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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 제작진은 똘똘한 데다 감수성도 풍부한 게 틀림없다
기사입력 :[ 2019-01-14 14:12 ]


‘나 혼자 산다’가 2019에도 잘 나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2018년 MBC <방송연예대상>은 그 자체로서 축제이기도 하지만 <나 혼자 산다>나 <전지적 참견시점>과 같은 간판 예능의 스핀오프로서 더 가치가 높았다. 상을 나눠주는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 권위 있는 자리라거나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무대는 아니지만 <전지적 참견시점>과 <나 혼자 산다>는 <방송연예대상>을 통해 자찬의 전기를 마련했다. 특히 <나 혼자 산다>는 2년 연속 <방송연예대상> 에필로그 방송을 기획해 큰 재미를 봤다. 전적으로 <나 혼자 산다>만의 시점으로 생방송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순간들을 포착해 멤버들과 시청자가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

기안84를 보듬는 멤버들의 마음 씀씀이나 서로 손을 꼭 잡고 박나래의 대상을 기원하는 장면들, 이시언의 진정으로 아쉬워하는 속상한 리액션 등에서 느껴지는 멤버들이 서로서로 응원하고 진정으로 위하는 분위기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죄니로 변신하는 박나래의 노력과 한혜진의 달심 분장, 이번 주 이시언의 화사 패러디 또한 단순히 웃음을 위한 설정이라기보다 그간 다져온 신뢰와 스토리를 바탕으로 기획된 이벤트였다. 제작진도 대상을 놓친 박나래에게 마치 프로스포츠 팀에서 제작할 법한 헌정영상을 마련해 감사의 뜻을 전하며 화려했던 2018년을 기념했다.



그리고 2019년을 맞이한 <나 혼자 산다>는 다시 차분하게 가족들의 일상을 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오랜만에 일상을 공개한 한혜진은 1월 1일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강남 일대와 옥수역 아래를 헤매고, 스페셜 DJ로 활약하고 있는 하루를 선보였다. 근황을 바탕으로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과 능력을 발견하는 지극히 평범한 <나 혼자 산다> 스타일의 에피소드였지만 들뜨지 않고 톤을 유지하는 여전한 편집 센스와 DJ에 도전한 연인 한혜진을 위해 꽃바구니와 함께 10통이 넘는 청취자 문자를 보내는 전현무의 외조가 가미되면서 예의 익숙한 가족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전현무의 열렬한 응원은 지난해 말 프로그램 안팎을 뜨겁게 달궜던 결별설에 대한 세련된 시간차 반격이기도 했다.

한국 활동 중인 헨리의 에피소드도 반가움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난해 말 캐나다 에피소드에서 만난 헨리의 친구 마리오가 생애 처음으로 헨리가 일하는 한국을 찾았다. 이른바 <나 혼자 산다>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다. 용인 민속촌을 찾아가 한복을 입는 것부터 곤장 맞기, 줄타기, 사물놀이 공연 관람 등등 한국 전통 문화 체험과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서 요즘 유행하는 휴게소 음식을 체험까지 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에피소드였지만 동네 친구의 우정과 이를 바라보는 무지개 회원들의 따스한 시선 덕분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지켜볼 수 있었다.



전성기에 접어든 <나 혼자 산다>가 롱런한 이유는 바로 이런 완급 조절에 있다. 새로운 식구를 수혈해 볼거리를 찾고, 방송용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기존 캐릭터의 매력을 바탕으로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이벤트를 적절히 혼합해 시청자들과 함께 역사를 쌓아간다. 새로운 무지개 식구를 기다리고 누군가의 특별한 삶을 엿보는 것보다 멤버들이 함께하는 에피소드가 재밌고, 어쩌다 한 번씩 출연하는 성훈이나 화사 ‘회원’이 반가운 것은 그 때문이다. 예능이라기보다 과거 <프렌즈>나 <남자 셋 여자 셋> 등의 청춘 시트콤과 같은 작법에 더욱 가깝다. 핵심 멤버들을 중심으로 느슨하지만 끈끈한 커뮤니티를 마련하면서 관찰예능 초기 한계로 지적받았던 지속가능성을 극복했다. 그리고 아마 2019년에도 이는 계속될 예정이다.

그 사이 전현무는 정상급 MC로, 박나래는 자타공인 대상 후보로 한혜진도 전문 방송인으로, 이시언은 이름 있는 배우로, 화사는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로 몇 단계 더 성장했지만 <무한도전>으로 대표되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우상향 성장 곡선과는 또 다른 패턴이다. 리얼버라이어티들이 성장이 어느 정도 둔화된 시점부터 치명적인 정체를 겪은 것과 달리 프로그램의 성장과 출연자들의 일상이 분리되어 있고, 프로그램 내에서 성장을 이야기 하지 않으며, 새로운 얼굴 투입 등등 강약의 템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여겨지겠지만, 눈에 띄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질리지 않는 예능을 만드는 감수성과 스토리라인, 잘 나가는 캐릭터를 한 번에 소진하지 않는 현명한 방식은 다른 예능에게 많은 힌트를 줬다. 바로 이런 예능의 새 화법을 만들어가는 지점이 두터운 팬덤과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장수하는 이유이며, 멤버들이 본진으로 여기는 소속감의 원천이다. 또한 새로운 세대의 언어로 자막 작업과 편집을 하는 것 이상으로 <나 혼자 산다>가 2018년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받을 만한 이유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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