나 잘 못 만든 영화라는 뜻은 아니다. 이건 거꾸로 말해 <아쿠아맨>이 대단히 잘 만든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성탄절이라는 특유의 분위기에 <마약왕>이나 <스윙키즈>보다 <아쿠아맨>이 더 잘 어울렸을 뿐이다.

성탄절, 어디 여행이라도 가지 못한 분들이라면 상대적으로 값싼 가족 이벤트로 <아쿠아맨>을 보러가는 일이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마약왕>은 마약을 소재로 하는 시대풍자극으로 청소년관람불가이고, <스윙키즈>는 12세 관람가의 댄스를 소재로 하는 영화지만 1951년 한국전쟁 거제포로수용소라는 시대적 배경의 무거움이 드리워져 있어 성탄절과 그리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 하긴 어렵다.



하지만 성탄절 같은 연말연시 특유의 분위기를 떼놓고 생각해보면 <마약왕>과 <스윙키즈>는 두 작품 모두 나름의 재미와 의미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마약왕>은 제목이 풍기는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우민호 감독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들어놓은 희대의 마약 유통사건을 소재로 가져와 당대 박정희 군부 독재 시절의 풍경을 겹쳐놓음으로써 의외의 발랄한 풍자적 웃음을 주는 작품으로 연출했다.

이두삼(송강호)이 했던 대만에서 원료를 가져와 한국에서 필로폰을 제조하고 이를 일본에 수출하는 이른바 ‘삼각무역’은, 당시 박정희 시절이 꿈꾸던 수출 무역 강국과 압축성장에 대한 강박을 고스란히 재연하는 것으로 그려지며 시대를 풍자한다. 마약을 수출하는 걸 마치 애국인 양(이두삼은 아편으로 청나라가 무너진 것처럼, 필로폰으로 일본을 무너뜨린다는 농담까지 한다) 말하는 이두삼에게서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 작품은 그가 실제로 엄청난 돈을 벌어 새마을 지도자가 되고 박정희로 보이는 인물에게 표창까지 받는 장면에서 빵 터지게 만든다.



마약을 소재로 하고 있고 그래서 잔혹한 시대의 폭력성을 담은 장면들이 나오긴 하지만, 이 작품은 이두삼은 물론이고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과장된 캐릭터로 그려짐으로써 무거운 사회극적인 분위기가 아니라 가벼운 풍자적 코미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두삼을 연기하는 송강호는 심각함과 이를 살짝 뭉그러뜨려 웃음으로 풍자해내는 그 이중적인 배역의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다. 그의 진지함은 비틀어 보면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희화된다. 성탄절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영화적으로만 보면 충분히 재미를 담보하는 작품으로 뒷심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스윙키즈> 역시 한국전쟁 당시의 거제 포로수용소라는 시공간적 무게감을 덜어내 놓고 보면 탭댄스라는 발랄한 춤을 소재로 하는 일종의 캐릭터쇼처럼 유쾌함을 주는 작품이다.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도경수의 탭댄스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움을 주고, 그와 합을 맞춘 박혜수도 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강형철 감독 특유의 코미디가 전편에 깔려 있어 시대적 비극마저 과감하게 웃음으로 전화시키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엔딩에 남는 아쉬움은 크지만, 도경수와 박혜수는 물론이고 오정세와 김민호, 이규성, 이다윗에 박진주 등등 배우들이 보여주는 발군의 연기는 그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충분하다. 성탄절에는 다소 부진했어도 연말연시에 볼만한 작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마약왕>과 더불어 <스윙키즈> 역시 성탄절의 부진으로만 평가되기에는 아쉬운 작품들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스윙키즈><마약왕><아쿠아맨>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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