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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논란만 남긴 연말 시상식, 한없이 초라해 보인 이유
기사입력 :[ 2019-01-02 11:39 ]


MC·PD·작가·배우까지 비지상파행, 연말 시상식의 허전함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매년 그래왔지만 이번에도 연말 시상식은 숱한 논란을 낳았다. 대상으로 뽑혔지만 과연 대상감인가 하는 시상도 있었고, 매년 비판 받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공동수상도 여전했다. 한 부문에 무려 10명이 상을 타는 이른바 ‘출석상’도 빠지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갈수록 지상파 3사의 연말 시상식을 맥 빠지게 만드는 걸까.

물론 지상파 3사가 연말 시상식을 생각하는 마인드가 일종의 한 해의 포상과 다음 해의 포석이라는 점이 이런 시상식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도 잘 했으니 내년도 함께 잘해보자는 일종의 자사 종무식 같은 성격이다. 그게 나쁠 건 없다. 다만 제아무리 종무식이라고 해도 최소한 대상 같은 한 해를 정리하는 최고의 상에 긴장감과 권위는 있어야할 텐데 그게 빠져있다는 게 문제다.

이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스타 인력들이 대거 지상파에서 비지상파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있다. 올해 연예대상에서 그간 그 자리를 항상 채우고 경합했던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를 볼 수 없었던 건, 이들이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도전을 비지상파에서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올해 JTBC <슈가맨>은 물론이고 <요즘애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강호동은 JTBC <아는 형님>, <한끼줍쇼>, tvN <신서유기>, <강식당>, <아모르파티> 등에서 활약했고, 이경규는 JTBC <한끼줍쇼>는 물론이고 채널A <도시어부>로 주가를 올렸다.



그런데 이들 스타 MC들이 이렇게 비지상파로 자리를 옮긴 건 이른바 스타 PD들이 먼저 비지상파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나영석 PD나 윤현준 CP, 신효정 PD, 고민구 CP 등 한때 지상파에서 주목받던 스타 PD들이 비지상파에 자리를 잡고, 스타 MC들과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것. 결국 지상파 3사의 연예대상이 어딘가 허전하게 느껴지고 대상 수상에도 이견이 많아지게 된 건 이런 인력의 대이동 속에 확고한 성과를 찾아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상파의 연예대상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유일한 건 이영자 같은 여성 예능인의 대상 수상이다. 물론 MBC <전지적 참견 시점>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에서 이영자가 수훈갑이었다는 건 이견이 없지만, KBS <안녕하세요>로 이영자가 대상을 받은 건 프로그램 자체의 힘이라기보다는 이영자로 상징되는 여성 예능인에 대한 예우의 성격이 짙을 배어 있는 게 사실이다.

연말 시상식의 허전함은 연기대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2018년을 기억하게 하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대부분이 비지상파 드라마들이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tvN <미스터 션샤인>이 그랬고, <나의 아저씨>가 그러했으며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그랬다. 또 현재 방영되고 있는 <남자친구>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도 빼놓을 수 없다. JTBC는 <미스티>, <라이프>, [SKY 캐슬] 같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런 드라마들을 빼놓고 하는 지상파 연기대상이 허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화제성도 완성도도 높은 드라마들이 비지상파로 빠져나간 건 우선 스타 작가들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가 그렇고 <나의 아저씨>의 박해영 작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송재정 작가, <라이프>의 이수연 작가가 그렇다. 이들이 비지상파로 향한 건 제작 여건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실상 <미스터 션샤인>이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같은 작품은 현재의 지상파 제작 여건으로는 엄두를 내기가 어려운 작품이다. 그만한 규모를 감당할 수 있어야 가능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스타 작가들이 이동하면 배우들도 함께 이동한다. <미스터 션샤인>의 이병헌, <나의 아저씨>의 아이유, <남자친구>의 송혜교와 박보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현빈과 박신혜, <미스티>의 김남주, <라이프>의 조승우, [SKY 캐슬]의 염정아, 김서형 등등. 스타 작가들과 좋은 작품들이 비지상파로 가면서 소위 이름값을 분명히 하는 배우들도 이동했다.

결국 콘텐츠는 인력이 만들어간다. 한 때 지상파가 헤게모니를 쥘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유능한 인력들이 거기 포진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인력이 대거 비지상파로 옮겨갔다. 지상파의 연말 시상식이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다. 이제 지상파는 어떻게 하면 유능한 인력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그런 곳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연말 시상식의 허전함이 보여주는 실상을 뼈저리게 절감한다면.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KBS,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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