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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남자’, 여진구와 이세영의 멜로 유독 두드러진 까닭
기사입력 :[ 2019-01-15 17:01 ]


복수와 사랑, ‘왕이 된 남자’의 영화 ‘광해’와 다른 새로운 동력

[엔터미디어=정덕현]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는 원작 영화 <광해>를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이미 <광해>를 봤던(천만 관객을 넘겼으니 다섯 중 하나는 봤다는 얘기다) 시청자라면 그 내용을 대부분 알고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방영된 지 꽤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적어도 광대가 반대세력으로부터 시시각각 생명을 위협받는 왕을 대신해 ‘왕 연기’를 하는 이야기라는 정도는 기억하고 있을 게다.

<광해>도 그렇지만 <왕이 된 남자>가 흥미로워지는 지점은 이렇게 왕 연기를 하게 된 광대가 어느 순간 진정한 왕의 면모를 갖춰가는 과정을 보는 것이다. 하선(여진구)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앉게 되지만 진짜 왕인 이헌(여진구)보다 더 깊은 마음씀씀이를 보이는 ‘성군의 자질’을 드러낸다. 그 대표적 사건은 이헌이 죽이라 명령한 중전 유소운(이세영)의 아버지 유호준(이윤건)을 하선이 끝내 죽이라 명하지 못하고 유배를 보내는 대목이다.



이헌은 자신을 위협하는 신치수(권해효)와 그 무리들이 벌일 정치적 공세를 피하기 위해 심지어 장인까지 죽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하지만, 하선은 그것이 유소운의 남편이자 유호준의 사위인 자신이 해야 할 도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명을 어긴다. 하선의 이러한 ‘인간적인 선택들’은 그간 이헌과는 너무나 달라 소원했던 중전 유소운의 마음을 조금씩 열게 만든다. 달려드는 사냥개로부터 중전을 지키기 위해 제 손을 내어주고, 조약돌을 수반에 던져 넣으며 “중전이 크고 환하게 웃는 것을 보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었다는 말로 중전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영화 <광해>에서는 외척세력을 문제 삼아 중전을 폐하려는 신하들의 청 앞에 “조강지처를 내치는 남편이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치고, 대동법 시행에 반대하는 신하들에게 “더 가진 자가 더 세금을 내는 게 뭐가 잘못됐냐”고 말하는 장면으로 광대 하선이 왕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걸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드라마는 좀 더 긴 호흡으로 가야하는 특성이 있어 강화된 부분이 바로 복수와 사랑이다.



하선은 누이 동생인 달래(신수연)가 신치수의 아들 신이겸(최규진)에게 능욕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도망쳤던 궁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이 복수의 감정은 하선이 궁에서 왕 노릇을 더 열심히 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어준다. 왕을 제거하기 위해 진평군(이무생)이 준비한 사냥에서 하선은 신이겸을 향해 활을 들지만 마지막 순간에 맞추지 않는다. 그것이 오히려 그의 죄를 덮어주는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선은 신이겸만이 아니라 그의 죄를 덮어준 자들, 그에게 권세를 준 자들까지 전부 죽여야한다고 말한다. 그의 복수가 향후 이야기의 중요한 동력이 될 거라는 걸 말해주는 대목이다.

복수와 함께 <왕이 된 남자>의 또 다른 동력이 되어주는 건 사랑이다. 조금씩 마음이 중전에게 움직이는 하선은 이제 중전을 해하려는 무리들과 싸워나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게 되지만, 그건 하선이 정치적으로 판단해서 하는 행위가 아니다. 하선의 동력은 복수와 사랑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선택들로 이뤄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하선은 진정으로 민초를 위한 정치라는 길로 나아갈 것이지만.



영화로 상영된 작품의 드라마화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미 이야기 구조를 다 알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그래도 빠져들게 만드는 새로운 관전 포인트들이 제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드라마는 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놔야 한다. 이제 시작에 해당되지만 <왕이 된 남자>는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 포인트를 제대로 심어놓았다. 누이의 복수를 하려는 마음과 중전을 지키려는 마음이 이미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있어서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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